데뷔 3주년, 어느새 훌쩍 자란 ‘옆집 소년들’이 마음 속 깊은 곳에 접어둔 이야기를 펼친다.
지난 8일 발매한 보이넥스트도어의 새 앨범 ‘홈(HOME)’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직접 겪은 감정과 기억을 풀어낸 앨범이다. 멤버, 팬 등 팀의 근간이 되는 존재와 사랑, 이별, 청춘의 성장과 아픔을 주제 삼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트랙을 구성했다. 신보는 연습생 때부터 현재까지 마주한 다양한 감정을 아우른다.
컴백 전 만난 운학은 “7개월 만의 컴백이다. 앨범이 잘 나온 것 같아서 팬분들의 반응이 기대된다. 타이틀곡 제목이 ‘바이럴’인 것 처럼 우리의 노래가 널리 바이럴 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만 컴백 직전 리더 명재현의 발목 부상이 알려지며 우려를 낳았다. 인터뷰날도 한쪽 발에 깁스를 한 채 목발을 짚고 나타났다. 명재현은 “통증이 느껴져서 병원에 갔는데 염좌 진단을 받았다. 오래 준비한 앨범 활동에 꼭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해서 활동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재현은 지난 7일 열린 위버스콘에서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컴백 활동에 대한 열의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한이 “활동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서 오히려 멤버들이 말리고 있다”고 걱정을 내비치자 명재현은 명재현은 “최대한 퍼포먼스를 소화하기 위해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주제와 곡 작업 등 전 과정에 걸쳐 멤버 전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했다. 기존 앨범과 다른 방식의 작업 과정을 거치며 훨씬 더 깊고 진솔한 보이넥스트도어의 진짜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다. 완성도도 만족도도 큰 앨범이다. 멤버들은 입을 모아 자신감을 내비쳤다.
명재현은 “작업하면서 많이 했던 말 중 하나가 ‘이 이야기가 푸념으로 들리지 않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응어리진 부분을 꺼낸다는 자체가 어려웠지만, 우리가 택한 일이고 누구보다 감사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농도 조절을 하려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음악을 사랑하고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는 우리의 진심이 가사에서 느껴지도록 노력했다. 고민한 보람이 있는 앨범”이라고 밝혔다.
◆‘옆집 소년들’의 진솔한 고백
‘옆집 소년들’로 친근하고 발랄한 콘셉트의 곡을 발표해왔다. 대중이 보이넥스트도어를 보면 떠올리는, 그리고 기대하는 이미지도 비슷하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연습생 시절의 막막함, 가족을 향한 애틋함, 팬들을 향한 사랑 등이다.
성호는 “3년간 성장해오면서 하고 싶은 말도 많이 쌓였다. 지금, 정규앨범을 통해 우리의 솔직한 감정을 풀고 넘어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자연스럽게 주제들이 모였다. 데뷔 전부터 지금껏 겪어왔던 감정들을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바이럴(VIRAL)’은 보이넥스트도어의 노래가 더 많은 사람에게 퍼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곡이다. 헤어진 상대를 음악으로 붙잡으려는 마음을 녹인 가사와 ‘걸게 내 저작권’처럼 가수만이 쓸 수 있는 표현이 돋보인다. 또한 기승전결이 확실한 ‘K-팝 문법’을 계승해 듣는 재미를 더한다. 귀를 사로잡는 강렬한 기타 소리와 분위기가 반전되는 구간, 여섯 멤버의 개성이 묻어나는 음색이 더해져 중독성을 배가한다.
정석적인 K-팝의 문법도 보이넥스트도어가 소화하면 개성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어릴 때 들으며 자란 음악을 재해석하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운을 뗀 명재현은 “K-팝 문법이라는 게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댄스 브레이크와 칼군무, 브릿지의 서정적인 멜로디 등 구성적인 기승전결의 느낌을 주면서도 보이넥스트도어만의 느낌을 더하고 싶었다”고 했다.
생동감 넘치는 가사도 보이넥스트도어스럽다. “걸게 내 저작권”, “백색소음에 써내린 가삿말이 / 점점 커져 객석에 퍼지네”처럼 가수만이 쓸 수 있는 표현이 돋보이는 사랑 노래다처럼 가수만이 쓸 수 있는 표현이 담겼다. 운학은 “내가 유명해진다면 나를 놓친 연인이 울지 않을까 생각하며 만들어진 가사다.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을 가장 대중적인 감정인 사랑에 비유했다”고 했다. 이내 “저작권은 정말 소중하지 않나. 곡이 유명해진다면 정말 저작권도 걸 수 있다”고 웃어 보였다.
◆‘06070’의 초심
첫 트랙 ‘06070’은 데뷔 전 KOZ엔터테인먼트의 연습실 우편번호다. 보이넥스트도어를 태어나게 한 공간이자 멤버들의 초심이 담긴 곳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이겨내고 데뷔라는 목표를 이룬 이들이 초심을 찾으며 다시금 떠올린 숫자다.
컴백에 앞서 ‘홈 비디오(HOME VIDEO)’ 콘텐츠를 공개해 앨범 작업기를 공개하고 있다. 성호는 “다큐멘터리에 우리의 연습생 때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 나와 리우는 연습생을 가장 오래한 멤버다. 당시엔 잘 보이려고만 노력했던 것 같다”며 “지금만큼 솔직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보이넥스트도어로 활동하며 서로 인간적인 모습을 알게됐고, 관계성도 깊이 쌓였다. 음악으로 표현함에 있어 더 다양해질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감정들이 이번 앨범에 담겼다. 우리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도 훨씬 수월해지고 멤버 서로의 시너지도 생겼다”고 돌아봤다.
한 때 아이돌 준비를 포기했던 명재현은 “당시 KOZ엔터가 나를 끌어줘서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만일 회사와 멤버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든다. 연습생 때만 떠올리면 멤버들을 만난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운학은 명재현에게 “형이 회사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한 순간도 보이넥스트도어였던 적이 없다”는 말로 명재현에게 힘을 실었다. 이 말을 언급하며 “나 역시도 멤버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한 순간도 편히 웃은 적이 없다. 멤버들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진심어린 고백을 했다.
이한은 원도어(팬덤명)의 존재를 다시금 되새겼다. “하이브에 인수되고 나서도 당시 연습실을 떠올리면 추억과 감정들이 생각난다. 젊음이 가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고, 당시의 간절함이 떠오르기도 한다. ‘06070’이 이러한 감정을 담았다면, 마지막 트랙 ‘아이 원드(I Wonder)’는 결국 우리의 안식처인 ‘집’을 찾고 끝난다는 내용이다. 이번 앨범이 팬분들에게도, 대중분들에게도 언제든 기댈 수 있는 ‘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깊이감 더할 보넥도의 ‘챕터2’
변화가 필요하다는 멤버들의 생각과 더불어 새로운 도전이 가장 보이넥스트도어답다는 생각이 모였다. 운학은 “이번 앨범으로 보이넥스트도어의 챕터2를 열고 싶었다. 시기도, 노래도 적절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수록곡에는 보이넥스트도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천진난만한 분위기의 곡도 있다. 앨범 전체적으로 진중한 분위기를 띄다 보니 타이틀곡도 앨범의 무드를 가져가고자 했다”고 말했다.
‘청춘을 노래하는’ 보이넥스트도어로서 이번 작업 역시 청춘의 순간들을 그렸다. 명재현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며 청춘의 형태를 나타낼 수 없다는 걸 느꼈다. 어렸을 때 가진 불안, 아픔, 그리고 행복 등이 모두 청춘의 형태가 아닐까. 타이틀곡 ‘바이럴’도 우리가 어떤 (정형화 된) 장르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기 보다는 메시지를 정하고 어떻게 보여드릴까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해석했다.
‘홈’은 보이넥스트도어의 챕터1을 마무리하며 챕터2를 예고하는 앨범이다. 데뷔 초 자신들의 지향점을 공유하며 감정을 대중과 공감하는 데 목표를 두고 무대 위에서 즐기며 웃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제 지난 3년 쌓은 깊은 감정들을 털어놓을 수 있게 됐다. 성호는 “아직 유치하게 싸우는 우리지만, 더 다양한 색깔을 더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팀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기존의 통통 튀는 에너지와 깊이감을 동시에 담으면서 앞으로 우리의 스펙트럼이 더 다양해질 것이라는 예고편 같은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챕터1을 마무리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찾은 건 ‘초심’이다. 명재현은 “데뷔 20년이 자났을 때 초심을 찾는다면 ‘홈’을 듣고 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앨범이다. 가장 소중하게 느꼈던 사람들과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느끼는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며 “우리는 이야기하고 싶은 걸 음악으로 풀어내는 팀이다. 챕터2 역시 어떤 새로운 음악을 선보일지 계속 함께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작 ‘디 액션(The Action)’으로 3연속 밀리언셀링을 기록하고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5연속 진입에 성공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첫 정규앨범인 만큼 이번 앨범에 거는 기대도 크다.
태산은 “아버지께서 꿈은 크게 잡으라고 하셨다”며 “음원사이트 연간차트 1위를 해보고 싶다. 음악방송 1위, 각종 시상식 대상을 다 받을 수 있을 만큼 성장한 팀이 되고 싶다. 빌보드 차트에서도 뭐든 1등을 해보고 싶다”고 귀여운 욕심을 드러냈다. 이어 이한은 “정규앨범인 만큼 커리어 하이는 달성하고 싶다”고 바랐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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