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한반도에서 실제 고래사냥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가 국가유산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울산박물관이 소장 중인 ‘고래뼈에 박힌 사슴뿔 작살촉’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유물은 지난 2010년 울산광역시 남구 황성동 신석기시대 유적 발굴조사 과정에서 출토됐다. 발견 당시 고래의 꼬리뼈와 어깨뼈에 각각 사슴뿔로 제작된 작살촉이 박혀 있는 상태였다. 현재 유물은 작살촉 2점과 고래뼈 2점 등 총 2건 4점으로 구성돼 있으며, 제작 시기는 기원전 4000~3000년경 신석기시대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지정 과정에서 유물의 정체성과 역사적 의미를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해 명칭도 새롭게 정리했다. 기존에는 출토 상태를 중심으로 설명됐지만, 실제로는 동물 포획에 사용된 사냥 도구라는 점에 주목해 고래뼈에 박힌 사슴뿔 작살촉이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이 유물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선사시대 사냥 활동의 흔적이 매우 구체적인 형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당시 사람들은 단단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사슴뿔을 깎아 날카로운 작살촉을 만들었고, 이를 이용해 대형 해양동물을 사냥했다. 특히 이번 유물은 사냥 도구가 실제 사냥 대상인 고래의 뼈에 꽂힌 상태로 발견돼 제작 목적과 사용 방식, 사냥 대상과의 관계를 한눈에 보여준다.
고고학계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라고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선사시대 사냥 도구는 단독으로 발견되거나 사용 흔적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번 유물은 작살과 피사체가 함께 출토돼 당시 사냥 행위를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자료라는 점에서 높은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번 유물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와도 깊은 연관성을 지닌다. 반구천 암각화에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작살과 그물을 이용해 고래를 사냥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새겨져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유물이 고래뼈에 실제 작살촉이 박혀 있는 상태로 발견된 만큼, 암각화 속 장면이 단순한 상징이나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신석기시대 한반도 주민들이 실제로 고래사냥을 했음을 보여주는 물적 증거라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최종 지정이 확정될 경우 이 유물은 선사시대 생산·생업 활동과 관련된 유물 가운데 최초의 국가지정문화유산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그동안 국가지정문화유산은 주로 건축물이나 고분, 불교문화재 등에 집중돼 있었지만, 이번 사례는 선사시대 사람들의 실제 생활과 노동의 흔적을 보여주는 유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동안 전문가와 관련 기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후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