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모델, 배우, 운동선수. 좀 처럼 예측할 수 없는 5인의 남성이 모여 여행을 떠난다. ‘K-문화’를 알린다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모인 5인방이 ‘도포자락 휘날리며’ 덴마크로 떠났다.
7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에서 ‘도포자락 휘날리며’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황지영, 김윤집PD를 비롯해 김종국, 지현우, 주우재, 노상현, 황대헌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관해 이야기했다.
‘도포자락 휘날리며’는 MBC 간판 예능 ‘나 혼자 산다’의 전성기를 연출한 황지영 PD의 신규 예능이다. 황 PD는 “여행을 하면서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접근성이 좋은 나라 대신 낯설고 가보고 싶지만 가기 힘든 나라 덴마크를 선택했다. 현지인들이 K-문화에 관심이 있지만 공연을 보려고 하면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 하더라. 우리가 찾아가서 전달하면 어떨까 생각해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부담은 가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대신 새로운 조합, 새로운 사람들과 MBC에서 할 수 있는 컨셉의 프로를 고민했다. 정제된 힐링, 눈이 즐거운 프로그램 하고자 했다”고 지향점을 짚었다.
가수 김종국, 배우 지현우, 모델 주우재, 배우 노상현,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이 출연한다. “신선하고 영(young)한 출연자를 찾았다”는 황 PD는 “황대헌 선수는 가장 먼저 출연을 결정했다. 기획 당시 동계올림픽 시즌이기도 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고 자기만의 경기를 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좋은 이미지 전달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종국은 ‘맏형’의 역할로 캐스팅했다. 그에 관해 황 PD는 “촬영을 하며 영어를 생각보다 너무 잘 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놀랐다. 한국 시청자는 모르시는 부분 많은데 그 부분들도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올 것 같았다”고 했다.
지현우는 ‘나 혼자 산다’의 인연을 옮겨왔다. “독특한 자기만의 취향 확실한 분이다. 이 분이 여행 갔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직전에 ‘연기대상’을 받은 분이기도 해서 시청층을 넓힐 수 있는 멤버일 것 같았다”고 이유를 찾았다. “주우재는 요즘 활약이 좋다. 젊은 여성분들에게 인기가 많더라”며 김종국과의 케미스트리도 관전 포인트로 꼽았고, 노상현은 ‘파친코’로 화제가 된 인물로 “신선한 인물이 예능에 나왔을 때 보이는 매력이 있더라. 그런부분이 어필될 수 있겠다 생각하며 섭외했다”고 밝혔다.
팬데믹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에서 촬영한 첫 예능이다. 김윤집 PD는 “촬영 중에 가장 힘들었던 건 현지 날씨였다.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고 비가 오락가락했다. 판매를 할 때도 힘들었지다. 찾아주신 손님들에게도 감사하면서도 죄송했다”고 촬영 후기를 전했다.
5인의 출연진은 우리나라의 힙한 전통 아이템을 가져가 해외 사람들에게 소개한다. 물품 선정 기준에 관해서는 “전통이나 디자인 모티브로 삼아서 현대화 해서 만든 아이템이다. 예를 들어 고려 청자무늬로 만든 에어팟 케이스처럼 단순히 전통으로 남아있는 게 아니라 실용성까지 고려했다. 그래야 낯설어하는 해외 손님들도 장벽을 낮춰 받아들여주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과의 협업을 통해 물품을 준비했다. 황 PD는 “혹자는 덴마크 관광청의 협찬을 받지 않았냐고 하는데 MBC와 웨이브의 돈으로만 '내돈내산'했다. 신규 프로그램이기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좋은 취지에 공감하시고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덴마크는 올초 가장 먼저 ‘노마스크’를 시행한 북유럽 국가 중 하나다. 이 점이 촬영지 선정에 주요한 이유가 됐다. 황 PD는 “가서 그들의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들었다”고 답했다. 또 “도전이겠지만, 기획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시원한 그림으로 지쳐있는 마음에 위로를 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버라이어티성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건 아니다. 남자들끼리 여행 하고, 좋은 취지로 판매하는게 목표였다. 자연스러운 모습의 여행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추측했다.
이날 주우재는 “덴마크 첫 인상은 생소했다. 영상으로조차 본 적이 없는 나라였는데, 직접가서 보니까 일단 너무 예쁘더라”고 돌아보며 “신기했던 건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많이 오는데 우산을 안 쓰는 현지인들이다. 우리나라처럼 (우산을) 준비해 다니지도 않으시더라. 자유롭게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고 우리와 문화적인 생활방식이 많이 달라서 생소하면서도 신기했다”고 여행 소감을 밝혔다.
주우재는 “힘들지만 재밌게 시간을 보냈다. 덴마크는 ‘유난 떨지 않는’ 분들이 좋아할만한 나라다. 그 어떤 가게에서도 음악을 크게 틀지 않는다. 그정도로 주변에 대한 배려가 있고 조용하다. 휘게(hygge) 하고 싶다면 가도 좋을 것 같다”고 추천했다.
덴마크에서 K-문화를 전파하며 느끼는 바도 컸다. 김종국은 “문화에 감사함을 느꼈다. 많은 분들이 한국 문화를 좋아해주서더라. 아이돌 후배들에게 감사한 부분”이라며 “잘 모르는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반갑게 맞아주셔서 매순간이 국뽕의 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오랜 기간 연예 활동을 해온 베테랑다운 경험도 녹였다. 그는 “90년대부터 연예인 생활을 했는데, 당시 해외를 나갔을 때의 한국사람을 대하는 모습과는 다르다. 다른 것보다도 문화적 측면의 외교가 너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느끼게 됐다”고 짚었다.
애플 TV ‘파친코’로 전 세계 드라마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노상현은 ‘도포자락 휘날리며’를 통해 첫 고정 예능에 도전한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형들의 놀림을 받았다.
노상현은 “첫 예능이어서 많이 긴장도 됐지만 같이 가서 장사하고 여행하는 출연자로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능숙한 영어에 전공지식까지 상품 판매에 여러모로 도움을 줬다. 이와 관련해서는 “덴마크분들이 덴마크어 외에 영어도 쓰시기 때문에 도움이 되긴 했다”고 자평했다.
황 PD는 “도전이라 생각했던 출연 조합이다. 의도했지만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카메라에 익숙한 분들이 가는 게 아니어서 걱정은 많이 됐지만, 이런 케미들이 잘만하면 가장 강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8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케미스트리가 생길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너무 잘 친해지시고 팀워크가 좋아져서 감사했다”며 “첫만남과 마지막의 모습에 멤버들의 관계가 달라지는 걸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 같다”고 관전포인트를 꼽았다. 오는 10일 저녁 6시 30분 첫 방송.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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