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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현의 톡톡톡] 써머 야륜지락

입력 : 2021-08-11 14:37:23 수정 : 2021-08-25 16: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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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입추를 지나 말복까지 달력 뒤로 보내고 나니 이제 2021년의 한여름은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침저녁 느껴지는 공기의 온도가 다르니 말입니다. 한동안 뜨거워서 야외활동 힘들었다 하시는 분들, 야륜지락에 한번 빠져보시겠습니까.

 

일단 꼭 필요한 것은 자전거 헬멧과 라이트입니다. 아무리 자전거 도로에 가로등이 있다 해도 전조등에 후미등까지 꼼꼼하게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볼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제 존재를 확실히 알려주는 것이 안전하니까 말입니다.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에는 이미 라이트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오후 6시만 넘어가면 바깥 기운은 시원해지는데요. 걷거나 달리는 것보다 자전거의 속도감이 만들어내는 바람이, 마치 옆에 이동 선풍기를 데리고 라이딩하는 느낌을 줍니다. 특히 나무길 옆을 지날 때 청량한 바람은 ‘아 좋다’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되지요. 그뿐인가요, 하늘은 새롭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하얀 구름이 그려져 있던 파란 도화지가 붉게 물들며 실시간으로 수채화를 그리다가는 보랏빛이 먹색으로 그리고는 점차 까맣게 변해가지요. 이 시간이면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겠다는 분들이 어찌나 많은지, 그만큼 매력적이고 아름답다는 얘기겠지요. 그리고 그 시간이 되면 다리다리마다 켜지는 조명들이 까만 하늘에 색감을 더합니다. 

 

주의하실 것도 있습니다. 그 시간 때쯤이면 자기들도 즐기겠다고 날아다니는 작은 벌레들이 정말 많습니다. 진정한 친환경 라이딩이죠. 얘들이 친구 하자고 어찌나 덤벼대는지 얼굴에도 붙고 옷 속에도 들어옵니다. 제 경험상 눈으로 들어오는 것이 제일 아프고 위험하니까요, 햇빛이 없어도 고글을 쓰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어제도 잠시 헉헉대느라 마스크를 벗었더니 목구멍 속으로 한 녀석이 쑥 들어와 버리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단백질 섭취를 하였네요. 참조하세요.

 

바람을 가득 품고 집에 돌아오면 운동을 했으니 땀이 납니다. 물 한 잔 마시고 시원하게 등목하는 기분으로 온몸을 씻고 나면, 어느새 잘 준비가 되었네요. 혹시 불면증이 있다거나 잠을 자도 자는 것 같지 않았다면, 저녁 자전거를 이용해보시라고 추천해 드립니다. 마치 수면제를 복용한 듯 깊게, 하지만 아침엔 개운하게 건강한 잠에 빠져들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배우 겸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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