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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즐기다 심장질환 부를수도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21-07-28 03:01:00 수정 : 2021-07-27 17: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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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면 극장가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영화 장르가 있다. 바로 공포 영화다.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공포감을 즐기며 무더위를 없애려는 영화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 필자는 공포 영화를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을 찾게 됐을 만큼 평가와 해석이 엇갈리는 공포 영화가 최근 개봉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 ‘랑종’은 허구의 상황을 실제처럼 촬영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기법을 활용해 현장감 있는 공포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영화는 태국 시골 마을의 한 무당 가문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다룬다.

자생한방병원장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을 모시는 ‘님(싸와니 우툼마 분)’은 그녀의 조카 ‘밍(나릴야 군몽콘켓 분)’이 비정상적인 신내림을 겪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님은 이를 막기 위해 노력했으나 밍은 수많은 악귀에 쓰여 점차 다른 생명체가 된 듯 행동하고 급기야 참혹한 비극을 초래하게 된다.

랑종은 무서운 영화다. 극이 진행될수록 공포감에 따라 달라지는 신체적 변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을 정도였다.

우선 영화 상영 시간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음습한 태국의 우기를 배경으로 시종일관 불안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또 갑자기 장면이 전환되거나 큰 소리가 나는 장면이 있어 가슴이 두근거릴 만큼 놀라기도 했다.

악귀가 빙의된 밍의 기괴한 모습에서는 소름이 돋으며 식은땀이 났고,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후반부에 묘사되는 참상에서는 뒷목이 뻐근해지며 온몸의 근육이 경직됨을 느꼈다.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을 나서니 몸이 찌뿌둥해 똑바로 걷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할 정도였다. 이에 건강을 살피는 의료진으로서 공포 영화가 본연의 역할에 너무 충실해도 관객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실제로 공포감은 건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는 연구로도 확인되고 있다. 독일 본대학 연구진이 혈액성분을 검사한 결과 불안하거나 겁먹은 사람의 혈액에서는 일반인보다 많은 양의 혈전이 포함돼 있었다. 불안과 공포감이 극심하면 몸이 뻣뻣하게 굳고 심장 질환의 위험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한의에서는 불안과 공포 등의 감정이 우리 몸의 기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사람이 겁에 질려 자주 놀라면 기가 흩어지게 된다. 매우 놀랐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식은땀이 나며 시원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이유다.

이는 원활한 기의 흐름과 혈액순환에 문제를 일으켜 오장육부에 악영향을 끼친다. 자칫 신체의 정상적인 신진대사와 면역기능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공포 영화 관람은 재미와 함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하지만 뭐든 그 정도가 지나치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관객마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랑종이 무서운 영화임은 분명하다. 공포 영화가 익숙지 않은 관객들은 관람 전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자. 만약 관람 후에 소화 불량, 두통 등이 생겼다면 일시적 증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건강 관리에 유념하는 게 좋겠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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