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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Tokyo]0.1점에 접힌 양학선의 꿈, 박수에 담긴 9년의 노고

입력 : 2021-07-25 09:47:10 수정 : 2021-07-25 17: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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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밟은 올림픽 무대였다. 자신의 이름을 딴 최고난도 기술 ‘양학선’으로 정면승부했다. 0.1점 차이로 결선 진출이 좌절됐으나 양학선(29·수원시청)은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도쿄를 밝혔다.

 

양학선은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일본 도쿄 아리아케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 도마 예선에서 1~2차 시기 평균 14.366점을 받아 21명 중 9위에 올랐다. 결승 출전권은 상위 8명에게만 주어지는데 양학선은 0.1점 차로 아쉬움을 삼켰다.

 

양학선의 지난 9년을 돌이켜보면 0.1점 차가 더 아쉽게 느껴진다. 양학선은 대한민국 체조 역사의 산증인이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 도마 종목서 ‘양’을 구사하며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은 도마를 짚고 공중에서 세 바퀴를 비트는 어려운 기술로 난도 6점대의 최고급 기술이다. 만 스무살도 되지 않은, 신장 158cm의 양학선은 최고난도 기술을 실수 없이 구사해내면서 체조계 압도적인 1인으로 거듭났다. 2013년 안트워프세계선수권, 카잔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도 정상에 오른 양학선은 이른바 ‘도마의 신’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승승장구하던 ‘양학선’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한 차례 멈춰 섰다. 부상 하나를 털어내면 새로운 부상을 떠안았다. 2016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는 아킬레스건 파열을 당했다. 점프와 탄력을 이용해야 하는 체조선수로서는 최악의 부상이었다. “부상으로 기권을 하고 재활 훈련을 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도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선수생활 마지막 올림픽을 목표로 훈련에만 매진했는데 대표 선발전 직전 다시 햄스트링을 다쳤다. 재활에만 매달린 끝에 다시 훈련에서 ‘양학선’을 구사했고, 대한체조협회의 조건부 추천 선발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9년 만에 꿈의 무대에 섰다. 예선에서 굳이 ‘양’을 구사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결선 무대에서 최고난도 기술을 구사했다면 다른 결과를 받아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양학선은 정면승부했다. 시작부터 ‘양’을 구사했고, ‘도마의 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착지에서 실수한 양학선에게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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