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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마운드로 돌아온 윤희상 “감사하고 또 행복합니다”

입력 : 2020-10-20 12:01:58 수정 : 2020-10-20 18: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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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인천 이혜진 기자] “매 순간 마지막 경기라는 마음으로.”

 

SK와 두산의 맞대결이 펼쳐진 지난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0-5로 뒤진 8회 초였다. 베테랑 윤희상(35)이 모습을 드러냈다. 2018년 11월 12일 잠실 두산전(한국시리즈) 이후 696일 만에 밟는 1군 무대였다. 정규시즌 기준으론 2018년 10월 10일 잠실 두산전 이후 729일 만. 던지는 공 하나하나에 후배들의 응원이 울려 퍼졌다. 윤희상은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더라. 마운드에 있는데 코치님들과 후배들의 파이팅이 들렸다.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야구인생 기로에 서 있었다. 지난해 7월 우측 어깨 수술(견봉성형술)을 받았다. 내용은 다르지만 2006년 이미 한 차례 칼을 댔던 부위다.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버텼다. 긴 재활의 터널을 묵묵히 걸었다. 조금씩 빛이 보였다. 구속도, 제구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8일 인천 두산전에 이어 15일 대구 삼성전까지 2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아직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지만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었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처음부터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운을 뗀 윤희상은 “어쩌면 제대로 된 마무리가 안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주저앉고 싶은 순간 큰 힘이 된 것은 주변의 격려였다. 윤희상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단장님, 코치님 등이 어떻게 해서든 도와주려 애쓰셨다”면서 “사람이 참 묘하다. 그런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들으니 포기하지 않게 되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미안함도 컸다. 팀이 경기 안팎으로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후배들의 아픔을 가까이서 보듬어주지 못했다는 부분이 계속해서 마음에 남았다.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성심성의껏 답변해주려 애썼다. 특히 주전 포수 이재원의 이름을 콕 집었다. 윤희상은 “(이)재원이는 내가 선배지만 어딘지 모르게 존경심이 드는 후배다. 고생도 정말 많이 했다. 상처를 받고 있는 게 눈에 보이더라. 신경이 쓰였다. 선배로서 도움이 많이 못돼 미안하다”고 독려했다.

 

2004년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19일 현재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통산 214경기에서 42승44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했다. 야구를 할 날보다 한 말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머릿속엔 감사함뿐이다. 윤희상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으로 올라간다. 오히려 마음 편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딸이 7살, 아들이 5살이다. 아들이 야구를 했으면 싶은데 관심이 전혀 없다. 그런데 요즘 아빠가 TV에 나오니 뭔가 조금이나마 느끼는 모양이다. 녹화라도 해서 계속 보여줘야할 것 같다”고 웃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윤희상이 재활을 딛고 마운드로 돌아왔다. 인터뷰 내내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사진은 마운드 위에서의 윤희상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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