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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지나친 덕담은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입력 : 2020-09-28 12:50:53 수정 : 2020-09-28 13: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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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찾아왔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예년보다는 가족을 찾아가는 이동이 적어지긴 하겠지만 그래도 가족을 찾아가는 발걸음이 적지는 않을 듯하다.

 

즐겁기만 하다면야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지만 이런 명절에 가족이나 친척들이 모이는 시간이 언젠가부터 공포의 시작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바로 시도 때도 없이 던지는 질문들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공부 잘해? 반에서 몇 등이나 하니? 몇 학년이니? 열심히 해서 엄마, 아빠 고생한 것 보답 드려야지”가 아마 질문 대장정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점점 시간이 지나서 고등학 교 때는 ”대학은 붙었어? 어느 대학 가려고? 서울대 가야지?” 였고, 결국 대학을 들어가 이제는 그만하나 싶었지만 또다시 “취업은 했어? 뭐해서 먹고 살려고?” 끊임없이 물어본다. “연봉은 얼마니? 언제 승진하니? 이직 준비는 잘 돼가고 있고?”는 덤이다.

 

학업을 마치고 직장까지 다니면 안 듣나 싶겠지만 다시 돌아오는 질문은 ”결혼은?“이다. ”여자(남자) 친구 있어? 왜 결혼 안해?” 로 마르지 않는 옹달샘처럼 질문을 퍼붓는다. 그렇다면 결혼을 하고서는 또 어떠한가. “집은 샀어? 어느 아파트 살아?”라는 창의적인 질문이 또 들어온다, 

 

그다음은 “애는 안 낳아?”라고 물으시고 만약 아이를 갖고 이제는 ‘질문 안하겠지’라고 생각이 들면 ”둘째도 가져야지?“라며 질문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내가 경험해 본 것 까지만 적은 것이지만 앞으로는 또 어떤 창조적인 질문을 할 지 이제는 기대가 될 정도이다.

 

정말 저렇게까지 내 인생의 관심을 가지고 진심어린 걱정을 해주는 것일까? 아니면 특별히 할 말이 없으니 그냥 던지는 말일까?

 

과연 어디까지가 관심의 표현이고 어디까지가 오지랖이며 어디까지가 애정 어린 말들일까는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해석 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삶의 가치의 기준이 달라진 세대이다. 이런 것이 덕담이라고 아직까지 믿는 안타까운 행동을 올해 추석에서는 안 봤으면 좋겠다.

 

지나친 오지랖은 관심의 표현이 아니라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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