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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현의 톡톡톡] 빙하를 따라서

입력 : 2020-09-16 11:42:59 수정 : 2020-09-16 11: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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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날씨가 예년대로 돌아오는 걸까요. 아, 올해는 정말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태풍 걱정도 한동안 매주마다 했고 말입니다. 비라는 녀석도 어찌나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지 믿을 수 있는 예보가 없습니다. 심지어 날씨를 알려준다는 애플리케이션끼리도 서로 다른 날씨를 예측해 놓으니 말입니다. 아무리 우리가 기술적으로 발전된 문명이라 해도 천재(天災)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사람이 하늘 앞에서는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말들을 하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혹시 2020년 온 세계를 바꿔버린 코로나바이러스란 놈처럼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날씨도 사실은 천재가 아니라 인재(人災)였던 것 아닐까요?

 

‘빙하를 따라서’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지구과학을 공부했지만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는 제임스 발로그라는 작가가 ‘지구온난화’라는 심각한 문제를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이 인식할 수 있도록, 시각적인 증거를 찾아 빙하를 찍게 된 이야기입니다. 그린란드, 알래스카 등 빙하지대에 24개의 카메라를 설치해서 한 시간마다 촬영을 해서 약 4년 정도의 기록을 타임랩스로 볼 수 있게 만들었는데요. 빙하라는 소재는 기가 막히게 멋진 풍경화이지만, 4년간의 변화는 SF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이 공포 영화 수준입니다. 

 

빙상에 구멍을 뚫어서 고드름처럼 길게 빙하의 기둥을 꺼내면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지난 80만년 동안 지구의 대기가 어땠었는지 알 수가 있는데요. 그중 대기의 온도와 이산화탄소가 항상 같이 움직인 것을 발견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이산화탄소량이 증가하고 대기의 온도도 함께 올라가고 있는 건데요. 1800년까지 280ppm을 넘긴 적이 없던 이산화탄소량이 200년 사이에 390ppm을 넘어 이제는 곧 500ppm을 바라본다는군요. 그리고 이것은 인류뿐 아니라 식물 동물이 모두 호흡하는 공기이다 보니, 이런 공기의 변화가 식물 동물의 멸종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상한 기후변화 역시 이런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요. 온난화로 사라지고 있는 빙하, 폭포처럼 물을 쏟아내며 부서지는 빙하는 곧 해수면의 상승으로 수많은 난민으로까지 이어질 거라 예언하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Mother Nature’라고 자연은 어머니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요,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에 자식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배우 겸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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