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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이젠 어엿한 배우로…“계속 변화하고 성장할래요” [인터뷰]

입력 : 2020-07-22 11:50:00 수정 : 2020-07-27 0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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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2008년 그룹 카라로 데뷔해 2020년 배우 강지영으로 대중 앞에 섰다. 과거의 앳된 모습은 지우고 어엿한 여배우의 포스를 물씬 풍긴다. ‘야식남녀’로 첫 데뷔작을 장식한 강지영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지영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야식남녀’에서 예능 프로그램 ‘야식남녀’ PD 김아진을 연기했다. 해야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화끈한 성격의 소유자. 긍정 마인드와 뜨거운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었다. 심야식당 비스트로의 셰프 박진성(정일우)을 만나 가까스로 연출데뷔의 꿈을 이루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최근 ‘야식남녀’ 종영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월드와 만난 강지영은 “한국에서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건데 운 좋게 드라마 빨리 찾아뵙게 돼 감사하다. 무사히 촬영을 마쳐 좋고, 기쁜 마음이 크게 든다. 돌아온 느낌도 들고 오랜만에 인터뷰하면서 세월의 흐름도 느끼고 옛날 생각도 난다”라며 활짝 미소를 보였다. 

 

인터뷰는 ‘맥주’ 이야기로 시작했다. 퇴근 후 마시는 생맥주 한 잔은 잠시나마 그날의 피로를 날려준다. 맥주잔을 집어 든 아진의 목 넘김이 유난히 청량해 보였던 이유다. 맥주를 좋아하는 감독은 배우들에게도 진짜 술을 마시면 좋겠다는 주문을 했다. 특히 맥주잔을 클로즈업할 경우엔 반드시 진짜 맥주를 사용했다. 논알콜 맥주가 쓰이기도 했지만 힘차게 저어도 곧 사라지고 마는 거품 탓에 ‘찐 생맥주’의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맛도 비교할 수가 없다며 손을 내저었다.

 

지인들과 만나 술 한 잔을 나누는 시간을 좋아한다는 강지영. ‘혼술’, ‘혼밥’이 익숙한 일본 활동을 하면서도 괜히 혼술은 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괜히 더 외롭고 괜히 더 싫었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시간이 더 소중하다. 

 

“소주보단 맥주를 좋아해요. 와인이나 막걸리도 좋아하죠. ‘야식남녀’는 술이나 음식이 없으면 안 될 드라마 같았어요. (웃음) 본방사수를 하면서 ‘오늘은 참아야지’ 하는데 자연스럽게 맥주를 꺼내 마시고 있더라고요.(웃음) 어렸을 때 활동을 시작하다 보니 성인이 되고, 술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소중한 것 같아요. 술친구는 지인들이나 멤버들이죠.”

 

극 중 김아진은 방송을 사랑하고 책임감과 리더십이 강하다.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열정적이다. 강지영은 카라로 활동하던 때의 이미지와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 더 좋았다고 회상했다. 카라의 강지영을 기억하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이미지였다. “만일 상반된 이미지였다면 부담스럽거나 어색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한 강지영은 “그런 아진이가 매력적으로 느껴져 더 수월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어디에 두고 와도 살아남을 것 같은 생존력, 때로는 당돌한 아진의 당당함이 매력으로 다가왔고, 사랑 앞에서 솔직한 아진의 모습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야식남녀’는 야식 힐링 셰프 진성(정일우)와 열혈 피디 아진, 그리고 잘 나가는 디자이너 태완(이학주)의 ‘알고 보니 경로이탈 삼각 로맨스’를 그렸다. 돈이 필요해 ‘게이셰프’를 자청한 진성, 게이 셰프를 사랑하게 된 아진, 그리고 진성을 ‘게이’라고 믿고 마음을 키운 태완의 얽히고설킨 러브라인이 펼쳐졌다. 진성이 사실은 게이가 아닌 사실을 알고있지만, 모른 채 연기를 해야 하는 강지영은 어떤 마음으로 임했을까. 

 

“현장에서 연기하며 어려웠던 것 같아요. 만일 진성이와 로맨스가 가능하다면 계속 만들어가면 되는데, 알면서도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웃음) 어떻게 살려 나가야 할지 어려웠죠. 뻔하게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으로 보이긴 싫었어요. 아진의 상황을 살리려고 노력했죠.”

 

국내 시청자에게 ‘배우 강지영’은 낯선 얼굴이었다. 카라 활동 후 5년간 일본 활동에만 주력했고, 일본에서 배우로 입지를 다졌기 때문이다. 그 덕에 영화 ‘암살교실’, ‘전부 짝사랑’ 등에 출연, 주연급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꾸준히 다져온 연기 내공 덕분일까. 국내 첫 데뷔작 ‘야식남녀’로 연기 호평을 얻기도 했다. 

 

강지영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었다. 사실 기대보다 걱정이 컸다”라고 털어놨다. 일본에서는 연기 활동을 많이 했지만 한국에서는 첫 도전이었다. 일본 활동 탓에 일본어가 익숙해져 있었고, ‘한국어가 부자연스럽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건 자연스럽게 ‘시간’이 해결해줬다. 

 

“시청률이 아쉽긴 해요. 재밌었는데 왜 안 봐주셨을까 생각도 들었어요. (웃음) 그래도 ‘역주행’의 기대를 해보려고요.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기도 했고, 출연 배우들이 정말 연기를 잘하시거든요. 배우들이 잘되면 다시 조명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좋은 출발이 됐어요.”

 

극 중 선배에게 메인 연출을 뺏긴 아진은 “사람들을 웃게 해주려고 예능PD가 되고 싶었다”라며 울음을 터트린다. 꿈꾸던 직업을 가진 아진의 모습을 보며 강지영은 왜 가수와 배우를 하게 됐는지 궁금해졌다. 이 같은 물음에 강지영은 “크게 생각해보진 않았다”라며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이내 “운이 좋게 아이돌 그룹에 들어가서 한 달 남짓 연습을 하고 데뷔를 했다. 정말 운이 좋았다”라고 회상했다. “처음부터 가수의 꿈을 꾼 건 아니다. 하지만 하다 보니 욕심이 많이 생겼다. 어릴 땐 ‘TV에 나오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데뷔한) 15살은 뭘 하고 싶은지 잘 알지 못했던 나이다. 아직도 왜 하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냥 이게 내 일이고 당연하고 재미있다”라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카라를 그만두고 배우가 될 거란 상상도 해본 적 없고, 혼자가 되고 나서 이게 옳은 선택일까 고민도 많이 했어요. 지금의 모습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죠. 하지만 전 후회하는 걸 싫어해요. 절대 후회하지 않죠. 그래서 흘러가는 대로 살았던 것 같아요. 그 당시 하고 싶고, 느꼈던 것들을 하면서요. 주변에 좋은 사람들도 많았고 그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 활동을 해왔지만, ‘운 좋게도’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과의 우정이 여전히 이어져 오고 있다는 강지영. “나뭇잎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계속 남아있고, 친구들과 그걸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는 그는 “나를 편견 없이 바라봐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좋다”라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또 하나의 든든한 버팀목은 배우 활동을 하는 친척 언니인 김윤지(NS윤지)다. 끈끈한 가족애를 자랑한 강지영은 “같은 업계에 일하는 자체만으로 큰 힘이 된다”라고 표현했다. 

 

인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후 예능PD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을까. 강지영은 “내가 경험한 것보다 배로 힘든 직업인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서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겠지만, 상사의 압박도 있을 것이고, 사회적인 문제들도 신경 써야 한다는 걸 알았다”라고 말했다. 아진이의 입장을 대변하며 “아진이는 앞만 보고 달려온 인물이다. 운이 좋아서 단골 비스트로의 셰프를 섭외했지만 현실은 초짜 PD에게 녹록지 않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조금 더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는 그는 “예능도 그렇지만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배우는 앞으로 나오는 역할이지만, 이번에는 뒤에서 같이 만들어나가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의미를 찾았다. 

 

또 하나, 계약직의 설움이다. 계약직PD 아진이는 정규직 전환을 꿈꾸며 고군분투한다. 또래 친구들의 경험이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까 묻자 그는 “친구들도 이제 막 사회 초년생이거나 아직 취직하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들보단 조금 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약직의 얘기를 들어보니 슬프더라. 내가 모르는 세계였지만, 그게 현실이라는 걸 배웠다. 만일 지금 내가 그런 상황을 마주한다면 못 살아남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연기에 푹 빠져있는 강지영에게 배우의 매력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표현하는 건 똑같은데 다른 느낌”이라고 답했다. 가수 강지영은 노래 한 곡이 흐르는 4분가량의 시간 동안 똑같은 모습을 만들어내야 했다. 메이크업이나 의상, 콘셉트로 다른 이미지를 만들기도 하지만 한정되게 느껴졌다고. 반면 “배우 강지영은 강지영이지만 강지영이 아닌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연기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고도 했다. 

 

“무대가 아닌 곳에서 카메라를 보고 인물을 표현하죠. 그중에서도 제일 재밌는 건 대사를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상대가 내 감정을 얻는 과정이에요. 가수 활동을 했을 때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었다면 지금은 무한한 것 같아요. 아직도 연기를 끝없이 공부하고 경험해야 하지만요. (웃음)”

 

강지영은 ‘야식남녀’를 시작으로 국내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배우 강지영으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오늘도 각오를 다진다.  

 

“카라 활동을 하면서 귀엽고, 멋지고, 섹시한 콘셉트도 다 했어요. 반면 배우 강지영은 그때와 달라졌어요. 많은 분이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어서 더 달라지려 노력하는 것 같기도 해요. 연기할 때는 망가짐도 서슴지 않고,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거예요. 변화하는, 그리고 성장한 제 모습을 더 지켜봐 주세요.”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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