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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루갈’ 유지연 “연기는 내 삶의 이유…살아있음 느껴”

입력 : 2020-05-23 11:16:35 수정 : 2020-05-23 15: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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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배우 유지연이 ‘루갈’(강철우 연출, 도현 극본)으로 전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눈에 띄는 외모와 강렬한 눈빛, 스토리를 휘어잡는 연기력까지, 유지연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장마담은 없었다. 

 

 최근 종영한 OCN 오리지널 ‘루갈’은 바이오 생명공학 기술로 특별한 능력을 얻은 인간 병기들이 모인 특수조직이 대한민국 최대 테러집단 아르고스에 맞서 싸우는 사이언스 액션 히어로 드라마다. 동명의 원작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 OCN 드라마 최초로 최대 OTP 채널 넷플릭스에서 동시 방영되며 관심을 끌었다.

 

 유지연은 극 중 장마담 역을 맡아 극의 흐름에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장마담은 아르고스 중간보스 서열 5위로 자신의 욕망 달성을 위해 사람을 다루는 능력이 탁월하다. 최예원(한지완)과 설민준(김다현)을 각각 고용덕(박정학)의 여자, 중간보스로 키운 사람도 그녀다. 고용덕의 죽음 이후 급격히 요동치는 아르고스의 권력 지형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키운 최예원을 선택할 것인가, 괴물 같은 황득구(박성웅)를 선택할 것인가를 놓고 끝까지 저울질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쥐락펴락 했다. 

 

 유지연은 “남자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늘 촉을 세우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은 여자다”라고 장마담을 소개했다. 그는 “독하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는 짠하기도 하다. 장마담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을까를 생각하면 그런 마음이 든다”고 설명했다.

 유지연은 장마담에 대해 ‘현실적인 캐릭터’라 덧붙였다. 그는 “남자 보스를 대할 때와 최예원을 대할 때 모습이 다르다. 남자에겐 목표를 위해 웃음을 팔지만, 여자를 대할 때는 그렇지 않다. 이 부분이 현실적이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라며 “원작 만화에도 장마담 캐릭터는 없다. 작가님이 가상으로 만들어준 인물이다. 극의 중심에 있는 예원이를 자꾸 괴롭히는데, 시청자들이 볼 때 정당성을 느낄 수 있도록 고민하며 연기했다. ‘순간 순간 절실하게 욕구와 욕망을 충실히 표현해 내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다행히 실시간 댓글에 욕은 없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감독에게 ‘장마담스럽다’는 칭찬을 들을 정도로 캐릭터의 카리스마와 욕망을 고스란히 화면에 담은 유지연. 하지만 실제로 만난 유지연은 장마담의 성격과 거리가 멀어보였다. 그는 “남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상황을 싫어한다. 내가 희생하는 편이 마음 편하다. 그래서 지인들을 ‘네가 조금은 이기적이었으면 좋겠다’고 걱정을 해주기도 하는데 평생 이렇게 살았는데 어떻게 한 번에 바뀌겠나. 주변 사람들을 챙기며 사는 편이 마음 편하다”며 미소 짓는다. 

 

 내공이 느껴지는 연기에 데뷔를 물었다. 유지연은 “서울예전 연극과 98학번이다. 졸업과 동시에 연극 ‘유리가면’으로 2001년 데뷔했다”며 남다른 연기 실력의 바탕을 밝혔다. 그는 “97학번에는 박건형, 송창의, 배성우, 김희원 등 유명한 선배들이 많다”며 “저희 동기로는 고창석 오빠가 있다. 학교 다닐 때도 동기들 사이에서 ‘아빠’로 불렸다. 동기들 보다 나이가 많아서 동생들을 다 챙기는 그런 동기였다”며 대학시절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연극 상대역으로 만나 친해진 진선규 역시 유지연의 절친이다. 유지연은 “6년 전에 연극을 했고, 영화 ‘범죄도시’에도 같이 출연하게 됐다. 사실 영화 합격 소식을 오빠가 알려줬다. 제 이름이 적혀져 있다며 기쁜 소식을 전화로 전해준 거다”라며 “촬영 현장에서 만나니 든든하고 힘이 되더라. 제가 영화에서 유일한 여자 출연자였는데, 감정적으로 힘들만한 장면이 있으면 본인 촬영날이 아닌데도 와서 모니터를 해줬다. 오빠가 ‘범죄도시’ 이후 승승장구 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며 진선규와의 남다른 인연을 전했다.

 ‘범죄도시’ 속 홍일점이었던 유지연. 극 중 장첸(윤계상)이 자주 들르는 호프집 사장 역으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유지연은 “연기를 그만 둬야하나 싶을 때 만난 작품이 ‘범죄도시’다. 연극한 지 19년차, 30대 후반이 됐는데 경제적으로 안정감도 없었다. 슬럼프로 힘들 때 우연찮게 오디션을 봤는데 덜컥 합격한 거다. 흥행 이후 배우로서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다. 팬들도 더 많이 늘었고 관계자분들도 알아봐주신다. 이 때 함께한 제작진 분들은 제가 연극을 하면 다 같이 보러 와주신다. ‘내가 더 연기를 잘해야지’라는 자극을 주는 분들이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유지연은 “연기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고 꿈이다.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등산복 가게에서 옷도 팔아봤고, 쌀국수 서빙도 해봤다”며 “돈을 벌어 좋긴 하지만 삶에 대한 만족감이 적었다. 연기 연습을 하면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포기하지 못했다. 돈을 못벌어도 연기를 하는 순간은 그게 너무 좋은거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연기는 내 삶의 이유다. 열심히 연기하며 사는 유지연의 모습 기대해달라”며 각오를 다졌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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