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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평생 못 잊을 감동”…‘16년차’ 김준수, 팬들과 하나된 ‘뮤발콘’

입력 : 2019-12-30 11:16:06 수정 : 2019-12-30 11: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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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16년 차 가수이자 뮤지컬배우 김준수가 팬들과 함께 2019년의 행복한 마침표를 찍었다.

 

29일 코엑스 D홀에서 김준수의 연말 콘서트 ‘2019 XIA Ballad&Musical Concert with Orchestra Vol.6’가 열렸다. 이번 공연은 김준수가 약 3년 만에 여는 일명 ‘뮤발콘’이다. 28일과 29일 양일간 1만 2000여 관객과 만나게 된 김준수는 예매 시작 단 5분만에 전 좌석을 매진시키며 여전한 ‘티켓 파워’를 뽐냈다. 

 

이날 김준수는 뮤지컬 ‘엑스칼리버’ 무대로 시작을 알렸다. 지난 8월 막을 내린 ‘엑스칼리버’는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혼란스러운 고대 영국을 지켜낸 신화 속 영웅 아더왕의 전설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김준수는 왕의 운명을 타고난 빛나는 카리스마와 존재감을 지닌 청년 '아더'역으로 분해 전설 속 영웅 '아더' 캐릭터를 완성했다. '모차르트!', '데스노트', '드라큘라', '엘리자벳' 등 해외 작품의 국내 초연마다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한 김준수의 성공적인 복귀작이었다. 

‘오래전 먼 곳에서’, ‘이야기 되는 이야기’, ‘난 나의 것’까지 열정적인 무대가 이어졌다. 뮤지컬배우 손준호와 장은아가 게스트로 함께해 더 풍성한 무대를 만들었다. 세 사람은 폭발적인 가창력과 연기력을 뽐냈고, 관객들은 홀린 듯 경청했다. 

 

무대를 마친 김준수는 “2019 발라드 앤 뮤지컬 콘서트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아쉽게도 오늘이 마지막 공연이다. 매번 세 차례 공연하다가 두 번 공연하니 아쉬운 마음이다. 그만큼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놓고 가겠다”고 약속하며 “여러분도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내고 가셔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엑스칼리버’ 외에도 여러 가지 재미난 썰, 오손도손 나눌 이야기들이 많이 준비돼있다. 마지막 날이니 더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뮤지컬’ 무대에 이어 ‘발라드’ 무대가 펼쳐졌다. 첫 곡 ‘눈이 오는 날에는’은 첫눈이 내리는 밤을 기념하며 공개된 깜짝 신곡. 벨벳 수트로 무대에 나타난 김준수에 관객들은 흰 눈이 연상되는 야광봉을 들고 무대를 함께했다. 무대에는 손 글씨로 써내려간 노랫말이 펼쳐졌고, 무대에는 흰 눈이 아름답게 쏟아졌다. 김준수는 넓은 무대를 오가며 관객들과 일일이 눈을 맞췄다. 

 

감성적인 무대를 마친 뒤 김준수는 팬들의 이벤트에 고마움을 전하며 “제가 여러분에게 기쁨을 드리는 자린데 여러분들 덕분에 선물을 받는 것 같다 감사하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가장 최근 발표한 곡이다. 여러분들에게 선물이 되고 싶은 마음에 작사, 작곡했던 곡이다. 이 곡의 일화가 있다”며 군 시절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제 군대에 전역한 지 일 년이 지나서 군대 이야기를 하면 욕을 먹을 것 같다”고 웃음을 보인 김준수는 “2017년 겨울, 입대 후 약 1년이 지난겨울 첫눈이 내릴 때 내무반에 있었다. 가끔 외박을 나갈 때 느껴지는 게 아무렇지 않게 세상은 굴러가더라. 나의 존재는 잊히기라도 한 듯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사실이 피부로 와 닿았다”고 했다. 

 

이어 “여러 가지 이유로 자존감도 바닥이었다. 누구보다 사랑받았던 자리에 있었지만, 그런 감정을 느끼다 보니 우주에서 바라보면 한 톨의 먼지에 불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것에 행복감도 느껴지고 만감이 교차했다. 그러다 첫눈이 왔다. 내리는 눈을 보면서 슬픈 감정도, 기쁜 감정도 있었다”고 말하며 “오늘 이렇게 여러분과 소통하고 노래하는 자리가 문득 떠올랐다. 눈이 올 때쯤 ‘뮤발콘’을 해왔기 때문에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 떠오르더라. 팬 여러분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곡 작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김준수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지니타임’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니타임’은 김준수가 ‘지니’로 변신해 관객들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시간으로 ‘가사 듣고 노래 맞추기’, ‘뮤지컬 드라큘라 홍보하기’, ‘랜덤 플레이 댄스’ 등 관객들이 준비한 알찬 소원을 이뤄줬다. ‘드라큘라’ 홍보를 하면서는 “감사하게도 1차 티켓팅 매진이 됐다고 들었다. 샤롯데 씨어터에서 꼭 한 번 공연해보고 싶었다”면서 “내가 연기했던 캐릭터 중 하나를 뽑으라면 단연 ‘드라큘라’다. 다시 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잘 해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예비 관객들을 위해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 넘버를 선보이는 등 열혈 홍보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랜던 플레이 댄스’에 앞서서는 자켓을 벗고 열의를 불태웠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면서도 팬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마지막 안무까지 놓치지 않고 선보였고, “오늘 발라드 콘서트를 하는 게 맞냐”는 질문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뮤발콘’은 그가 출연한 뮤지컬 무대와 발매한 곡, 혹은 타 가수의 노래로 구성된다. 이날 공연에서는 윤하의 ‘기다리다’, 윤종신의 ‘좋니’, 처진 달팽이의 ‘말하는 대로’가 세트리스트에 올랐다. 최근 10년의 기다림 끝에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김준수는 ‘기다리다’ 무대에 앞서 “올해가 다 지나가고 있다. 여러분들에게 힘이 되고자 준비한 곡이다. 10년 동안 방송에 못 나가다가 10년 만에 MBC ‘공유의 집’이라는 방송에 나가게 됐다. MBC에 감사드린다”면서 “여기서 끝날지도 모르지만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여러분도 잠시나마 웃을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었다면 그걸로 감사하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모두 팬들의 사랑과 응원 덕이다. 항상 긍정적으로 ‘언젠간 되겠지’, ‘할 수 있을 거야’라고 마음먹었기에 가능했다”라고 객석을 가득 채운 붉은 물결을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 

‘말하는 대로’는 꿈을 이루지 못한 관객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준비했다. “언젠가 우리에게 특별한 시간이 도달할 수 있다“고 입을 뗀 김준수는 “10대와 20대, 30대와 그 이후 세대까지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꿈을 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갈파를 잡지 못한 분들도 (꿈꾸는) 내년을 함께 맞이하자”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뮤발콘’ 무대에는 오케스트라가 아름다운 선율로 공연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찾았다’, ‘유 아 쏘 뷰티풀’(You Are So Beautiful), ‘사랑은 눈꽃처럼, ‘내게 기대’, ‘사랑합니다’ 등 인기드라마의 OST를 도맡았던 김준수의 가창곡들이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울려 퍼졌고, 김준수는 ‘태양의 후예’ OST로 큰 사랑을 받았던 ‘하우 캔 아이 러브 유’(How can I Love you)를 부르며 다시 무대에 등장했다. 그는 “공연을 준비하며 모아놓으니 정말 유명한 드라마 OST를 많이 불렀더라. 놀랐다”면서 “어깨가 넓어진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깜짝 이벤트도 준비됐다. ‘공유의 집’에 등장했던 50주년 한정판 바비인형을 들고나온 것. “오늘의 감사함을 작은 선물로 전하고 싶어서 준비했다. ‘공유의 집’을 촬영하다 보니 나보다 필요한, 더 가치 있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추첨을 통해 관객에게 선물을 증정했다. 

 

마지막 무대는 ‘믿어요’, ‘마이 리틀 프린세스’(My Little Princess), ‘꼬마야’, ‘돈 세이 굿바이’(Don’t Say Goodbye), ‘약속했던 그 때에’, ‘러브 인 디 아이스’(Love in The Ice) 로 구성된 동방신기로 활동하던 시절의 히트곡 메들리였다. 노래하는 김준수의 뒤편에는 16년 전 김준수의 앳된 모습이 비쳤고, 관객들은 입을 모아 그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올해는 끝이 나지만 다른 해보다 기쁜 마음으로, 더 특별하고 행복하게 한 해를 마감할 수 있어요. 며칠 전 12월 26일이 제가 데뷔한 지 16주년 되는 날이었어요. 기념도 하고 싶었고, 오랜 시간 여러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었어요. 함께 기뻐하고 웃을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라는 뜻에서 오랜만에 동방신기 시절 불렀던 노래들도 불러봤어요. 잠깐 울컥했는데, 그 울컥은 슬픔의 울컥이 아니라 기쁨의 울컥입니다. 많은 분이 객석을 채워주시고, 같이 호흡할 수 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앵콜을 외치는 관객들의 목소리에 김준수는 깜찍한 체리 모형을 머리에 쓰고 나타나 환호를 받았다. 그의 등장에 이어 가히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시간이 펼쳐졌다. 김준수는 ‘사쿠란보’(さくらんぼう) 음악에 맞춰 플로어로 내려와 공연장을 달리며 관객들과 눈을 맞췄고, 관객들은 귀여운 안무를 따라 하며 호흡했다. 긴 시간 연주를 펼친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모두 일어나 수준급의 안무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내일부터 바로 ‘드라큘라’ 연습을 시작해요. 다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달려갈테니 여러분들도 2020년 하고자 하는 일 모두 이루시길 바라요. 여러분들에게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가수이자 뮤지컬배우가 될게요. 오늘 받은 이 감동과 기쁨은 평생 못 잊을 거 같아요. 나중에 떠올렸을 때, 여러분들에게도 이 시간이 행복한 추억이었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마지막 곡 ‘인크레더블’(Incredible)까지 무려 220여 분이 넘는 시간동안 공연장을 채운 관객들의 ‘하이 텐션’이 이어졌다. 16년 차 가수 김준수다운 공연, 그의 팬들만이 가질 수 있는 열정이었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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