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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노을이 내린 밤’, 감성적이고 유쾌한 2019년의 마침표

입력 : 2019-12-23 11:11:57 수정 : 2019-12-23 11: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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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노래면 노래, 토크면 토크, 반전의 춤 실력까지 모조리 뽐냈다. 그룹 노을(나성호·전우성·이상곤·강균성)이 2019 연말투어 콘서트 ‘노을이 내린 밤’으로 감성적인 겨울밤을 선사했다. 

 

22일 오후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19 노을 연말 투어 콘서트 ‘노을이 내린 밤’이 개최됐다.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서울에서 열린 이번 공연에는 총 2000여 명의 관객이 노을과 함께했다. 노을은 14일 대구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 29일 대전, 31일 부산까지 총 4개 지역 공연을 예고했고, 전 지역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믿고 듣는 노을’의 진가를 발휘했다. 

“‘노을이 내린 밤’에 오신 여러분, 환영한다”는 인사로 본격적인 공연의 포문을 연 노을은 ‘하지 못한 말’, ‘너는 어땠을까’, ‘목소리’ 등 노을 표 감성 발라드로 공연장을 따듯하게 물들었다. 빈틈없이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멤버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강균성은 “어릴 땐 친구들, 부모님의 사랑이 너무 당연하다 싶었다. 그런데 당연한 건 없더라”면서 “경기도 어려운데 티켓을 사고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객석을 향해 인사했다. “내 몸을 불살라서 최고의 공연, 스트레스 풀리는 공연을 만들겠다”, “몸에 기름을 붓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멤버 전우성은 부상 투혼을 발휘해 눈길을 끌었다. 이상곤은 “전우성이 담에 걸렸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계속 그런다. 원래 오른손으로 마이크를 잡는 친군데 왼손으로 든다”라고 몸 상태를 알렸다. 전우성은 “왼손으로 뒷짐을 져야 할 수도 있다. 버릇없다고 생각지 말아달라”고 웃어 보였다. 

 

노래 실력만큼이나 빛난 건 노을의 센스 넘치는 입담이었다. 멤버들은 “‘비긴 어게인’ 콘셉트로 무대를 준비해봤다. 출연하고 싶었는데 섭외가 오지 않아서 직접 준비했다”라고 웃음을 터트리며 ‘Falling Slowly’,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만약에 말아’, ‘Sunday Morning’, ‘작은 것들을 위한 시’까지 메들리 무대를 꾸몄다. 

2019년을 마무리하며 멤버들의 소회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이날 나성호는 “연말 콘서트를 준비하다 보면 1년이 훌쩍 지나간다. 내년이 되면 (나이) 앞자리가 바뀐다.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면서 “조금 더 성숙하게,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은 든다”라고 다가올 2020년을 기약했다. 이어 강균성은 “1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힘든 일도 있었는데, 뭐 때문에 힘든지 생각해봤더니 인간관계 때문이더라. 사람 때문에 힘들었다. 그런데 재밌는 건 사람 때문에 회복을 한다는 거다. 두 가지 길이 있다. 남을 힘들게 하는 사람, 남에게 힘을 주는 사람. 관객 중 혹시 사람으로 인해 힘든 분이 계시면 힘을 드리겠다”라고 약속했다.

2019년은 노을에게 의미 있는 한 해가 됐다. 하반기 최고의 히트송 ‘늦은 밤 너의 집 앞 골목길에서’(이하 ‘늦은 밤’)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노을은 지난달 7일 싱글 ‘늦은 밤’을 발매했다. ‘늦은 밤’은 이별 후 잘 지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술 한잔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떠오른 기억에 상대방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발라드 곡. 발매 직후부터 주요 음원차트 상위권에 랭크된 ‘늦은 밤’은 연일 차트 1위를 굳건히 지키며 2019년 가을과 겨울을 대표하는 발라드 곡으로 자리매김했다. 

 

나성호는 “지난달 발표한 신곡으로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나온 지 한 달도 지났는데 정말 감사하다. 매일 많은 가수의 신곡이 나오는데 그 노래가 그렇게 많이 사랑받는 걸 보니 너무 감사했다.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 많은 사랑을 받고, 많은 분이 공연에 와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강균성은 “노을에게 4년 주기로 이런 일이 생긴다. 2011년에는 ‘그리워 그리워’, 2015년엔 ‘목소리’, 그리고 2019년엔 ‘늦은 밤’”이라고 언급하며 4년 후 2023년의 신곡을 기대케 했다. 

‘발라드 가수’ 노을의 무대만 준비된 건 아니었다. 멤버들은 무대 위에서 직접 산타 복장으로 변신해 ‘The Christmas Song’, ‘This Christmas’, ‘Last Christmas’까지 캐럴 메들리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산타가 된 멤버들은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에게 직접 선물을 나눠주며 크리스마스 느낌을 십분 발휘했다. 

 

반전의 무대는 또 있었다. 노을은 ‘가요 Top10’을 콘셉트로 반전의 댄스곡 패러디 무대를 선보였다. 강균성, 이상곤, 전우성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을 완벽 재현해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분장으로 무대에 등장한 세 멤버는 충실히 안무를 수행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나성호는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를 패러디해 웃음을 자아냈다. 팔 근육을 자랑하며 여장을 한 나성호는 안무와 가창 모두에 완벽을 기하며 완벽한 무대를 꾸몄다. 이어 ‘심은경 닮은꼴’ 전우성이 수줍은 강수지 ‘저수지’로 변신해 객석에 ‘보랏빛 향기’를 흠뻑 전파했다. 

 

강균성, 이상곤은 클론의 ‘난’, ‘쿵따리샤바라’로 흥을 돋웠고, 객석의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 멤버들과 공연을 만끽했다. 마지막으로 강균성과 나성호는 룰라의 두 여성 멤버로 변신해 충격을 안겼다. 금목걸이와 색안경으로 중무장한 전우성, 이상곤의 변신도 눈부셨다. 무엇보다 “3!4!”를 외치는 멤버들의 칼군무가 돋보였다. 

공연명 ‘노을이 내린 밤’의 연장선으로 ‘노을이 내린 고민 상담소’ 코너를 꾸며 관객들과의 소통에 나서기도. 미리 받은 관객들의 고민 사연에 아낌없이 입담으로 해결책을 제시했고, 사연의 주인공과 무대에 올라 뜻깊은 시간을 선물하기도 했다. 

 

‘청혼’, ‘늦은 밤’, ‘붙잡고도’, ‘인연’ 등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노을의 명곡들이 펼쳐졌다. 관객들은 숨죽여 무대를 감상하다가도 멤버들의 이름을 외치며 열띤 응원을 보냈다. 노을은 폭발하는 가창력으로 화답했고,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일일이 손을 맞추며 호흡했다. 

 

마지막 곡을 앞두고 노을 멤버들은 다시 한 번 공연장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나성호는 “최근엔 여러분들을 위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어렸을 때는 내가 좋아하는 일, 맡은 일이니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를 보러 와주는 분들을 위해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러분들로부터 많은 힘을 얻고 있다”라고 진심을 털어놨다. 

 

이어 이상곤은 “이렇게 객석을 가득 채우고 노래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많은 가수분의 꿈이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는 거다. 우리의 음악도 여러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항상 좋은 곡 만들겠다”라고 약속했고, 강균성은 “여러분 덕에 음악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연말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란다”면서 “여러분이 어떤 길을 걷게 되더라도 성숙한 사람으로 빚어지는 한 해 되시길 소망한다”라는 덕담을 건네며 훈훈한 분위기 속에 160여 분간의 화려한 공연을 마무리했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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