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인터뷰] “우리 친해졌어요” 두산 함덕주·이형범, ‘마무리 선후배’의 진한 우정

입력 : 2019-08-19 11:24:29 수정 : 2019-08-19 17:35:0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올여름, 두산에선 진한 우정이 무르익었다.

 

두산 투수 함덕주(24)와 이형범(25)이 둘도 없는 절친한 사이가 됐다. 여러 공통점 덕분이었다.

 

함덕주는 2013년 두산에 입단해 7년째 활약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시즌 도중 김강률 대신 마무리로 변신해 62경기 67이닝서 6승3패 3홀드 27세이브(리그 공동 3위)로 호투했다. 올 시즌도 클로저로 출발했으나 문제가 생겼다. 5월 들어 평균자책점 5.63으로 고전해서다. 결국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함덕주를 중간으로 보내고 권혁에게 임시로 마무리를 맡겼다. 이후 이형범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형범은 양의지의 FA 보상선수로 올해 NC에서 두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2013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1군에서 세 시즌 동안 39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 두산에서는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19일까지 55경기 50⅔이닝에 출전한 그는 6승2패 8홀드 14세이브 평균자책점 2.31을 선보였다.

 

마무리 선후배가 된 둘은 매일 붙어 다니며 야구는 물론 일상생활까지 공유했다. 어느덧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가 됐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둘을 만나봤다.

 

 

-두 선수가 친해진 계기

이형범(이하 ‘이’): 출퇴근도 같이 하고 밥도 자주 먹고 똑같은 게임도 하다 보니 친해졌어요.

함덕주(이하 ‘함’): 둘 다 쉬는 날 할 게 없으니 매일 만나요. 그러다 더 친해진 거죠.

 

-누가 먼저 귀찮게 굴었나.

함: 형범이 형이 좀 질척대는 스타일이에요.

이: 제가 처음에 여기 와서 적응 못 할 때 덕주 아니면 놀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덕주를 약간 질릴 정도로 찾았어요.

함: 형은 저 아니면 서울에 아는 사람이 없잖아요. 제가 서울에 조금 더 오래 살았으니 구경도 시켜줄 겸 같이 다녔어요. *이형범은 전남 화순-창원 NC 출신이고 함덕주는 강원도 원주 출신이다.

 

-서로의 매력 3가지

함: 매력이 어디 있어요.

이: 아, 못 찾겠는데. 2시간 정도 걸리는데 괜찮아요?

함: 형은 질척대는 게 뭐 매력이라면 매력이죠. 약간 귀찮게 하는 스타일이라서요.

이: 덕주한테만 그래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한테만요. 팬분들께서 덕주 귀엽다고 하시는데 맞는 것 같아요. 형들이 다 귀여워하더라고요.

함: 상남자.

이: 자기는 상남자라고 하는데 전혀요. 제가 보기엔 귀여워요.

 

-올 시즌 서로의 활약상에 대해 평가

함: 형은 진짜 힘든 보직에서 잘하고 있죠. 제가 어떻게 평가하겠습니까.

이: 덕주도 잘하다가 시즌 중간에 잠깐 고비가 있었어요. 빨리 더 좋아져서 저만 힘들게 하지 말고 같이 힘들었으면 해요.

 

-함덕주, 올해는 시즌 도중 조금 부진했다.

함: 부담이 많았던 것 같아요. 작년에 준비할 시간 없이 갑작스레 마무리를 맡아서 얼떨결에 잘했어요. 올해는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니 부담이 생기더라고요. 요즘은 편한 상황에 내보내 주셔서 금방 좋아질 듯해요.

 

-최근 다시 본인의 페이스를 찾는 듯한데.

함: 전 똑같은데 주위에서는 좋아졌대요. 별 생각 없이 하고 있어요. 그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조금만 안 풀리면 ‘이게 문제인가’ 하면서 찾다 보니 문제가 더 커졌어요. 지금은 편안하게 생각하려 해요.

 

-이형범은 한 시즌 풀타임으로 뛰는 게 처음이다. 힘든 점은 없나.

이: 트레이닝 파트에서 워낙 치료를 잘해주시고 훈련도 잘 시켜주셔서 크게 힘든 건 없어요. 등판 안 하고 쉬는 경기도 있어서 회복하며 버텨요. 마무리 선배님 덕주한테 많이 묻고 있죠.

 

-마무리 이형범을 스스로 평가하자면.

이: 저도 갑자기 마무리를 맡아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지금까지는 나름대로 잘하고 있는 듯해요. 블론세이브도 하나 했지만 다시 멘탈을 잡고 있어요. 주위에서도 도움을 많이 주시고요.

 

-함덕주, 블론세이브 한 뒤 마음 가다듬는 법을 조언해달라.

함: 그거 알았으면 제가 마무리 하고 있었겠죠(웃음). 저는 멘탈이 약해서 형한테 배워야 해요.

이: 아까는 상남자라며.

함: 멘탈은 좀….

 

-내가 감독이라면, 다음 시즌 마무리는 함덕주vs이형범

함: 저는 이제 슬슬 다시 앞으로(선발투수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아요.

이: 얘는 힘든 거 안 하려고 해요. 근데 덕주가 잘할 것 같아요. 저는 원래 선발 스타일이라서요.

함: 저는 진짜 선발투수를 해봤기 때문에 제가 좀 더…. 형이 잘하고 있으니 계속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저는 좀 더 앞쪽에서 경쟁해야 하지 않을까요.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

이: 초반에 금세 5승을 해서 10승까지 노렸더니 이후로 승이 안 쌓이더라고요. 이제는 목표를 안 잡아요.

함: 30세이브라고 했는데 이제 겨우 절반 했어요(51경기 1승4패 5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2.78). 개인 기록 말고 시즌 끝날 때까지 풀타임으로 잘 붙어있고 싶어요. 그거면 성공이죠.

 

-서로에게 덕담 한마디

함: 어떻게 제가 감히 ‘대 투수’ 이형범 선배님께 해요.

이: 얘는 이게 놀리는 거예요.

함: 지금 엄청 잘하고 있어요. 두산베어스가 이기기 위해서는 형범이 형이 잘 던져줘야 하니까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한 시즌 잘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이: 제가 뒤에서 마무리해야 한다고 하는데 덕주도 같이 잘 던져야 우승할 수 있어요. 둘 다 잘해서 우승하고, 꼭 좋은 날을 보냈으면 해요.

 

yeong@sportsworldi.com 영상=최원영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