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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빈도 수술 20] “잘 된 백내장수술, 안경 벗는 계기 되죠”

입력 : 2019-07-17 03:00:00 수정 : 2019-07-17 09: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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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수술, 이상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편집자주] 건강관리에 자신 있는 일반인에게 ‘수술’은 먼 이야기다. 암 같은 중병이 아니고서야 수술받을 일이 없을 것으로 과신한다. 하지만 ‘수술이 필요한 순간’은 예상치 못할 때 찾아온다. 중병 치료뿐 아닌 생활 속에서의 작은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크고 작은 수술이 필요하다. 문제는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어떤 병원을 찾아야 하나 당황한다는 것이다. 의료소비자에게 보다 실용적인 질환정보를 알리고 대비하도록 돕기 위해 ‘한국 다빈도수술 20’ 코너를 준비했다. 국내서 가장 빈번하게 이뤄지는 수술과 해당 분야의 명의들을 만나본다.

 

‘국내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수술이 뭘까요?’ 라고 물으면 대부분 암수술을 떠올린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거의 매년 국내 다빈도수술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백내장수술’이다. 지난해에는 1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노인성 백내장이고, 3위는 기타 백내장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환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백내장 자체는 일종의 노화현상이다. 개인별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라도 피할 수 없다. 백내장수술은 과거에 비해 수술법이 간단하면서도 정교해져 대중화되다보니 국내서 가장 빈번하게 이뤄지는 수술 1위에 등극했다. 이상엽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백내장수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백내장이 노화현상 중 하나라고 들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것인지.

 

“백내장은 투명해야 할 안구의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증상이다. 원인은 기본적으로 ‘노화’다.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흰머리가 생기는 것과 똑같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80%가 이를 갖고 있다. 내원하는 60~70대 환자를 보면 100% 백내장이 있다.

 

다만 발현 속도 및 진행정도가 제각각 다르다. 피부에 생긴 같은 주름이라도 가느다란 잔주름과 굵은 주름이 차이가 나듯 백내장도 마찬가지다. 기존에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거나, 스테로이드 치료를 자주 받았거나, 아토피피부염을 갖고 있는 사람에서는 좀더 일찍 나타난다. 망막 혈관치료 등 기존에 눈에 다른 수술적 치료를 받았다면 백내장이 좀더 빨리올 수 있어 정기검진을 통해 눈 건강을 관리하는 게 좋다.”

 

-백내장수술이 ‘꼭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백내장은 분명 중장년층 대다수가 갖고 있는 안질환이나, 이들 모두가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안경을 착용해도 시력교정 효과가 잘 느껴지지 않거나, 한쪽 눈으로 봤을 때 복시가 생기는 경우엔 수술이 불가피하다. 밝은 곳에 나섰을 때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는 주맹증이 있거나 높낮이 조절이 잘 안돼 낙상 우려가 있다면 수술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수술 시기를 놓치거나, 미룰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초기라면 약물을 복용하며 수술 스케줄을 환자에게 맞게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40대 이상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가 수술을 받지 않으면 노인성 백내장으로 진행돼 점점 수술이 어려운 형태로 변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흔히 눈동자가 하얗게 보일 경우 무조건 백내장을 의심하는데, 맞는 이야기인지.

 

“실제로 눈동자가 하얘졌다며 ‘백내장인 것 같다’고 찾아오는 환자가 적잖다. 하지만 눈동자가 부옇게 보인다고 해서 100% 백내장인 것은 아니다.

 

사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황갈색이나 노랗게 변하는 경우가 많고, 눈동자가 아닌 수정체가 단단하게 변하는 게 핵심이다. 눈동자가 하얗게 보이는 것은 특수한 경우다.

 

또 안구건조증으로 눈동자가 하얗게 보일 수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눈물의 질적인 측면에 문제가 생기는데, 이럴 경우 눈동자가 뿌얘진다. 환자에게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우선 건성안을 치료한 뒤, 호전이 없을 경우 백내장 치료에 나선다.”

 

-백내장은 무조건 수술로만 치료할 수 있는지?

 

“증상 초기에는 약물치료를 진행하지만, 이는 근본치료는 아니고 병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다. 이미 백내장이 많이 진행돼 불편함을 느낄 정도라면 수술을 받는 게 유리하다.”

 

-백내장수술은 어떻게 이뤄지나.

 

“백내장수술은 두껍고 혼탁해진 초음파 장비로 깨뜨려 수정체를 흡입·제거한 뒤,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게 골자다. 노안이 있는 사람에게는 먼 곳과 가까운 곳이 모두 잘 보이도록 광학적으로 설계된 노안교정용 인공수정체를 삽입해 백내장 및 노안 개선 효과를 모두 기대할 수 있다. 수술은 국소마취로 이뤄지며, 넉넉히 30분 남짓이면 마무리된다.”

 

-백내장수술 예후가 좋았던 긍정적인 사례를 소개해달라.

 

“간혹 백내장이 심해 수정체가 돌덩이처럼 아주 단단한 환자가 찾아올 때가 있다. 초진 시 시력이 무척 약한 상황인데, 수술 후 다시 시력을 개선한 환자에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

 

더욱이 우리나라에는 근시 환자가 많다. –16 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 환자가 백내장 수술을 후 안경을 벗을 정도로 시력이 개선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무척 뿌듯하다.”

 

-백내장수술을 간단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백내장수술은 워낙 대중화됐고, 병상 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간단한 수술로 여겨지는 듯하다. 하지만 이는 시력과 연관되는 만큼 주의 깊게 시행돼야 할 수술이다. 수술 전 치료과정이 안전하게 끝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과정이 세밀히 이뤄져야 한다. 또 수술 시에는 과정 하나하나가 막힘없이 매끄럽게 이어져야 하는 만큼 의사의 집중력과 술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수술 후 합병증에 노출될 수도 있다.”

 

-언급한 백내장수술의 합병증은 어떤 것이 있나.

 

“수정체를 제대로 흡입하지 못했을 때를 예시로 들겠다. 수정체 경화가 심한 경우 이를 깨뜨려 흡입하는 게 어렵다. 흡입 과정에서 안구조직이 손상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수정체를 깔끔히 제거하지 못한 상태에서 인공수정체를 무리하게 삽입하면 수정체 위치가 이탈돼 시력이 나빠질 확률이 높다.

 

최악의 경우 수정체의 주머니인 ‘후낭’이 파열되기도 한다. 후낭은 인공수정체가 안구 내에서 위치를 잡도록 돕는다. 하지만 주머니가 파열되면 인공수정체가 허공에 매달리게 돼 결과적으로 안압이 높아지고, 망막박리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의학적으로 잘 된 백내장 수술이란.

 

“기존의 불편함이 사라진 것이야말로 잘 된 수술이다. 뿌옇게 안개 낀 느낌이 사라지고, 시야가 맑아지며, 눈이 부시고 사물이 2개로 보이던 게 1개로 겹쳐지는 등 문제가 해소된다. 이는 초점거리 및 난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난시 교정용 인공수정체(토릭 렌즈)가 등장한 덕분이다. 단, 백내장 수술은 수정체외의 다른 원인에 의한 시력장애는 개선할 수 없다.”

 

-반대로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은.

 

“의학적으로 ‘백내장수술이 잘못됐다’는 상황은 ▲인공수정체가 잘못 들어갔거나 ▲수정체 위치가 이탈됐거나 ▲인공수정체를 넣은 후낭 뒤에 혼탁이 생긴 것을 말한다.

 

특히 후낭에 혼탁이 생기는 현상은 백내장수술을 받은 10명 중 1~2명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주머니를 절개함으로써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수술 후 1주일 내에 큰 문제가 없다면 불편함은 수술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고 보면 된다.

 

백내장수술 후 가장 안타까운 사례는 인공수정체의 오차가 거의 없고, 완벽한 자리에 위치했음에도 환자가 이물감 등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다. 인공수정체 역시 일종의 ‘기성복’이다. 아무리 오차가 적어도 내 눈에 100% 맞지 않으면 불편할 수 잇다. 이럴 경우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수술 후 관리법을 소개해달라.

 

“수술 후에는 의사의 권고대로 약을 복용하고, 2~3개월은 눈이 건조할 수 있어 안약을 잘 챙겨야 한다. 또 과격한 운동에 주의해야 한다. 아주 강력한 충격을 받은 경우 인공수정체의 위치가 이탈될 수 있다. 렌즈의 형태에 따라 날카로운 부분이 눈을 찢고 나올 수도 있어 눈을 다치지 않도록 잘 보호해야 한다.”

 

-눈 건강 관리법을 조언하자면.

 

“안구 역시 자외선에 의해 광노화를 겪는다. 광노화는 백내장을 촉진하는 만큼 선글라스와 모자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게 좋다. 이미 백내장이 생긴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수정체가 노랗게 변하면서 망막을 보호해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외선 차단이 필수다.

 

특히 백내장은 아직 뚜렷한 예방책이 없다. 안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진받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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