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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의 스마트 영상의학] 간암, 예방 핵심은 ‘정기검진’… 최신 MRI로 조기발견률 향상

입력 : 2019-07-17 03:00:00 수정 : 2019-07-16 18: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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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에 접어든 사람에게 ‘암’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20~30대 ‘젊음’ 그 자체에 자신이 있어 건강관리에 신경 쓰지 않던 사람들도 나이가 들수록 언젠가 암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기 시작한다.

 

이 중 ‘간암’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간암은 말 그대로 간을 이루고 있는 간세포에서 생겨난 악성 종양이다. 간암 사망률은 국내서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인구 10만 명당 남자는 28명, 여자는 8명 꼴로 발생한다.

 

특히 자의든, 타의든 간에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간암을 우려한다. 영업 등 대인관계를 원만히 해야 하거나, 의전할 일이 많거나, 업무강도가 높고 회식이 잦은 직군에서 간이 나빠지지 않을까 고민한다. 실제로 한창 일할 나이인 40~50대에서 간암 사망률이 위암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간암은 환자가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게 가장 치명적이다. 어떤 암종이든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다만 간암 환자의 상당수는 특별한 증상을 겪지 않았으며, 기존 질환 증상과 혼동돼 암을 의심하지조차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온라인 등에서는 간암의 증상으로 ‘오른쪽 위 복부 통증’과 ‘종괴가 만져지는 것’을 이야기하지만, 이는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사람에서 나타나는 증세다.

 

간암이 걱정된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게 최선이다. 유전적 요소보다는 B형간염·C형간염, 알코올성 간염, 지방간을 가진 사람은 고위험군에 속한다. 이같은 위험인자를 지닌 40세 이상의 환자는 6개월에 1회씩 간초음파 검사와 혈액 암표지자 검사로 간암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국가암검진 사업의 권고사항이자 국내 간암 진단의 기본원칙이기도 하다.

 

검사 결과 이상소견이 나타나 간암이 의심되는 경우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하는 게 순서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간암은 주로 CT로 진단했지만, 최근엔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MRI를 활용하는 방식도 많이 쓰이고 있다.

 

특히 간은 호흡에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 장기’다. 10년 전만 해도 호흡을 멈출 수 있는 짧은 순간(10~20초)에 빨리 검사가 이뤄지는 것은 CT가 유일했다.

 

최근엔 MRI 고속촬영 기법이 발전하고, 고자장 MRI가 보급되며 CT와 비슷한 정도의 호흡정지 시간 내에 해상도가 더 높은 정말한 고화질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또 간세포특이 MRI 조영제(성분명: Gadoxetic acid, 상품명: Primovist)가 개발돼 정확도도 향상됐다.

 

하지만 무조건 MRI를 찍는다고 정확한 검사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다 정확한 검사결과를 위해 ‘MRI 장비 성능’ ‘조영제’ ‘환자의 호흡조절’ 등 3박자가 맞아야 한다.

 

국내 대다수 병원의 MRI장비는 자장의 세기에 따라 1.5T(tesla) 또는 3.0T로 구분된다. 1.5T보다는 3.0T장비가 보다 고급 장비로 촬영 속도가 빠르고 해상도도 높다. 장비가 아주 오래된 경우 영상의 질이 떨어질 수 있어 3.0T 수준의 너무 오래되지 않은 MRI장비로 촬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때 MRI 촬영 시 혈류의 양상을 평가하도록 돕는 조영제 선택도 중요하다. MRI조영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간 촬영에 집중하고 싶다면 간세포특이조영제를 쓰는 게 유리하다. 이 약제를 주입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간의 정상세포에는 약물이 섭취되는 반면 간암세포에는 섭취되지 않아 20분 후 MRI를 찍으면 간암세포가 검고 뚜렷하게 표현된다. 일반 MRI조영제를 사용해도 간암을 진단할 수 있지만, 간세포특이조영제를 쓰면 높은 민감도 및 특이도로 보다 정확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암세포가 작거나 미묘한 경우까지 잡아내 유용하다.

 

이와 함께 환자의 안정적인 호흡이 뒷받침돼야 한다. 간은 호흡에 의해 움직인다. MRI 촬영 시 촬영대상이 불규칙하게 움직이면 좋은 영상을 얻기 어렵다. 반면 정지돼 있거나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경우에는 영상이 깨끗하다. 환자의 움직임으로 영상이 뿌옇거나 물결치듯 보일 경우 작은 간암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장비와 조영제를 썼더라도 환자의 호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좋은 영상을 얻기 힘들다.

 

이렇다보니 환자는 간 MRI 검사를 받을 때 검사자의 지시에 따라 호흡을 조절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 물론 15~20초 동안 전혀 움직임 없이 숨을 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MRI 촬영에 앞서 긴장했거나, 노인이라면 더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환자의 긴장이나 호흡관리는 검사 전 상황에 대한 설명 및 교육이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검사 경험이 많은 의료기관을 찾는 게 유리하다.

 

간 MRI 검사 후 암이 발견됐을 경우 간암의 크기, 간암의 개수, 위치 및 혈관과의 관계, 간경변의 진행 정도, 간기능 등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적용하게 된다. 최근엔 간절제뿐 아니라 비수술적 치료도 많이 나와 있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치료 옵션이 늘어난 만큼 간암치료 경험이 많은 의료기관을 찾아 면밀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간혹 크기가 너무 작은 간암이 진단되거나, 진단이 애매하게 나오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2~3달 정도 후 추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간세포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진행이 빠르지 않다. 암 크기가 너무 작아 치료가 어렵다면 2~3달 기다려 치료받아도 최종 예후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 초기 간암이라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한 만큼 검진에 신경 쓰는 게 권고된다.

 

국내 간암 진단 및 치료는 전 세계적 수준을 자랑한다. 간암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6개월마다 반드시 정기검진을 받고, 적절한 시점에서 간 MRI검사를 병행해 건강관리에 나서면 된다. 물론 음주량을 줄이고 건강한 생활패턴을 유지하는 것은 필수다.

 

김영선 민트병원 이미징센터장(영상의학과전문의/의학박사),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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