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슬플 때 사랑한다’ 류수영 “‘인생캐’ 극찬, 정말 좋았다” [인터뷰②]

입력 : 2019-05-14 18:02:00 수정 : 2019-05-14 16:42:40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인터뷰 ①에 이어) 배우 류수영의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지독하게 끔찍한 ‘폭력 남편’이었지만, 시청자는 오히려 극찬을 보냈다. 오랜 배우 생활동안 탄탄하게 쌓아온 그의 연기력이 뒷받침 했기에 탄생한 ‘강인욱’이었다.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는 쫓기는 여자, 쫓는 남자, 숨겨준 남자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격정 멜로 작품. 류수영은 ‘쫓기는 여자’ 박한별(윤마리 역)을 쫓는 폭력 남편 강인욱을 연기했다.  

강인욱은 기존 드라마 속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악역이었다. 그는 어머니를 닮은 아내를 향한 어긋난 사랑을 폭력과 협박을 일삼으며 표현했고, 시청자가 예상할 수 있는 뻔한 격정 멜로의 틀을 벗어나 행동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수식어를 모두 지운 채 배우 류수영의 새로운 모습을 각인시켰다. 

 

종영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월드와 만난 류수영은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며 강인욱의 짙은 그림자를 되짚었다. 그럼에도 시종일관 솔직한 답변이 이어졌다. 쾌활한 웃음을 보이다가도 연습조차 괴로웠던 지난 수개월을 돌아봤다. 미지의 영역에 도전해 성공을 꿰찬 류수영. 그의 입을 통해 ‘슬플 때 사랑한다’의 더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독한 악역이었다. 촬영에 어려움은 없었나

 

“강인욱은 집착남이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만만하게 덤볐는데..목덜미에 얼굴을 묻는 신이나 벽을 쳐 손에 상처가 나는 신은 정말 찍기가 싫었다. 떼를 많이 썼다.(웃음) 누군가를 지나치게 좋아한다는 게 결코 멋있는 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강인욱을 변명하다가 생각한 건, 물론 설명이 안되는 인물이다. 폭력남편이고, 이해하게 만들면 안되는 걸 알고 있었다. 사실 그 점이 가장 큰 의무감이고 힘든 부분이었다. 여기서 불쌍하게 연기하면 그게 악어의 눈물로 보이고 시청자에게 강인욱을 이해하게 만들 것 같았다.”

 

-악역이었지만 눈물을 많이 보였다. 어떤 이유였나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필요 이상으로 눈물이 나는 것도 어쩔 수가 없었다. (강인욱에 대해) 조금 덜 설명했어야 하는 건 아닌가 후회도 됐다. 특히 아버지와 강인욱이 만나 총을 겨누는 장면이 있었다. 악당 1, 2번이 만나서 푸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현장에서 총을 겨누는 순간 확 다 무너졌다. 리허설을 하다가 눈물만 흐르고 대사를 못하겠더라. 내가 예상한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가기도 했다.”

 

-류수영의 ‘인생 캐릭터’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기분은 어떤가

 

“완전 좋았다. 정말 좋았다. 되게 좋았다.(웃음) 뮤지컬을 할 때도 가장 좋았던 말이 ‘수영씨, 만석이래요’였다. 그런 날을 무대에 들어가기 전부터 기분이 좋다. 박수도 더 크게 느껴졌다. 박수 받는 느낌, 배우는 그것 때문에 연기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이 더 감사했다. 스스로 만족할 만큼 잘 한 신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칭찬해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스트레스 해소를 하나도 못하고 쌓아만 놔서 죽을 뻔 했다.(웃음) 매일 울기만 하고, 어느 날은 회식을 하다가 ‘요즘 힘들죠?’하는 스태프의 말에 울음이 나서 집에 가버렸다.(웃음) 거의 40번 째 드라마였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정말 힘들었나보다.”

 

-박한별 관련 이슈로 떠들썩했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현장에 나오면 우리는 그저 ‘배우’일 뿐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 사실을 많이 배우게 됐다. 무대에 올라서는 순간, 수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우리는 적지 않은 출연료를 받고 연기하고 있다. 그만큼 책임감이 따라야한다. 촬영 현장은 극장 안에 들어와 있는 것과 같다. 극장 안에 모인 배우와 스탭들은 주어진 대본으로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찍었다. 사실 드라마가 워낙 어두워서 웃은 적도 없다. 크게 불편할 일도 없었고, 열심히 촬영하면서 ‘다들 프로구나’ 생각하게 됐다.”

 

-악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연기하며 느낀 ‘악역’의 매력은

 

“희열은 있었다. 다만 매 순간 산을 넘어가는 것 같았다. 촬영을 준비하면서 타이핑도 해보고 손으로도 써 보고, 또 새벽과 오전의 느낌이 다르니까 시간 별로 연습도 해봤다. 일반적인 캐릭터라면 정해진 답이 있고, 그 답을 향해 연습하는 편인데 강인욱은 상황이 매 번 바뀌었다. 연습하는 과정이 괴롭고 지옥 같았지만, 악역이기에 연습하는 맛은 있었다. 지옥 같지만 ‘사는 맛’은 있었달까.(웃음) ‘잘생긴 척’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좋았다. 못생겨도 되고, 그저 연기만 하면 되니까 편했다. 그래도 잘 생긴 역할을 하고 싶긴 하다. 현장에서 사랑받는 에너지가 부러웠다. 마지막에 마리(박한별)이 ‘당신이 잘 못 한 게 아니야’라며 손 잡아 주는 신이 있다. 정말 고맙고, 슬프고, 눈물이 났다. 대본이 좋다면 도전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악인(惡人)’은 안 하고 싶다. 힘들었다.(웃음)”

-차기작과 앞으로의 계획을 예고해달라

 

“바로 차기작에 들어가긴 조금 빠른 것 같다. 한 분기 정도는 쉬어야 할 것 같다. 얼마 전에 전주국제영화제에 다녀왔는데, 그러면서 작은 작품들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연간 1100여 편의 장편이 만들어지는데 빛을 보는 건 90여 편의 작품 뿐이라고 하더라. 차인표 선배가 참여한 작품을 보면 불과 세 명 정도의 제작진이 참여했는데도 작품의 퀄리티가 좋았다. 나는 만수르처럼 드라마를 찍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웃음) 차인표 선배도 그렇고, 얼굴이 알려진 배우가 함께 작업한다면 작품의 릴리즈가 좀 더 쉬워진다. 형님의 열정을 함께하고 싶다. 기존 배우들이 비슷한 드라마로 돌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은 작품이라도 좋은 대본과 같이 일할 수 있다면 윈-윈 될 것 같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