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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어!” 박경수는 외쳤고 유한준은 달렸다

입력 : 2019-04-11 21:23:37 수정 : 2019-04-11 21: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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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고척돔 전영민 기자] “우리도 할 수 있어! 할 수 있다!”

 

11일 KT와 키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 경기 개시에 앞서 훈련을 마친 KT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라운드 위에는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일부 코칭스태프와 몇몇 선수만 남아있었다. 더그아웃에서 땀을 닦던 박경수는 라커룸으로 향하던 중 목소리를 높였다. 그라운드와 라커룸에 있는 동료들 모두 들으라는 듯 “우리도 할 수 있어! 할 수 있다!”라고 외치며 걸음을 옮겼다.

 

박경수의 바람이 선수단에 전해진 걸까. KT가 키움을 8-1로 꺾고 2연패를 끊었다. 이미 루징시리즈가 확정된 상황에서 값진 1승을 추가했다. 황재균과 강백호가 1회초 첫 공격부터 백투백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와 심우준도 각각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선에 불을 지폈다. 마운드에선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7⅔이닝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무안타에 그친 유한준이 역설적으로 가장 빛났다. 공수 양면에서 팀에 사기를 불어넣었다. 3-0으로 앞선 4회초 무사 주자 1루 상황. 타석에 들어선 유한준은 상대 선발 김동준의 초구에 번트 동작을 취했다. 번트에 능한 선수가 아니기에 김동준과 키움 내야진이 화들짝 놀랐을 정도. 결과적으론 실패였다. 공에 배트를 맞추지 못했고, 2구째를 받아쳤으나 병살타에 그쳤다. 유한준은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다만 이강철 KT 감독은 박수를 보냈다.

 

수비에선 환호를 이끌어냈다. 6-1로 점수 차를 벌린 5회말 알칸타라는 9번타자 박정음에 큰 타구를 맞았다. KT 외야진은 박정음의 타격 성향에 맞게 수비 위치를 내야 쪽으로 당긴 상태였다. 박정음이 잘 때려낸 타구는 우중간으로 뻗어나갔다. 빠지기만 한다면 3루타까지도 가능했는데 유한준이 수십미터를 달렸고, 가까스로 타구를 낚아챘다. KT 더그아웃과 응원석에선 함성이, 반대편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KT는 그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마운드가 어느 정도 버텨도 타선이 점수를 내지 못했다. 한 명이 살아나면 다른 한 명이 침묵하는 엇박자가 이어졌다. 그러나 꼬인 실타래가 어느 정도 풀리는 모양새다. 그 중심엔 반전을 꾀하는 고참 박경수와 주장 유한준이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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