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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이몽’ 윤상호 PD “김원봉 일대기 아냐…독립운동가의 열정·진정성 봐주길”

입력 : 2019-04-10 12:00:00 수정 : 2019-04-11 09: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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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이 베일을 벗는다. 

 

내달 4일 첫 방송 예정인 MBC ‘이몽’은 일제 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배우 유지태가 무장독립투쟁을 이끈 의열단장 김원봉을, 이요원이 조선인 일본 의사와 독립군 밀정의 경계에 선 이영진을 연기한다. 

 

‘이몽’은 2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의미있는 ‘대작’이다. ‘태왕사신기’(2007) ‘비천무’(2008) ‘백년의 신부’(2014) ‘사임당 빛의 일기’(2017) 등을 연출한 윤상호 PD와 ‘아이리스(2013)’ ‘미씽나인(2017)’ 등을 집필한 조규원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100% 사전제작으로 촬영되는 ‘이몽’. 지난 9일 윤상호 PD가 취재진과 만나 기획의도부터 캐스팅 과정까지 ‘이몽’을 향한 궁금증에 속 시원히 답했다. 윤상호 PD는 조감독 시절 ‘여명의 눈동자’로 이름을 떨친 故 김종학 감독을 모셨다. 이날 윤 PD는 “현대사를 녹여 젊은 시절 우리의 가슴을 움직였던 ‘여명의 눈동자’를 보면서 김종학 감독을 존경하게 됐다. 연출 일을 하면서 언젠가는 ‘제2의 여명의 눈동자’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염원을 가졌다”고 고백했다. ‘이몽’은 그런 윤 감독의 염원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이몽’은 어떤 작품인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재미와 감동을 같이 담으면서 시청자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남기고자 하는 강한 의도가 깔려있다. ‘이몽’은 직역하면 ‘다른 꿈’이다. ‘이몽(異夢·다른 꿈)’ 안에 숨겨져 있는 ‘일몽(一夢·하나의 꿈)’을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독립을 두고서 다양한 가치관이 서로 싸우기도 했다. 지금의 대한민국도 그렇지 않나. 독립을 두고서도 각자 다른 생각들이 많았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가 우리 드라마 안에서 재밌게 녹아있다.”

 

-캐스팅은 어떻게 이뤄졌나.

 

“전작(사임당 빛의 일기)의 인연으로 첫 출발은 배우 이영애 씨와 함께했다. 기획과정부터 굉장히 열정적으로 작업하다 일정상의 문제로 배우가 바뀌게 됐다. 이요원 씨는 먼저 거론됐던 여배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기획의도, 대본 모든 것을을 높이사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이영진 역할에 뛰어들었다. 결국 이요원 씨가 운명적으로 주인공이 된 듯 하다.(웃음) 김원봉 역할의 캐스팅 과정 속에 여러 남자 배우가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우리가 유지태 배우를 선택한 이유는 ‘큰 나무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연출하는 입장에서 그가 가진 중량감이 크게 느껴졌다. 지금도 잘 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한다.”

 

-약산 김원봉을 향한 정치적 논쟁도 일고 있다.

 

“‘이몽’은 약산 김원봉 선생의 일대기 드라마가 아니다. 그분의 일대기를 다루긴 하지만, 굉장히 예민한 소재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다루는 건 방송국이나 제작진의 입장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으로 다루진 않는다. ‘의열단’이라는 단체는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서 일본에게 가장 위협적이었던 단체다. 의열단을 만든 장본인, 대표하는 인물으로 김원봉을 상징적으로 내세웠다. 김원봉이라는 인물에 독립운동가들이 많이 투영되어 있다. 허구의 한 여성이 그와 함께 움직여가는 다이나믹한 이야기 속에 김원봉을 활용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에 대해) 배우 유지태 씨도 굉장한 부담감을 가지고 출발했다. 김원봉 캐릭터를 표현함에 있어서 ‘독립운동가’로서의 모습을 표현하는게 먼저라는 관점으로 접근했다. 때로는 본인도 정치적으로 곤란한 질문이나 판단에 엮여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을 거다. 그에 앞서 연기자로서 독립을 소재로 한 드라마에 몰입하고 있다.” 

 

-1930년대를 다룬 시대극이다.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역사를 배경으로 깔고 드라마화 하다보면 변화를 줄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있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몽’ 안에서도 (역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형시키기도 한다. 실제 역사적 사실도 더 드라마틱하게 변형한다. 드라마 안의 사건이 100% 역사적 진실을 기반으로 만들지 않았다고 해도 그것이 지니는 진정성을 극대화 시킬 것이다. 대한민국이 어떤 과정을 거쳐 독립된 나라로 살게 됐는지 보여주는 것이 근본 취지다. 여유로운 관점으로 봐주시기 바란다. 다행히도 그 변화가 ‘왜곡’으로 전달될 것 같지는 않다.”

 

-여성 독립운동가를 다룬다는 점에서 tvN ‘미스터 션샤인’과 비교하는 이들도 있다.

 

“. ‘이몽’은 ‘미스터 션샤인’보다 30년 뒤의 이야기다. 30년이란 긴 기간을 지난 만큼 ‘모던함’이 느껴질 거다. 실제 1930년대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방송을 보다보면 ‘당시에 이런 게 있었어?’하는 의문이 들기도 할 것이다. 막상 조사해보면 당시에도 다 있었다.(웃음) 1930년대는 우리의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발전됐던 시대다. 비주얼적으로 모던한 소품과 의상이 많이 보여질 거다. 다만 조금은 융통성 있게 접근하고자 했다. 미술팀과 CG팀의 노력이 많이 들어갔다.”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본 소감은.

 

“모든 배우들이 매우 진지하게 연기에 임하고 있다. (촬영을) 마무리 지을 단계가 되다보니 다들 역할에 100% 이입해 현장이 계속 눈물바다다. 그 중에서도 유지태 씨가 첫 번째다. 감정 몰입도 매우 뛰어나고 진정성 또한 대단하다. 리허설만 해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이입돼 있다. 앞서 ‘약산 김원봉만을 보여주기 위한 드라마가 아니다’라고 언급했지만, 그럼에도 기대하고 있는 김원봉에 대한 이미지가 있지 않나. 독립운동가 김원봉의 열정과 진정성을 보여드리고자 하는 게 핵심이다. 이념적, 정치적 논란을 이겨내고 진정성 있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유지태가 현장에서 ‘이만큼 울어도 되냐’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울컥한 신이 많다.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이별해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다. 우리가 전달하는 울컥함은 중량감이 남다르다. 연출을 하면서도 스스로 새로운 반성과 각성을 동반하게 하는 작품이다.”

 

-시청자들에게 당부의 한마디.

 

 “항일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연출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몽’은 일본분들이 꼭 봐야하는 작품이라고 본다. ‘저런 일본인이 있나?’ 싶을 정도로 의미있는 몇 분의 일본인이 등장한다. 방송이 시작되면 일본에서도 보지 않을까 낙관하고 있다(웃음). 과연 식구들과 ‘독립’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현실이 서글퍼졌다. ‘이몽’이 ‘국민 드라마’가 되길 염원한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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