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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자발적 출고중단… 안전성 문제없어”

입력 : 2019-04-02 03:00:00 수정 : 2019-04-01 16: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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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이 자사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의 유통 및 판매를 자발적으로 중단한다.

 

이 회사는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일에 대해 “인보사의 주성분 중 1개의 성분이 바뀐 것이 아니라 세포명칭이 바뀐 것이며,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인보사는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을 치료하는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다. 사람의 동종연골세포 및 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가진 세포를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해 통증을 경감시킨다. 이는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신약 제29호로 허가받았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그동안 큰 관심과 성원을 받은 인보사를 급작스레 판매중지해 면목이 없다”며 “2003년부터 현재까지 쓰고 있는 인보사의 구성성분인 ‘형질전환세포’(TC)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연골유래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세포(293세포)라는 것을 최근 확인했으며, 오랜 시간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데 스스로 참담함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그는 “인보사 판매 중지는 STR시험 결과를 확인하자마자 규제기관에 보고했고 공포한 것”이라며 “바이오사업을 하는 데 반칙하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려도 정도를 걷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보사는 1액인 사람 연골세포(HC) 약 75%, 2액인 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 전환 세포(TC) 약 2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2액’이다. 연골세포 성장을 돕기 위해 보조적으로 투여되는 형질 전환 세포가 담긴 2액 세포가 애초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수현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사업담당 상무는 “2004년 형질전환세포 특성을 분석했을 당시 연골세포 특성이 발현해 연골세포로 판단했으나, 15년 뒤인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STR 테스트’를 시행한 결과 연골세포는 ‘태아신장 유래 세포주’(GP2-293, 293유래 세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액 제조과정에서 293세포에서 TGF-β1 유전자를 분리·정제해 연골 세포에 삽입하던 중 분리 정제가 미비해 293세포 일부가 혼입됐고, 애초 만들려던 연골 세포가 신장 세포로 바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 상무는 “이는 매우 오래 전 발생한 일이고, 장기간 지속한 만큼 조사 기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고 했다.

 

2액 제조과정에서 실수가 나타난 것은 사실이나,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이 회사의 입장이다. 세포의 유래가 다르다고 밝혀진 것이지, 환자가 투여받던 의약품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우석 대표는 “사람으로 치면 명찰이 바뀌었을 뿐 사람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며 “세포 명칭만 ‘연골세포’에서 ‘293세포’로 바뀌었을 뿐 초기 개발 단계부터 전임상, 임상 1~3상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성분을 사용한 만큼, 중간에 세포가 바뀐 적이 없어 안전성과 유효성이 달라질 게 없다”고 강조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현재 STR검사 결과를 식약처와 FDA에 보고했고, 규제기관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진행 예정이던 미국 내 임상 3상은 중단됐다. 이르면 5월 중순 FDA와 미팅을 통해 향후 임상 진행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해외 파트너사와의 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은 글로벌제약사 먼디파마와 맺은 일본 내 기술수출 계약 등 해외 파트너사와 관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우석 대표는 “이번 사태로 당분간의 동요는 피할 수 없고, 일부 허가 절차 지연 등도 예상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식약처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100% 확신할 수 있도록 재검증받으면 업무 관계는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국내서 막 꽃을 피우는 바이오산업에 누가 될까봐 무척 두렵다”며 “17년 전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열정을 쏟아부은 연구원들에게는 뼈 아픈 일이지만, 시간이 흘러 돌아봤을 때 이번 일이 성장통으로 여겨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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