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인터뷰] 금기와 용기 사이… '악질경찰' 이정범 감독의 용감한 도전

입력 : 2019-03-26 18:45:38 수정 : 2019-03-26 18:45:39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힘든 영화였다.”

 

영화 ‘악질경찰’을 연출한 이정범 감독이 내뱉은 말이다. ‘악질경찰’은 이제껏 본 적 없는 악질 캐릭터의 탄생, 대한민국의 민낯을 신랄하게 담은 촘촘한 스토리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이선균을 필두로 박해준, 전소니, 송영창, 박병은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웰메이드 범죄액션을 완성했다.

모든 것이 완벽했고 재미 또한 상당했지만, ‘악질경찰’은 개봉을 앞두고 거대한 벽을 마주해야 했다. 다름 아닌 세월호 참사가 영화 속 배경으로 등장했다는 것 때문이다. 아직 세월호 참사를 스크린에서 마주하기 어려운 관객들도 있지만, ‘악질경찰’은 개봉 전부터 ‘세월호 영화’라는 이상한 꼬릿표를 달면서 흥행과는 거리가 먼 작품으로 인식됐다. 일각에서는 못 볼 영화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더 나아가 ‘정치색이 강한 영화’라는 편견에도 휩싸여야 했다. 

 

하지만 이정범 감독은 당당했다. 세월호 참사는 엄연한 ‘팩트’고, 지난 몇 년간 우리네 삶을 관통한 가슴 아픈 역사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면서 이정범 감독은 “영화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다면 겸허히 비판을 받겠다. 하지만 단지 ‘세월호’를 소재로 했다고 해서 비난을 하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이정범 감독의 용기, 확고한 신념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먼저 이정범 감독은 영화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했다. (세월호 소재 때문에)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거란 생각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밝히며 “각오하지 않았으면 개봉조차 못할 영화였다. 다만 유가족 분들에겐 해가 안 갔으면 하는데, 아직까진 그런 반응이 없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안심했다.

 

영화제작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모 배우는 세월호 소재 영화라는 이유로 캐스팅을 거절하고 연락까지 끊었다고. 이정범 감독은 “세월호 이야기만 빼면 영화에 출연하겠다고 하더라. 그러곤 연락이 잘 안 됐다. 처음엔 두렵고 미안해서 그럴거라 생각했는데, 연락이 안 되면 안 될수록 화가 났다”면서 “1년 정도 주인공 조필호 역을 두고 캐스팅이 난항을 겪었다. 그러던 중 이선균 배우가 조필호 역을 맡으면서 ‘악질경찰’이 개봉할 수 있었다”고 캐스팅 뒷이야기를 전했다.

또 이정범 감독은 전소니 캐스팅 과정에 대해서도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이정범 감독은 “전소니 양도 처음부터 캐스팅을 수락한 건 아니다. ‘너무 힘들고 아픈 캐릭터’라는 이유로, ‘신인 배우로선 감내하기 힘든 캐릭터’라고 말하며 조심스럽게 고사했다”면서 “그런 후 한 달 반 뒤에 다시 연락이 왔다. 조금 더 미나라는 캐릭터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하더라. 그렇게 미나 역에 전소니 양을 캐스팅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선균, 전소니를 비롯해 박해준 등 모든 배우들이 두려움을 갖고 있었을 거다. 스태프들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촬영장에서 배우와 스태프들간 협의와 토론을 거치면서 한 장면 한 장면 촬영했다. 덕분에 만족스러운 작품이 나왔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이정범 감독은 “참 힘든 영화였다. 제작이 난항을 겪을 때마다 ‘대한민국에서 이 영화는 못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면서 “배우 71명, 스태프 394명까지 총 465명이 함께 2년간 치열하게 만든 영화다. 관객분들께 우리의 진심이 닿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giback@sportsworldi.com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