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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 된 연예계, ‘버닝썬 게이트’ 주역들 은퇴한다고 달라질까

입력 : 2019-03-25 15:43:08 수정 : 2019-03-25 15: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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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은 매번 공식 은퇴를 선언한다. 시간이 지나면 더 큰 사건이 일어난다. 답습일까 아니면 최선인걸까.

 

영화보다 더한 현실이다.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가 은퇴 도화선이 되고 있다. 마약 흡입 및 유통, 성 접대, 권력 유착, 탈세 의혹, 성관계 불법 촬영 및 유포 등 무거운 사안들이 한 사건에 몰려있다. 가수 정준영은 이번 사태로 인한 ‘첫 구속 연예인’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뿐만 아니라 빅뱅 승리, FT아일랜드 최종훈, 하이라이트 용준형 등도 줄줄이 은퇴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은퇴한다고 해서 연예계에 뿌리박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여부는 확실치 않다.

 

연예계는 만신창이가 됐다. 신뢰를 잃어서다. 소속사들과 방송사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었다. 최초 보도 당시 소속 연예인들에 대한 갖은 의혹에 “사실 무근” 혹은 “강경히 대응하겠다”고 엄포했던 각 회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공식 입장을 번복했다. FT아일랜드 출신 가수 최종훈이 대표적이다. 소속사는 당초 음주운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어떤 청탁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거듭된 번복으로 인해 신뢰가 깨졌다”며 최종훈과의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그렇다고 소속사를 무조건 피해자로 볼 수 없다. 소속 연예인이 수년간 지속해온 일탈행위를 파악하지 못한 점만 고려해도 회사 책임이 크다. 죗값이 보다 부각되는 연예인에만 큰 짐이 지어질 뿐 사고를 예방하지 않은 회사를 마냥 피해자라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소속 구성원의 거짓 해명에 속았다는 표현 역시 상호간 신뢰가 탄탄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신뢰를 잃었다”는 표현으로 전속계약을 해지하는 건 꼬리 자르기와 다를 바 없다.

 

방송가는 문제가 크다. ‘방관’으로 불씨를 키웠다. 이미 사회적 범죄를 저질렀던 연예인들은 이미 방송에서 다시 인기를 얻는다. 도박, 탈세 등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는 일도 브라운관에서 고개를 숙인 뒤 활동을 재개한다. ‘방송이 재미있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면죄부를 주는 셈이다. 연예인의 능력과 여론의 반응만을 보고 명확한 기준 없이 ‘충분히 자숙을 거쳤다’는 포장으로 덮어준 것이다. 이런 행태를 일종의 관습처럼 용인한 건 방송사의 선택이다. 조형기, 토니안(안승호), 이수근, 탁재훈, 김준호 등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이번 사후 대처 역시 다를 바 없다. 방송사들은 뒤늦게 흔적을 지우고 있다.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된 연예인이 출연했던 KBS ‘해피투게더-1박2일 시즌3’, MBC ‘라디오스타’, SBS ‘미운우리새끼’ 등 인기 여부에 관계없이 모조리 서비스 일부를 중단하고 있다. 재방송으로도 활용할 수 없다. 당연한 선택지일지라도 똑같은 방관을 반복하는 셈이다. 연예인의 은퇴만으로 연예계가 투명해지리란 기대가 생기지 않는 이유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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