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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사바하', 보는 만큼 보이는 한국형 오컬트 수작

입력 : 2019-02-22 23:19:17 수정 : 2019-02-22 23: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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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보는 만큼 보이는 영화다. 누군가는 무섭지 않아 지루하다 혹평하지만, 제대로 영화를 봤다면 지루하다는 말이 나올 수 없는 작품이다. 보면 볼수록 볼거리가 쏟아지고, 그 의미를 탐구하다 보면 영화 속에 깊게 빠져드는, 간만에 푹 빠져들어 볼 수 있는 한국형 오컬트 수작이 탄생했다.

 

지난 20일 개봉한 '사바하'가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서며 흥행 레이스를 시작했다. '사바하'는 '검은사제들'을 연출한 장재현 감독이 4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이정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보는 시각에 따라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열린 영화이기도 하다.

 

'사바하'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종교적인 색채를 강하게 띄고 있다. 불교와 기독교를 소재로 선악의 관점을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담아냈다. 이를 위해 장재현 감독은 오랫동안 시나리오 작업을 해왔고, 그 결과 '종교영화'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퀄리티 높은 결과물을 완성했다. 단순한 공포물, 스릴러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한국식 오컬트 무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기존 한국영화를 떠올렸다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만큼 새로움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사바하'는 기독교적인 선과 악, 불교적인 선과 악의 의미를 마주하며, 관객들의 머릿속을 계속해서 혼란스럽게 한다. 그런데 그 혼란스러움이 싫지만은 않다. 계속해서 자극제 역할을 하며 영화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손짓 하나, 몸짓 하나 의미가 없는 장면이 없을 정도로 의미심장한 복선들로 가득하다. 마치 퍼즐을 풀어가는 것처럼, 영화적 실마리를 풀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중심에는 이정재가 있다. 이정재는 관객의 입장에서 미스터리한 실체를 찾아 나선다. “정말 어딘가에 진짜가 있을까”라는 이정재의 대사가 관객들의 물음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더욱 영화에 빠져들게 하는 힘을 자아낸다. 

 

박정민, 진선규의 열연도 돋보인다. 박정민은 절제된 연기로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진선규는 심각한 무드 속 깨알 웃음과 힌트를 부여하며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중에서도 신예 이재인의 연기는 소름돋을 정도로 대단했다. 등장하는 1분, 1초 모두 강렬한 아우라를 발산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극대화시켰다. '검은사제들'의 박소담, '곡성'의 김환희가 절로 떠오를 정도. 신예답지 않은 엄청난 에너지가 관객들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결말에 치닫는 과정까지 힘겹지만, 그래도 끝까지 볼 수 있는 영화다.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억지 공포를 최대한 자제했고,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을 인물들에게 부여했기 때문. 물론 결말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사바하'의 또다른 매력포인트가 될 듯 싶다.

 

giback@sportsworldi.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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