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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박지성 유스전략본부장 체제… 성공일까, 실패일까

입력 : 2018-12-11 10:00:00 수정 : 2018-12-10 20: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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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박지성 체제’의 대한축구협회 유스(Youth)전략본부는 성공일까, 실패일까. 여부는 대한축구협회의 차후 행보에 달려있다.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37)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10일 “박지성 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 맞다”라면서 “수리 여부는 아직 결정 나지 않았다.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협회 측은 박지성 본부장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해 11월 개혁과 인적 쇄신을 내세워 야심 차게 신설한 유스전략본부의 ‘박지성 체제’는 이로써 1년1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박지성 본부장은 비상근직으로 활동하면서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했다. 협회가 공을 들이고 있는 골든에이지 정책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했고,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경험했던 유소년 축구 시스템을 한국에 적용하기 위해 부단히 고민했다.

 

그렇다면 박지성 체제의 13개월은 성공일까, 실패일까. 박지성 체제의 유스전략본부는 태생적으로 성공과 실패를 판별할 수 없는 구조였다. 일단 협회가 유스전략본부를 신설할 당시 상황을 살펴야 한다. 당시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국내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 ‘열풍’이 불어 닥쳤다. 표면적으로 히딩크 감독이 자리잡고 있지만, 그 바탕에 깔린 뿌리에는 협회에 대한 불신이 맺혀있었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안일함으로 대처해 2개 월드컵 연속 대회 직전 감독을 교체했고,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월드컵 예선에서 부진했다. 실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본선 진출 실패의 벼랑까지 내몰렸다. 이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타개책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인적 쇄신을 통한 협회의 개혁’이었다. 그리고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 홍명보 전무이사, 박지성 유스전략 본부장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다.

 

행정가로 본격 행보를 시작한 세 명의 새 얼굴 가운데 박지성 본부장 선임의 성격은 조금 달랐다. 김판곤 위원장이나 홍명보 전무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목적과 목표를 설정해 행정적인 업무를 진행하는 직무었다. 반면 박지성 본부장은 행정적인 업무보다는 직접 경험한 유럽 축구의 선진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풀어달라는 것이었다. 선수로는 한국 축구의 전설로 불리지만, 행정가로서의 이제 발걸음을 시작하는 단계였기에 협회의 제안을 몇 번이고 고사했던 박지성 본부장도 협회의 선임 의도를 파악하고 나서야 수락했다. 협회 입장에서는 박지성의 명망과 경험이라면 초기 유스전략본부의 시작을 창대하게 열어젖힐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박지성 본부장은 그 소임을 충분히 이행했다.

 

중요한 것은 박지성 본부장 다음이다. 박지성 본부장이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렸다면, 이제는 정밀한 묘사가 필요하다. 한국 유소년 축구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알고, 현실적이고 행정적으로 시스템을 만들어갈 전문가가 필요하다.

 

만약 유스전략본부가 박지성 본부장 체제 이후 유명무실해지고 흐지부지한 사라진다면, 협회는 단순히 팬의 불신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박지성 본부장을 이용했다는 것을 증명하게 된다. 한국 축구 팬을 기만한 행위이다. 협회가 누굴 선임하고 어떻게 조직 개편을 단행할지 미지수지만, 박지성 본부장을 선임할 때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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