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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김재욱 “‘손 더 게스트’로 갈증 해소했다”

입력 : 2018-11-28 11:00:00 수정 : 2018-11-28 09: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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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올 한 해 무대를 시작으로 스크린, 브라운관까지 맹활약한 배우 김재욱. 연극 ‘아마데우스’에서는 광기 어린 천재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한 그는 영화 ‘나비잠’에서 일편단심 사랑꾼으로 등장해 설렘을 선사했다. 그리고 ‘손 the guest’로 강렬한 마침표를 찍었다. 

 

이달 초 종영한 OCN 오리지널 ‘손 the guest’(이하 ‘손 더 게스트’)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에 맞선 영매와 사제, 형사의 이야기를 그렸다. 극 중 김재은 악령을 쫓는 구마 세제 최윤 역을 맡아 회를 거듭할수록 폭발하는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보이스’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홍선 감독과의 재회로 기대감을 끌어올렸던 그는 기대보다 더 완벽한 캐릭터를 구현, 작품의 흥행을 이끌었다. 

 

자신만의 색깔을 확고하게 갖춘, 동시에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연기로 승부하는 ‘진짜 배우’ 김재욱. 묵묵하게, 더 탄탄하게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 그의 행보가 빛나는 이유다. 

 

-종영 소감은.

 

“시원섭섭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고, 정말 긴 시간 촬영한 작품이기도 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신들이 많아서 그 상태를 오래 유지하다보니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지치기도 했지만 작업 자체가 즐거웠고, 현장 가는게 정말 좋았다. ‘한 팀’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귀한 현장, 그런 현장과 헤어진다는 사실에 섭섭함과 아쉬움이 크다.” 

 

-캐릭터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오히려 빨리 털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작품이 무겁고 힘들었던 만큼 현장은 더 밝았다. ‘컷’하고 나면 나나 (김)동욱이나 말을 더 많이했다. 원래 말이 많은 편은 아닌데, 더 적극적으로 까불면서 분위기를 중화시키려 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둘이 그러고 있더라.(웃음) 사실 10년 전 그(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현장에서처럼 동욱이의 존재가 컸다.”

 

-작품 선택의 이유는.

 

“최윤이라는 인물이 가진 매력이 중요했다. 요즘 특히 작품 속 인물만의 문제가 아니고 그 인물이 어떤 세계관에서 어떤 인물들과 부딪혀 나가는 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극 중 최윤과 함께 완성시켜나가는 셋(최윤, 윤화평, 강길영)의 밸런스가 좋았다. 개인적으로 극이 진행되면서 캐릭터 상의 디테일보다 함께하는 배우들과의 호흡과 그에 따라 변화하는 최윤의 모습에 더 집중한 작품이었다.”

 

-장르적 고민은 없었나.

 

“원래 오컬트(occult :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적ㆍ초자연적 현상, 또는 그런 현상을 일으키는 기술) 장르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초자연스러운 소재를 다루는 장르를 즐겨봤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시즌제 드라마를 잘 만드는 나라에서 특히 잘 나오는 장르인데, 항상 생각한 것이 ‘우리나라는 (오컬트 장르물이) 왜 없을까’였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같은 생각을 하셨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손 더 게스트’는 여러가지가 잘 맞아 떨어진 작품이었다.”

 

-구마사제 캐릭터 준비는 어떻게 

 

“감독님이 추천해주신 작품을 참고했다. 연출부에서도 구마사제가 공부해야할, 사실 개인이 찾기엔 힘든 자료들을 많이 모아주셔서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 캐릭터를 연구하는 동안 필리핀에 가서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구마사제를 만났다. 현지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미나를 들으면서 구마사제, 악령의 존재, 천주교 입장에서의 접근법 등을 배웠고, 그러면서 기존에 보이지 않았던 길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감독님 역시 구마의식을 어떻게 표현할지 많이 고민하셨는데, 필리핀에서의 시간 이후에 많은 부분 구체화 됐다.”

 

-구마의식을 연기하며 어려움은 없었나.

 

“‘구마의식’이라는 게 생각보다 정적이다. 그 말은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거다. 긴장감과 정신력의 싸움을 영상을 통해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가. 또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할 수 있는 몰입도와 긴장감을 줄 수 있는가도 어려움의 한 부분이었다. 자칫 잘못해 과하거나 모자라면 긴장감이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밸런스를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구마의식을 촬영할 땐 감독님을 비롯해 카메라, 조명 감독님들도 특히 많이 신경 써주셨다. 결과적으로 작품 안에서 구마의식이 잘 만들어진 것 같아 만족한다.” 

 

-‘보이스’와 ‘사랑의 온도’ ‘손 더 게스트’까지 장르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딱히 가리는 장르는 없다. 공포물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손 더 게스트’도 ‘추격 스릴러’지 ‘공포’는 아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장르였는데,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작품이어서 더 좋았다. 때마다 다르긴 하지만 작품 속 캐릭터를 연구하는 동안 인간 김재욱의 컨디션도 연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때론 로맨스물이 더 힘들 수도, 장르물이 더 편할수도 있다. 결국 출발은 나에게서 비롯된다. 그럼에도 좋은 사람들과 작품을 함께 한다면 그들로 인해 구원 받는 편이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중반부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나는 오히려 변해가는 최윤을 기다렸다. 최윤을 연기하며 내가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굉장히 차갑고 냉정하고 또 아름다운 인물이었던 최윤이 변화해가는 과정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거짓말도 못했던 친구가 나중에는 동료를 위해 눈 하나 깜짝 안하고 거짓말을 하게 되고, 사재로서 해서는 안 될 일들을 해나간다. 반대로 초반 화평이는 이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였는데 점점 이성적으로 변해간다. 그런 변화의 과정을 그려낼 수 있어 좋았다.” 

 

-결말은 만족하나.

 

“너무 마음에 든다. 누군가가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세 명을 모두 살려주셨다. 사실 악의 상징인 박일도를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인간 안에 악한 마음이 자라는 건 인간이기에 가지고 있는 본성이고 그 마음으로 분노하거나 누군가를 미워하는 등 마음의 틈이 생겼을 때 악령을 받아들이고 빙의자가 되는 거다. 결국 감독님과 작가님이 말하고자 했던 게 엔딩에 모두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악을 근본적으로 다 없앨 수는 없지만, 그것을 단지 한 사람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것. 그렇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개인이나 사회가 함께 조금씩 인식해나가 한다는 점 말이다. 특히 요즘처럼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문제 제기’까진 아니더라도 이 모든걸 오컬트 장르에 담아 전달했다는 점이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보이스’ 모태구, ‘손 더 게스트’ 최윤을 비교한다면.

 

“연기하는 재미가 굉장히 다른 두 인물이다. 먼저 ‘보이스’ 모태구는 순전히 개인의 즐거움이 컸던 인물이다. 나 또한 연기함에 있어서 타인보다는 개인에 집중했다. 반면 최윤은 반대다. 곁엔 늘 동료가 있고, 외롭지 않은 완전 다른 결의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연기하면서도 느낄 수 있는 재미가 굉장히 달랐다.”

 

-김홍선 감독과 다시 한번 함께한 소감은.

 

“내 배우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최고의 감독님이다. 감독님께서는 배우들의 특징, 성향을 파악하고 연출가로서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잘 아시는 분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나를 믿고, 많은 권한을 주고 특히 현장에서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다. 그래서 항상 감사하다. 감독님께서 ‘보이스’ 끝나고 나서 ‘차기작은 멜로를 할거야’라고 말씀하셨지만, 그 이후 ‘블랙’, 그리고  ‘손 더 게스트’까지 하셨다. 그런데 이번에도 ‘차기작은 멜로’ 이야기를 하시더라.(웃음)”

 

-드라마 ‘보이스’ ‘사랑의 온도’, 연극 ‘아마데우스’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원동력이 있다면.

 

“작품을 할 때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동기가 조금씩 달랐다. 이제는 열정, 욕심만 가지고 작품을 하게되지는 않는다. 요즘은 20대 때와는 다른 에너지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 실감하는 시기다. 오히려 작품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치유가 되고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 되는 것 같다. 다행히 좋은 작품에 출연할 수 있고, 동시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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