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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인터뷰] 유해진 “스포츠월드 독자 여러분,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입력 : 2018-11-08 10:21:11 수정 : 2018-11-08 10: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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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조미료 없이 맛을 내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배우 유해진은 화려한 기교보다 투박한 진심으로 ‘연기의 맛’을 살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연기는 대중의 입맛을 제대로 사로잡은 듯하다. 이젠 그가 출연한다는 소식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가 훅 오른다. 

 

스포츠월드가 창간 13주년을 맞이해 유해진을 만났다. 늘 진짜를 보여주는 배우. 인터뷰도 솔직 담백하게 이뤄졌다. 이제 유해진의 ‘출구 없는 매력’에 빠질 시간이다.

 

-13년 전, 36세의 배우 유해진은 어떤 모습이었나.

 

“13년 전에는 연기에 대한 갈증 해소가 될 듯 안 될 듯, 뭔가 손에 잡힐 듯한 애매한 기분이었다. 배우로 지내면서 불안했던 그런 시절이었던 거 같다.

 

-그런 걱정이 무색하리만큼 다작을 하고 있다. 2016년 영화 ‘럭키’로 원톱 주연으로서의 가능성도 입증한 뒤 2017년 ‘공조’ ‘택시운전사’ ‘1987’, 올해 ‘레슬러’ ‘완벽한 타인’을 차례대로 선보였다. ‘말모이’는 크랭크업했고, 현재는 ‘전투’를 촬영 중이다. 외려 이미지 소모가 걱정되진 않나.

 

“이미지 소모에 대한 고민을 한다. 하지만 그 생각하기 전 제일 최선은 하고 있는 작품에 몰입하는 것이라고 답을 내렸다. 매번 이미지 소모에 대한 고민만 하면서 작품에 임할 수 없는 노릇이지 않나. 그런 고민할 시간에 시나리오 한 번 더 보는 게 나을 것 같다. 어차피 다작을 한다면 좋은 작품을 보여주려고 노력을 하는 게 옳은 방법 같다.”

-무명 연기자에서 감초 연기자로, 그리고 지금은 충무로 원톱 배우로 차근차근 성장했다. 

 

“그래도 무명 때 생각을 자주 한다. 지금 찍고 있는 촬영장에서도 부하들로 나오는 패거리가 있는데 내 옛날 생각이 나더라.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다. 특히 현장에서 후배들을 보면 힘들었던 그때가 많이 생각난다.”

 

-유해진의 호감형 이미지가 때로는 짐이 되지는 않나.

 

“일단 난 과대포장된 것 같다. 책을 많이 읽고, 클래식을 좋아하고, 와인을 즐긴다고 알려졌다. 좋은 부분이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난 소주를 좋아한다. 와인은 있으면 먹고. 와인 종류도 잘 모른다. 책도 안 읽은 지 오래 됐다. 작품을 계속 하니 시나리오만 읽은 지도 좀 됐다. 클래식이야 다들 라디오 93.1 듣지 않나. 무슨 노래인지도 모르고 그냥 듣는 것이다. 물론 내 정서가 그렇게 흐르긴 한다. 그런 걸 좋아하는 놈인 건 맞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너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뭐 이런 인터뷰를 하다가 시간 나면 이 근처 한 바퀴 돌고, 지나가다 갤러리 있으면 들르고. 그냥 그런 정도다.”

 

-‘삼시세끼’로 외 예능으로 볼 순 없나. 예능 속 유해진을 반기는 사람들도 많다.

 

“‘삼시세끼’는 늘 애정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립기도 하고. 그런데 일정들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예능을 한다면 ‘삼시세끼’ 외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무래도 본업이 연기니깐.”

 

-예능 출연 이후 대중들이 친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얼마 전에 병원에 병문안을 갔는데 안내 하시는 분이 깜짝 놀라면서 ‘왜 왔냐’고 하시더라. 아픈 줄 알았다고. 그런 걸 보면 참 좋다. 아무래도 예능이 한 몫 했다. 영화 속 악역도 웃음을 주는 악역을 많이 하다 보니까 친근하게 보시긴 했는데, ‘삼시세끼’ 하면서 더 좋게 봐주는 것 같다. 등산을 가면 알 수 있다(웃음).”

-유해진도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있나.

 

“없을 수 없다. 무한 반복이다. 그럴 땐 내 세계에 풍덩 빠지기도 하는데 최대한 객관적으로 생각 하려고 한다. 근데 인간인지라 그게 좀 어렵긴 하다. 그래서 내 나름 찾은 방법이 나를 좀 하루라도 깨어있게 하려는 것이다. 육체적으로 움직이려 하다 보니 등산 같은 것이 취미로 자리잡게 된 것 아닐까. 결국 나를 들들 볶을 수 밖에 없다. 왜 나이 들수록 ‘사람 고치려고 하지마. 그렇게 살게 둬’라는 말을 하게되고, 듣게되지 않나. 본성이 다 바뀌지 못하는걸 알아도 노력을 할 뿐이다.”

 

-배경화면은 여전히 반려견 겨울이인가.

 

“엊그제 바꿨다. 길을 걷는데 국화가 피어 있더라. 어떻게 아스팔트 사이를 비집고 나와서 피었는지. ‘너 참 예쁘다’ 하면서 찍었다. 나이를 먹을 수록 감성적으로 변한다(웃음).”

 

-앞으로 10년 뒤 배우 유해진은 어떤 모습이길 희망하나.

 

“아직 어떤 모습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때도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배우로 남고 싶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나.

 

“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 혼자는 못 산다. 일을 많이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혼자 가만히 있는 것을 못 견딘다. 근데 이번에 ‘완벽한 타인’을 촬영하면서 보니 이서진 씨는 그렇지 않은 것 같더라. 세상을 더 크게 보는 사람인 것 같다.” 

 

-스포츠월드 독자에게 한 마디

 

“독자 여러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남은 2018년 마무리 잘 하시고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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