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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홀드왕’ 이보근의 2018 가을야구, 기적 그리고 감동

입력 : 2018-11-01 13:00:00 수정 : 2018-11-01 14: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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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신기해요.”

 

‘내우외환.’ 넥센의 2018년은 유난히 안팎으로 악재가 많았다. 구단 내부의 경영권 다툼, 대표이사의 구속. 여기에 시즌 중 마무리 투수 조상우, 주전 포수 박동원의 성추문 등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그럼에도 넥센은 정규시즌 4위에 올라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성과였다. 홀드 2위(24홀드)로 넥센의 선전을 이끈 이보근(32)도 “사실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말이 안 되는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진출에 그치지 않고, 준플레이오프까진 순항을 이어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를 단번에 제압한 뒤,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선 3승 1패를 기록했다.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선 고전 중이지만, 박수받기엔 충분했다.

 

이보근은 그동안의 여정을 잠시 돌이켜보며 감회에 젖었다. 이내 “잘 우는 편이다”란 농담을 던졌지만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까진 숨길 수 없었다. “올해는 우여곡절이 참 많지 않았는가. 좋지 못한 일이 참 많았는데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신기하다”라고 밝혔다.

 

단순히 신기해하며 가을야구를 경험하는 데만 의의를 두진 않았다. 비록 4차전에선 2실점을 기록했으나 이보근은 30일에 열렸던 SK와의 3차전에서 역투를 펼쳐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넥센을 구했다. 3-2로 앞선 8회 초 무사 2루에서 SK의 중심타자들을 맞아 3탈삼진을 잡아냈다. 특히 제이미 로맥과 최정에게 삼진을 잡아낼 때 결정구로 사용된 포크볼의 궤적은 일품이었다. 공을 받았던 포수 주효상도 “포크볼이 정말 좋았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

 

수많은 팬의 환호를 끌어냈지만, 정작 이보근은 승리에 도취하긴커녕 귀가 후 곧장 쓰러져 잠들었다. 한 이닝에 가진 모든 힘을 다 쏟아냈다는 증거다. 컨디션이 좋다는 느낌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정도로 온 신경을 집중했다. 가을 축제의 감동을 이어가고 싶은 간절함은 없던 힘도 끌어냈다. 이제는 한국시리즈라는 더욱 큰 감동을 향해 묵묵히 나아간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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