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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신비한 동물사전2’ 수현 “내 안의 공존하는 두 가지 문화, 잘 살리고 싶다”

입력 : 2018-10-31 11:09:51 수정 : 2018-10-31 11: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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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제 안의 공존하는 두 가지 문화를 잘 살리고 싶어요.”

 

언제부터인가 할리우드 영화에서 국내 배우를 만나는 일이 낯설지만은 않게 됐다. 배두나를  비롯해 이병헌, 정지훈, 강동원 등 수많은 배우들이 할리우드의 문을 열었다. 이 가운데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수현이다. 마블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로 포문을 열더니 ‘마르코폴로’, ‘이퀄스’, ‘다크타워: 희망의 탑’ 등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수현은 “한국인 배우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수줍게 웃어 보였다.

 

수현이 새 작품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신비한 동물사전2’)로 국내외 관객들을 만난다. ‘신비한 동물사전2’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J.K. 롤링 작가가 집필한 영화이자, 2016년 개봉한 ‘신비한 동물사전’의 속편이다. ‘해리포터’의 스핀오프인 작품이기도 하다. 수현은 극중 저주를 받아 뱀으로 변하게 된 서커스 단원 내기리 역을 맡았다. 내기리는 볼드모트가 소유했던 뱀으로, 볼드모트가 자신의 영혼을 쪼개어 보관해놓은 호크룩스 중 하나다.

 

- ‘신비한 동물사전2’에 참여한 소감이 어떠한가.

 

“나 역시 ‘해리포터’ 시리즈의 오랜 팬이었다. 그래서 더 영광스러웠다. 사실 오디션을 볼 때에는 정확히 어떤 배역인지 알지 못했다. 그냥 ‘판타스틱 비스트’라고만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오디션에 합격한 후에야 내 배역이 내기리라는 것을 알게 됐는데, 상상도 못한 역할이라 놀랐다. 내기니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는가.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J.K. 롤링의 작품에서 내기니 역을 맡는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 정체가 알려진 뒤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는데.

 

“아직까지도 백인이 대다수인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에 참여하게 돼 너무 기뻤다. 그래서 거기까지는 사실 생각하지 못 했다. 어릴 때부터 인종차별 이슈에 관심이 많았고, 이번 문제에 대해 나 역시 책임감을 느낀다. 다만, 그런 변화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또 내가 생각하는 내기니는 강력한 비스트이자, ‘해리포터’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악한 동물로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그녀만의 스토리가 있다.”

 

- 외국에서 활동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많이 외롭고 낯설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힘든 것보다 재밌는 것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 워낙에 공항 가는 게 취미였을 정도로, 해외 나가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다. 역마살이 있나보다.(웃음) 당연히 힘들고 외롭지만, 뭔가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있다. 또 에즈라 (밀러)와 같은, 어떻게 보면 나와 결이 많이 다른 배우들을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는다. 요즘에는 어떻게 하면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워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다.”

 

- 해외에서 살았던 부분이 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어릴 때 외국에서 살다가, 아빠가 시민권자를 포기하면서 한국으로 왔다. 한국 사람으로서 똑바로 살아야 하고, 역사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아빠의 생각이었다. 외국에서 보냈던 기억 때문에 정체성 혼란도 있었고 문화적 충격도 심했다. 다시 돌아가겠다고 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내가 한국 사람이기에 차별화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또 언어적인 측면뿐 아니라 문화를 이해하고 있어서 오디션을 볼 때 보다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배우로서 책임감도 많이 느낄텐데.

 

“자연스레 책임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번 논란을 바라보면서도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됐다. 문화적으로 내 안에는 두 가지 문화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살려서 외국인들이 느끼기에도 국내 분들이 보시기에도 이질적이지 않게 잘 녹아들었으면 좋겠다. 최근 외국 배우들을 보면서 자극받는 것은 자기가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한 표현이 크다는 것이다. 나 역시 영향력이 커지게 되면, 나의 생각들을 조금씩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 목표가 있는가.

 

“처음 할리우드에 진출할 때 이 길이 맞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으로 3년 가까이를 고민했다. 이상하게도 그때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처럼 느껴졌다. 그러다가 죽더라도 일단은 한 번 해보자고 결심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제의가 들어온 거겠지 생각했다. 요즘에는 아시아인들이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역할, 가보지 않은 구역들에 가보고 싶다는 꿈을 조금 더 꾸게 됐다.”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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