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와이프’ 장승조 “나와 비슷한 윤종후, 꿈틀대는 모든 것 표현하고 싶었죠”(인터뷰①)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배우 장승조가 ‘돈꽃’에 이어 ‘아는 와이프’로 다시 한번 인생캐릭터를 경신했다.

지난 2005년 뮤지컬 ‘청혼’으로 데뷔한 장승조는 ‘미스 사이공’, ‘로미오와 줄리엣’ 등 다양한 뮤지컬과 연극 등에서 활약한 베테랑 배우다. 2014년 브라운관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그는 OCN ‘신의퀴즈4’, tvN ‘라이어 게임’, MBC ‘밤을 걷는 선비’ 등 다수의 작품으로 차츰 얼굴을 알렸고, MBC ‘훈장 오순남’ ‘돈꽃’ 등 주연작을 통해 쉬지않고 작품활동을 이어갔다. 그리고 tvN ‘아는 와이프’의 윤종후 캐릭터를 만났다.

장승조가 연기한 윤종후는 주혁(지성)의 절친한 친구이자 평범한 은행원. 그는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직장인의 애환을 녹였고, 우정으로 주혁을 다독였다. 뿐만 아니라 우진(한지민)을 향한 다정다감하고 스윗한 매력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장승조는 첫 로코(로맨틱 코미디)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뒷받침했고 지성과 훈훈한 브로맨스를, 한지민과 설레는 케미스트리를 형성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매 작품 찰떡 같은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인 배우 장승조. 차기작을 통해 또 어떤 캐릭터를 선보일지 기대되는 이유다.

-종후 캐릭터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극 중 인물과 실제 성격에 공통점이 있나.

“전작 ‘돈꽃’의 장부천도 내 안에 있는 또다른 내 모습이었고, ‘아는 와이프’의 윤종후도 내 모습이 지극히 반영된 인물이었다. 실제 모습보다 더 좋게 포장된 인물인 것도 같다.(웃음) 실제로 유쾌하고 장난스러운 점이 굉장히 비슷했다. 내 안에서 꿈틀대는 부분들을 다 표현하고 싶었고, 감독님께서도 어느 정도의 수위까지는 허락해주셨다. 친한 지인들은 방송을 보고 ‘너의 진짜 모습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보기 좋다’고 말해주더라. 그만큼 나에게도 좋은 추억이 됐다.”

-주혁(지성)에 비해 종후를 향한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가 유독 뜨거웠다.

“종후에게는 약간의 판타지가 있는 것 같다. 반면 주혁이는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어서 그렇게 받아들이신 듯 하다. 그만큼 형이 잘 표현했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주혁이 입장에 굉장히 공감하면서 봤다.(웃음) 주혁이 입장에서는 다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형이 이해할 수 있도록 연기해줬다. 그 사이에 나를 비롯한 다른 현실이 들어오다보니 혼란이 생겼다고 본다. 결국엔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감동도 재미도 공감도 얻는 작품이 됐고, 각자가 맡은 역할을 재밌게 소화했기 때문에 그런 공분을 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성과의 호흡은 어땠나.

“너무 좋았다. 형이랑 연기 하다보면 짜릿한 순간들이 있었다. 형이 믿어주고, 서로 의지했다. 리허설 때 어떻게 할거냐고 서로 물어보고 맞추면서 그 힘으로 나아갔다. 재밌는 장면들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어 행복했다. 무엇보다 남자 배우들끼리 할 수 있는 재밌는 상황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더 즐거웠다.”

-남자 배우들과의 ‘브로맨스’로 매 작품 화제가 되고 있다. 그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잘 모르겠다.(웃음) 전작도 그랬고 ‘아는 와이프’도 다 형들과 호흡을 맞췄다. 경력도 엄청난 선배님들과 함께 하다보니 귀엽게 잘 봐주신게 아닐까. 그래서 내가 뭘 어떻게 하든 다 포용해 주시고, 신에 녹여낼 수 있게 도와주셨다. 정말 큰 복이다.”

-한지민과의 호흡보다 더 행복했던 것 같다.

“그건 또 별개의 문제다.(웃음) 지민이와 촬영 할 때도 행복했다. 개구지다고 해야하나..지민이는 순간순간 그런 모습이 있다. 그게 너무 귀엽더라. 내가 좋아해야 하는 상대였고, 자연스럽게 그런 감정들이 생기다보니 더 편했다.”

-직장 생활을 간접 경험한 소감은.

“실제로 오전 7시 출근, 밤 10시 퇴근하며 촬영했다. 점심 시간에는 밥을 먹었고, 은행 촬영이 끝나면 회식 장면을 촬영을 했다.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낯설었던 공간이 점차 익숙해지더라. 각자 자리를 꾸미기도 하고 노하우가 생겼다. 같은 공간에서 3개월 동안 촬영해서 그런지 편안함들이 잘 녹아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촬영을 하면서 (직장인들이) 굉장히 힘들겠구나 하며 이해가 됐다. 크고 작은 사건이 터져서 수습하기 바쁘고, 업무에 치일 때면 옥상에 다시 올라가서 스트레스를 풀고 다시 업무로 돌아가는. 반복된 일상이겠지만 그분들에게는 나름의 방법이 다 있을 것이다. 반면 직장인들에게는 그 일상에서 오는 안정감도 있을거란 생각을 했다. 공감도 되고, 부럽기도 하면서 또 안쓰럽고 정말 다양한 마음이 들었다.”

-‘아는 와이프’를 마치고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있다면.

“‘다음 작품에서는 이렇게 해봐야겠다’ 하는 다짐이 생겼다. 아직 마음 속에 가진 생각이지만 지금까지 작품을, 또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것들이 많다. ‘아는 와이프’를 하는 동안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못봤던 것들이 보이더라.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 ‘왜 전엔 몰랐을까’ 싶은 지점들이 있다. 잘 반영 될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시도를 해볼 것 같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지성이 형의 대본을 본 적이 있는데, 인물에 대한 분석, 방향성, 표현하는 방법 모든 게 쓰여져 있더라. 상대 인물을 어떻게 대할지나 그 신이 원하는 방향성을 모두 고민한다. 함께 하다보면 지성이라는 배우가 임하는 자세, 호흡, 제스쳐 다 보이니까 그 모습을 보고 배운게 많다. 또 함께 맞춰가며 풍성해지는 부분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