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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호쾌액션 ‘업그레이드’, 척추에게 더 필요한 것은 ‘업데이트’

입력 : 2018-09-12 03:00:00 수정 : 2018-09-11 19: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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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액션영화 ‘업그레이드’가 입소문을 타며 관객을 늘리는 중이다. 유명 배우나 감독 없는 저예산 영화지만 호쾌한 액션과 독창성으로 북미 시장에서 제작비의 2배가 넘는 수익을 거둘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범죄자들에게 총을 맞아 전신마비로 살아가던 주인공 그레이(로건 마샬 그린 분)는 척추에 ‘스템’이라는 컴퓨터를 이식받아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그레이가 내리는 명령을 스템이 신체 각 부위에 중계하는 방식으로 끊어진 척추신경을 대체한다.

스템은 그레이의 신체능력을 한층 끌어올려 초인과 같은 근력과 반응속도를 제공하기도 한다. 영화 제목 그대로 신체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강력해진 몸을 이용해 복수에 나선 그레이는 각종 기계로 신체를 개조시킨 범죄조직과 싸움을 벌여 나간다.

영화를 보며 척추에 컴퓨터를 이식해 몸을 움직인다는 발상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척추는 온 몸의 운동·감각신경이 지나가는 고속도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실제로 척추신경에 문제가 생길 경우 마비·통증·감각이상 등 신경 증상이 발생하며 피로·소화장애·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한번 손상된 척추와 신경은 회복하기 매우 힘들고 그만큼 치료도 까다로워진다. 척추를 변형시켜 신경을 압박하는 추간판탈출증(디스크), 척추전방전위증 등 근골격계 질환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컴퓨터·스마트기기 사용과 좌식생활이 일상이 돼버린 요즘, 척추에 바르지 않은 자세로 생활하는 시간은 늘고 상대적으로 운동시간은 점점 줄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척추 질환자 수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를 기준으로 약 86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다.

가장 효과적인 척추 질환 예방은 좋은 자세에서부터 시작한다. 고개를 지나치게 숙이거나 구부정한 자세는 피하고 허리를 꼿꼿이 펴는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틈틈이 일어나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기만 해도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업그레이드의 후반부는 기술에 지배된 인간의 말로를 진지하게 그려낸다. 스템의 능력에 너무 의지한 나머지 그레이의 복수는 비참하게 마무리된다. 한방에서는 우리 몸이 하나의 유기체로서 신체 각 부위가 서로 조화를 이룬다고 본다. 이 영화의 결말에는 소중한 몸을 기계로 대체해 ‘업그레이드’하기보다 날로 가꾸며 ‘업데이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숨어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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