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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현장] 살인범이 제안하는 진실게임…‘암수살인’이 단순 형사물이 아닌 이유

입력 : 2018-08-28 15:24:20 수정 : 2018-08-28 15: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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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 암수살인(暗數殺人) : 피해자는 있지만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살인사건.

 

 또 한 편의 범죄 실화극이 관객을 기다린다. 영화 ‘암수살인’(감독 김태균, 제작 필름295·블러썸픽쳐스)이다. 단어 자체도 생소한 ‘암수살인’은 국내에선 본격적으로 처음 다뤄지는 소재로, 부산에서 일어난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배우 김윤석과 주지훈의 만남으로 큰 기대를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암수살인’ 제작보고회가 28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태균 감독을 비롯해 김윤석, 주지훈 등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총 일곱 명입니다. 제가 죽인 사람들예” 영화계에서 흔하디흔한 것이 형사물이라지만, ‘암수살인’은 조금 다르다. 범인을 추적하고, 또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액션 등 범죄 수사 장르의 일반적인 패턴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미 형을 받아 복역 중인 살인범 강태오(주지훈)는 형사 김형민(김윤석)에게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한다. 그리고 김형민은 진실과 거짓이 혼재돼 있는 그의 말을 토대로 끈질기게 사건을 쫓는다. 즉, 범인이 아닌 피해자를 찾아가는 셈이다.

 

 “일단 무조건 믿고, 끝까지 의심하자.” 김윤석은 자신이 연기한 김형민에 대해 “그간 형사 역할을 몇 번 했는데, 가장 바람직하고 마음에 든 형사였다”고 밝혔다. 이미 범인은 잡혀 있고, 주변 사람들은 만류한다. 다들 형사가 살인범에게 놀아나고 있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김형민은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퍼즐 조각들을 하나둘씩 맞춰나간다. 김윤석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중심으로 수사한다는 점에 끌렸다”면서 “일반 영화는 범인을 체포하면 끝이 나지만, 이 영화를 그 이후를 말한다. 한 번쯤은 가슴속에 담아봐야 하는 영화인 것 같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용호상박(龍虎相搏)’ 연기대결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믿고 보는 배우’ 김윤석은 물론, ‘신과함께2’, ‘공작’ 등 연타석 홈런을 날리고 있는 주지훈 또한 극악무도한 살인범으로 완벽 변신했다. “첫 번째 관객”이었다고 자신을 표현한 김태균 감독은 “두 배우의 호흡은 정말 예술이었다. 두 배우를 보며 떠올린 단어는 딱 ‘용호상박’이었다. 김윤석이 호랑이라면, 주지훈은 용 같았다. 두 배우가 현장에 오면 묘한 긴장감이 들더라. 특히 마지막 접견실 신을 촬영할 때는 마치 팽팽히 당겨진 활처럼 느껴지더라”고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무려 6년을 준비한 작품이다. 지난 2012년, 김태균 감독은 우연히 접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한 에피소드를 통해 깊은 인상을 받는다. 김태균 감독은 “피해자의 신원을 밝혀내야지만 범죄를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했다. 스핑크스 앞에 선 오이디푸스가 연상되기도 하고. 사실 한 형사의 열정과 집념 때문에 시작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업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단순히 거기에만 머무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회적 알레고리가 느껴지는 영화가 됐으면, 나아가 사회 전반에 투영되고 확장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암수살인’은 오는 10월 초 개봉한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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