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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파주이슈] ‘아재는 가라’ 김학범 감독, 열정에 열린사고 더하다

입력 : 2018-08-08 06:00:00 수정 : 2018-08-09 15: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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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어때? 하니까 되지? 그렇게 하면 돼.”

 

훈련 도중 김학범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감독이 불호령을 내린다. 이날 처음 훈련에 합류한 ‘형님’ 황의조(감바 오사카)에게도 예외는 없다. 김민재(전북) 이승모(광주)를 향해서도 소리친다. “반 박자 늦었잖아!”라며 조금의 틈도 주지 않는다. 조금 과장해 파주 스타디움이 흔들릴 정도였다. 가히 호랑이 선생님답다.

 

그런데 무조건 소리만 지르는 게 아니다. 공을 차는 이진현(포항) 옆에 찰싹 붙어서 한참을 속삭인다. 그러더니 이진현이 김학범 감독을 바라보더니 ‘씩~’ 미소를 짓는다. 그러나 김학범 감독도 웃으며 “거봐~ 하니깐 되잖아. 그렇게 하면 된다”라고 어깨를 두드린다. 평소에 김학범 감독 체제 훈련에서 볼 수 없는 이 진풍경이 지난 6일 파주 스타디움에서 진행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펼쳐졌다.

 

지난달 31일부터 파주 NFC에 소집해 파주 스타디움을 오가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대표팀은 조직력, 수비 전술, 그리고 세트피스 훈련을 중심으로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는 8일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합류하면 공격 훈련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훈련은 김학범 감독이 주도한다. 김학범 감독은 직접 축구화를 신고 나설 만큼 열정적이다. 호랑이 선생님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도 하늘에 울려 퍼진다. 그렇다고 무섭기만한 훈련 분위기는 아니다. 조유민(수원) 등 수비수들이 훈련 분위기를 주도하며 팀 활력소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도쿄대첩’의 주인공 이민성 코치가 밝은 기운을 불어넣으며 긴장감과 웃음꽃이 공존하는 훈련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의 지도 스타일은 선수 자율에 맡긴다. 줄곧 프로팀만 맡아오면서 “프로 선수는 스스로 관리하고 움직일 줄 알아야 한다”는 지론을 펼쳤다. 이날 합류한 황의조를 두고 ‘어떤 대화를 나눴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슨 말이 필요해. 알아서 하는거지. 프로인데”라고 껄껄 웃었다. 다만 팀을 지도하는 방식에는 분명 변화를 주고 있다. 여전히 무섭지만, 연령대 대표팀에 눈높이를 맞춰 상세하게 하나씩 체크해주면서 이해시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실 세트피스 훈련은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한다. 정보가 노출될 경우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에도 세트피스 훈련은 극비리에 진행했다. 그런데 김학범 감독은 달랐다. 김학범 감독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을 불러모았다. 취재진이 감독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경우는 있어도 감독이 취재진을 모으는 일은 극히 드물다. 김학범 감독은 “비공개로만 훈련하면 추측이 난무해 혼란스럽더라. 모두 공개하겠다. 다만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게 도와달라. 정보가 유출되면 그만큼 대표팀에 손해 아닌가. 부탁한다”고 설명했다.

 

김학범 감독이 연령대 대표팀을 맡은 것은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대표팀 코치 이후 약 22년 만이다. 당시에는 30대 젊은 지도자였기에 선수와 함께 호흡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래서 김학범 감독의 행보가 반갑다. 김학범 감독의 맞춤형 지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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