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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위크엔드스토리] 영자의 전성시대,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

입력 : 2018-08-03 05:07:11 수정 : 2018-08-03 05: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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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참시'서 4D식 맛표현에 대중 열광 대세 등극… 방송·광고 러브콜 줄이어
끝났다 생각했는데 김숙 덕분에 꽃길… 관 뚜껑 열고나와 이렇게 뜰 줄이야

바야흐로 다시 ‘영자의 전성시대’다. 고정으로 출연 중인 프로그램이, 그것도 화제성 높은 프로그램들로만 4개다. 특히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은 이영자의 진가를 재조명하는 발판이 됐다. 마치 눈앞에서 해당 음식을 먹고 있는 듯한 생생한 4D식 맛 표현은 대중을 매료시켰고, 이영자가 추천하는 메뉴들은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이영자 맛 지도’가 생겨났을 정도. 말죽거리 소고기 국밥, 소떡소떡, 김치 만두 등 완판신화를 이뤄내며 대세 개그우먼으로 우뚝 섰다.

객관적인 지표에서도 이영자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이영자는 지난 7월 예능방송인 브랜드평판 부문에서 ‘유느님’ 유재석에 이어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브랜드 평판지수는 브랜드 빅데이터를 추출하고 소비자의 행동을 분석해 참여가치, 소통가치, 미디어가치, 소셜가치로 분류, 가중치를 두어 나온 지표다. 그만큼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인기를 광고계가 모를 리 없을 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영자는 최근 매니저와 동반 CF를 촬영할 만큼 광고계 핫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꽃길’보단 ‘가시밭길’에 가까웠던 이영자의 인생이다. 이영자는 충청남도 아산시에 위치한 생선가게의 셋째 딸로 태어났다. 어린 이영자는 교복을 입고 생선 배달을 해야 했고, 옷에 밴 냄새가 지워지지 않아 친구들 눈치를 보곤 했다. 대학에 입학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가정형편을 이유로 부모님이 반대한 것. 이영자는 “시장에서 고등어를 팔아 등록금 50만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밤무대 MC로 종횡무진하기도 했으나, 개그맨 공채시험에서는 8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개그우먼으로서의 삶도 마찬가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한 이영자는 “안 계시면 오라이~”(SBS ‘기쁜 우리 토요일’)라는 유행어를 히트시키며 ‘영자의 전성시대’ 1막을 열었지만, 먹구름을 피해가진 못했다. 2001년 ‘다이어트 사건’으로 불명예스럽게 대중 앞에 서게 된 것이다. 다이어트 관련 상품 모델로 활약하던 와중에 지방흡입수술을 한 사실이 드러났고, 눈물로 사죄했지만 여론은 차갑게 등을 돌렸다.

다시 흐름을 타기 시작한 것은 tvN ‘현장토크쇼 택시’, KBS2 ‘안녕하세요’ 등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이영자표 입담이 제대로 빛을 발했다. 특히 ‘안녕하세요’를 통해 일반인 출연자들의 사연에 함께 울고 웃으며 시청자들의 진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필요할 때면 자신의 가족인양 진심어린 일침을 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덕분에 2012년 KBS 연예대상 쇼오락 MC부문 여자최우수상, 2014년 아시아 레인보우TV 어워즈 최우수여자진행상 등을 거머쥘 수 있었다.
 

진짜(?) 전성기를 맞은 개그우먼 이영자.

사실 ‘먹방(먹는 방송)’은 레드오션이나 다름없다. 단순히 잘 먹는 이들은 이영자 말고도 많다. 넘쳐나는 대식가들 가운데서도 유독 이영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가진 편안함, 그리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값비싼 음식들에 눈이 휘둥그레져도 결국 뜨끈한 김치찌개 한 스푼에 마음이 평온해지듯이, 대중은 이영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소소한 위로를 받았다. 이에 보답하고자 이영자는 광고 출연료를 기부하는 등 통 큰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영자는 한결 같다. 여전히 투박하고 가끔은 촌스럽기도 하다. 주변에서 칭찬이라도 한 마디 건네면 민망한 듯 괜히 엄한 이야기들을 꺼내놓곤 한다.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말에 이영자는 “‘이제 연기자로서 끝났나 보다’ 하고 관 뚜껑을 닫았더니, (김)숙이가 방송에서 내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준 덕분에 다시 관 뚜껑을 열고나올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남자 복이 없는데, 인기 복이라고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껄껄 웃었다. 오랫동안 축적된 자신만의 철학으로 여성 예능인으로서의 새 장을 열어가고 있는 이영자, 그의 전성시대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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