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수는 이번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비난의 소용돌이에 빠져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 18일 스웨덴전과 23일 멕시코전에서 모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경기마다 굵직한 실수를 저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27일 독일전을 앞두고 장현수의 출전이 국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를 만큼 큰 이슈를 모으기도 했다. 말 그대로 뜨거운 감자였다.
장현수도 어찌 보면 피해자이다. 아직 월드컵 무대에서 팀의 수비진 전체를 조율할 만큼의 경험과 능력이 부족한데, 그보다 수비진 조율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없다. 한국 축구의 현실이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장현수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독일전의 경우 중앙 미드필더 역할까지 맡길 정도로 수비진에서 뺄 수 없는 자원이 됐다. 중계방송 화면에는 실수를 저지르는 장면만 확대돼서 잡혔지만, 사실 장현수는 이날 중원에서 뛰면서도 수비진 위치를 조율하며 잡아줬다. 한국 축구가 나은 기형적 시스템이다.
본인은 얼마나 도망치고 싶었을까. 그래도 장현수는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월드컵 일정을 소화했다. 강한 정신력으로 무너지지 않았다. 감독의 부름에 끝까지 달렸다. 물론 만족할 만한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본인의 소임을 끝까지 완수했다.
장현수는 지난 27일 독일전 직후 “월드컵을 위해서 포기해야 했던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나가기 위해서는 당연한 것”이라며 “당시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같은 순간이 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개인의 욕심이었다면, 독일행을 결정했을 것이다. 부와 명예는 월드컵보다 독일이 더 가까웠다. 그러나 장현수는 한국 축구대표팀과 월드컵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다. 그렇게 자신을 그라운드에 던져 희생했다.
장현수는 지금보다 미래가 더 밝은 선수이다. 아직 자신의 약점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한 선수지만, 약점을 보완한다면 한국 축구에 없어서는 안 될 수비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강인한 정신력과 열정은 그 누구보다 뜨겁다. 장현수가 현재보다 더 도약하길 기대해 본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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