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대표팀은 24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리는 멕시코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 나선다. 지난 18일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치른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0-1로 패한 대표팀은 멕시코와의 맞대결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맞선다. 만약 멕시코에도 패한다면, 16강 진출은 산술적으로 어려워진다.
이날 패배는 곧 끝을 의미하기 때문에 선수단의 부담감과 중압감이 상당하다. 특히 멕시코는 앞선 1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으며 급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사실 경기를 앞두고 해설을 두려워해야 하는데, 솔직히 이번에는 경기가 어떻게 될지 두렵다”고 설명했다. 불현듯 4년 전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알제리전이 떠오른다.
그래서 발악을 하고 몸부림을 쳐야 한다. 그래도 힘든 것이 월드컵 무대이다. 이를 몸소 경험했던 손흥민은 “월드컵이라는 무대가 자신감만으로 뛸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라면서 누구보다 처절하게 월드컵을 준비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쓰디쓴 아픔을 경험한 손흥민, 기성용, 김영권을 주축으로 대표팀 전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다. 이들은 오스트리아 레오강 전지훈련에서 오히려 체력 트레이너들이 말릴 정도로 단내나는 훈련을 소화했다. 옆에서 지켜보지 않고선 모른다.
물론 욕설을 하고 비난을 하는 것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 넘치기 때문에 발생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에게 대표팀에서 은퇴하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멕시코 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적어도 이들은 자기 시간과 돈을 투자해 이곳 러시아까지 찾아와 대표팀을 응원한다. FIFA가 팬 AD를 통해 예상한 한국-멕시코전 관중은 42600명이다. 이중 한국 관중은 900명이다. 환승 중심 공항인 모스크바 공항과 로스토프 공항에는 연일 ‘솜브레로(챙이 넓고 큰 멕시칸 모자)’를 든 멕시코 팬 수백명이 몰려오고 있다. 로스토프나도누 시가지에서 열리는 팬 페스트(축제)에도 멕시코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앞서 스웨덴전이 열렸던 니즈니 노브고로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대표팀이 훈련한 만큼 멕시코도 훈련했고, 한국 대표팀이 간절한 만큼 멕시코도 간절하다. 하지만 선수단은 이 가운데서도 실낱같은 희망, 천분의 일에 가까운 기적을 품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팬들의 성난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역경 속에서 기적을 향하는 대표팀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 선수단은 지금 월드컵 무대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곧 쏟아질 비난에 두려워하고 있다.
FIFA 랭킹 42계단이나 차이나는 멕시코를 상대로 ‘어디 어떻게 뛰나 한 번 지켜보자’는 심정으로 응원하는 것이 과연 대표팀을 위한 응원일까. FIFA 랭킹 42계단이나 차이나는 멕시코를 상대로 ‘승패와 관계없이 마음껏 기량을 펼치기 바란다’는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이 대표팀을 위한 것일까.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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