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권영준의 끄라시바 월드컵] 장현수, '패스미스'인가 '패스미스'로 보는 것인가

입력 : 2018-06-20 10:30:00 수정 : 2018-06-20 09:20:22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권영준 기자] ‘정말 패스 미스일까, 패스 미스로 보는 것일까.’

장현수(27·FC도쿄)가 논란의 중심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중앙 수비수 장현수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치른 스웨덴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잦은 실수를 저지르며 아쉬운 경기력을 드러냈다.

두 장면이 도마 위에 올랐다. 우선은 전반 27분 장현수가 중앙에서 측면에 위치한 박주호를 향해 롱패스를 보냈으나, 패스의 강약을 조절하지 못하면서 크게 벗어났다. 이때 박주호가 공을 잡기 위해 점프를 시도하다 햄스트링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또 후반 19분에는 상대 공격수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공을 걷어냈으나, 이 공이 스웨덴 선수 정면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김민우가 킥을 저지하기 위해 페널티킥을 내준 태클을 저질렀다.

이 두 장면은 한국 축구에 치명타가 됐다. 이에 장현수를 향한 비난의 시선과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패배의 원인을 오롯이 장현수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과연 이러한 시선이 맞는 것일까.

가장 핵심은 페널티킥 바로 직전의 ‘패스미스’를 향한 시선이다. 장현수는 이 장면에서 상대 공격수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공을 차단했다. 볼 소유권이 스웨덴 선수에게 있었고 측면으로 전진하려는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공을 막아선 것이다. 만약 장현수가 볼 소유권을 정확하게 뺏어와 동료에게 전달하려는 시도 과정에서 차단을 당했다면 패스 미스가 맞다. 하지만 이것을 패스 미스로 본다는 것은 ‘비난을 위한 낙인’일 뿐이다.

물론 이날 장현수가 좋은 플레이를 했다는 것은 아니다. 첫 월드컵 무대라는 압박감에 자기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특히 패스에서 잦은 실수가 나오면서 흐름을 끊어지는 현상을 야기했다. 분명 반성해야 할 부분은 반성하고, 보완해야 한다.

또 한가지, 현시점에서 장현수를 향한 비난은 대표팀 전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대표팀 수비진은 한국에서 가장 수비를 잘한다고 선발돼 월드컵 무대에 올랐고, 그 가운데서도 선발로 낙점받은 선수가 장현수이다. 그런데 장현수는 제 활약을 못 했다. 그리고 비난의 중심에 있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장현수 대신 누군가가 나가더라도 비난에 대한 두려움과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날 장현수의 플레이는 반성할 필요가 있다. 지나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흔들렸다. 장현수가 다시 선발 출전하든, 다른 선수가 출전을 하든 이들이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라고 하더라도 공은 둥글다. 팬 모두 질 때 지더라도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선보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를 보고 싶어할 것이다. 어차피 질 경기 대충 플레이하는 대표팀을 보고 싶진 않을 것이며 비난을 쏟아낼 것이다. 그렇다면 마지막까지 선전할 수 있게 지켜봐 줘야 하는 것이 맞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김용학 기자, 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