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엄마. 손흥민, 이승우, 기성용 선수 사인 다 받았어. 신난다.”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치른 훈련장 풍경이 기억난다.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열흘간 전지훈련을 진행한 축구 대표팀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해 짐을 풀었고, 입성 이튿날부터 곧바로 훈련을 진행했다.
당시 훈련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훈련을 전면 공개하는 팬오픈 트레이닝. 오후 4시부터 시작한 팀 훈련이지만 교민과 러시아 축구팬은 오후 2시부터 훈련장인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을 찾았다. 한 러시아 어린이는 “쏜(SON)”을 외치며 손흥민(토트넘)의 팬임을 알리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교민을 포함해 축구팬 250여명이 훈련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훈련장 한편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뜨거운 햇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한 민국”을 외쳤다.
대표팀은 갖은 논란과 선입견 속에 외로운 투쟁 중이다. 트릭 논란, 파워 프로그램 논란, 심지어 불화설까지 불거졌으며 무분별한 인신공격과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선수단을 힘껏 응원하며 힘을 불어넣어 주는 팬들도 많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봤다.
어찌 절실하지, 간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한낱 사인 하나에 세상을 다 가진 표정는 아이의 웃음은 훗날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될 수도, 끝까지 한국 축구를 믿어주는 주춧돌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그 작은 마음과 웃음을 절실하게 느껴야 한다. 대표팀이 갖은 비난에도 달려야 하는 이유이다. 고무적인 것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우리의 태극전사들 역시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간절함을 품고 비난을 이겨내며 묵묵히 구슬땀을 흘려다.
이처럼 절실한 마음이 조금씩 모이고 모여 기적은 현실이 된다. 18일 저녁 9시 조별리그 첫 판 스웨덴전, 이젠 불만의 시선은 접어두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붉은악마’가 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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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팀의 손흥민이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예선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를 하루앞둔 17일(현지시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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