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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요금제 압박에… 이통사 저가요금 경쟁

입력 : 2018-06-04 03:00:00 수정 : 2018-06-03 17: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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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KT, 데이터 요금 개편
속도·용량 제한 없는 파격 조건 내세워
소비량에 초점… 소비자 공략 나서
[한준호 기자] 이동통신업계에 요금제 개편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시시각각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가 촉발한 경쟁이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 요금에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기가바이트)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동통신 시장 지배 업체, 즉 1위 업체에 먼저 적용시킨 후 이를 통해 다른 업체들에도 순차적으로 확산시켜 국민들에게 통신비 인하 효과를 주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실제 보편요금제는 정부 법적 검토를 끝내고 국회로 넘어간 상태다.

업계는 이에 반발하면서도 사실상 보편요금제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돌릴 만한 요금제 개편안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특히 요즘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보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데이터 소비량이 늘어나자 여기에 초점을 맞춘 요금제를 내세우고 있다. 

포문을 연 쪽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올해 2월 국내 최초로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내놨다. 8만원대(선택약정 할인율 적용시 6만원대)에 ‘데이터 무제한’에 월 40GB까지 가족은 물론,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파격적 조건이었다. 콘텐츠 마케팅에도 적극 나섰다. 유튜브, 넷플릭스, 애플뮤직 등과 제휴에 나서고 자체 기술로 서비스할 수 있는 앱 서비스 유플러스 프로야구와 유플러스 골프를 각각 한 달 간 타 이통사 이용자들에게 개방했다.

KT는 LG유플러스보다 늦었지만 세련된 요금제로 대응하고 있다. KT는 지난달 30일 데이터 혜택을 대폭 강화한 데이터온(ON) 요금제 이용자 모집을 시작했다. 데이터온 요금제는 4만·6만·8만원대 3종 요금제로 선택약정 할인율 적용시 3만·5만·6만원대로 데이터를 무제한(일부 속도제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8만원대 프리미엄 요금제는 속도제한도 아예 없애 LG유플러스의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와 동일하다.

KT는 이번에 보편요금제를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저가 요금제까지 들고 나왔다. ‘LTE베이직’ 요금제로 선택약정 할인을 적용하면 월 2만원대에 음성통화 및 문자를 기본 제공하고, 매월 1GB의 데이터에 ‘밀당’(데이터를 다음달로 이월하거나 데이터를 당겨 쓰기)도 가능하다.

그러나 여전히 보편요금제는 이동통신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다. 여론의 눈치가 보여 대놓고 비판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보편요금제를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 부사장도 요금제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요금제 개편은 고객 습관과 이용방법에 기초해 만들어진 것이고 정부안(보편요금제)과 상관없다”면서 “연관시킬 필요가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요금제 개편 경쟁에서 SK텔레콤만 아직 조용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SK텔레콤은 요금제 개편이 쉽지 않을 것”이라거나 “이번에 움직임이 있지 않겠냐”는 말로 엇갈린 예측을 내놨다. 직접 SK텔레콤 관계자에게 물어봤지만 “준비를 하고는 있으나 개편 여부도 그렇지만 시기를 확정해서 말하기도 어렵다”고 대답해 말을 아끼는 눈치였다.

어차피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관련 요금제를 가장 먼저 적용받는 업체는 SK텔레콤이다. 준비는 준비대로 하면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데이터 무제한 역시 업계 1위 업체이기 때문에 사실 정부의 인가를 받기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보편요금제가 촉발한 요금제 개편 경쟁이 이동통신업계를 사정없이 흔들고 있어 향후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좋은 혜택이 쏟아져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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