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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 S다이어리] 손흥민 "망신 당할 수 있다"의 진짜 의미

입력 : 2018-05-17 05:20:00 수정 : 2018-05-16 23: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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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망신을 당할 수 있다.”

손흥민(26·토트넘)이 현실을 직시하며 2018 러시아월드컵을 냉정하게 바라봤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 모두가 경각심을 느껴야 하는 이유이다.

손흥민은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의 핵심이다. 이는 한국 축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세계 축구가 손흥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포츠 글로벌 매체인 ESPN은 “한국은 공격에 강점이 있다. 특히 손흥민에 대해 기대가 크다”라고 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미국 언론 뉴욕 타임스 역시 “토트넘의 손흥민은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격돌하는 스웨덴, 멕시코, 독일 언론 역시 “손흥민은 경계 대상 1호”라고 전했다.

이처럼 쏟아지는 관심에도 손흥민은 냉정했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어쩌면 망신을 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였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지만, 1승 제물로 여겼던 알제리에 대패를 당하며 눈물을 펑펑 흘린 가슴 시린 경험이 있다. 손흥민은 “당시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자신감으로 덤비면 될 줄 알았다”면서도 “월드컵은 자신감만으로 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이제는 조심스럽고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한국은 최약체이다. 분명 경쟁국과 퀄리티 차이가 있다”고 현실을 직시하면서 “실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서로 협력하고 희생해야 한다. 나부터 명심하겠지만, 많은 선수가 그렇게 생각하고 움직여주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손흥민이 언급한 희생이라는 단어에 한국 축구대표팀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2014 브라질월드컵 실패의 결정적인 이유이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014 브라질월드컵 직후 ‘백서’를 통해 실패의 원인을 분석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예방 주사의 타이밍을 놓친 것이었고, 이것이 컨디션 저하로 이어졌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지켜본 팬들의 시선에는 이것이 원인이 아니었다. 문제는 바로 희생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원팀’을 외쳤지만, 실제 원팀은 이뤄지지 않았다. 협력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를 악문 선수가 없었고, 지친 동료를 이끌어주는 선수도 없었다. 말로는 투지를 되뇌었지만, 진정한 투지를 엿볼 수 없었다. 단순한 전술 대처도 희생이 밑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엿 투척 사건’이 실제 발생한 진짜 이유를 되뇌어야 한다.

한국은 객관적으로도 주관적으로도 월드컵 본선 최약체이다. 손흥민의 말대로 두 발 더 뛰고, 서로 협력하며 희생해야 최약체의 전력을 뒤집을 수 있다. 협력과 희생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손흥민의 말대로 망신을 당할 것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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