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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라돈 침대… ‘케모포비아’ 다시 확산

입력 : 2018-05-17 03:00:00 수정 : 2018-05-16 18: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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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침대 일부 제품서 1급 발암물질 검출… 방사성 물질로 확인
리콜조치 됐지만 소비자들 집단 소송에 청와대 국민청원 진행
[이지은 기자] 라돈 침대 사태로 화학 물질에 대한 공포증을 일컫는 이른바 케모포비아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대진침대 일부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되자 소비자들의 우려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매트리스에서 몸에 좋은 음이온을 방출하도록 희토류를 분말 상태로 만들어 코팅했는데, 이 원료인 모나자이트가 방사성 물질로 확인된 것이다.

지난 15일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에서 피폭선량(하루에 10시간을 침대 매트리스 2㎝ 높이에서 엎드려 호흡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양)이 연간 최대 9.35배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사용자들의 반발은 더 거세졌다. 기업의 리콜 조치와는 별개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은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진행하며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더 큰 문제는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가운데 막연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에서는 유럽과 미국처럼 공산품의 라돈 검사와 검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음이온이 나온다고 광고하는 액세서리나 속옷 등에서도 유해 물질이 나오지는 않을지 의심이 커졌다. 실제 온라인쇼핑몰 11번가는 라돈 침대 사태가 발발한 지난 3일 하루 동안 측정기 대여와 판매량이 하루 평균 40배 증가했다고 발표했고, ‘맘 카페’를 중심으로 인터넷 카페에서는 최근 기기 자체를 구하기도 어렵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는 상황이다.

사실 화학제품에 대한 공포심은 이미 화장품 업계의 지형도를 바꿔왔다. 가습기 살균제, 살충제 계란, 유해성분 생리대 등 건강을 위협하는 사건이 줄줄이 터지면서,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의 정보를 알고 구매하는 ‘체크슈머’가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NPD그룹이 발표한 ‘2017년 여성 스킨케어 소비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소비자들의 50%가 화장품 구매에 앞서 성분을 확인한다고 응답했고, 유해 물질이 함유되지 않은 제품을 산다는 비율도 2015년 33%에서 2017년 40%로 높아졌다. 앱 데이터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발표한 지난 3월 안드로이드 뷰티 앱 사용자 현황에서도 화장품의 성분과 효과를 분석해주는 앱 ‘화해’가 83만 명으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뷰티 브랜드들은 천연 성분을 앞세운 ‘착한 화장품’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올해 1분기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서 성분을 강조한 저자극성 제품들의 매출이 2017년 4분기 대비 평균 200% 상승했고, 특히 국내 천연 화장품 브랜드 ‘마녀공장’은 입점 6개월만에 매출이 27배 가까이 늘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LG 생활건강 관계자는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친숙한 성분으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덜 수 있는 게 관련 제품군의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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