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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양의지’가 잘 할수록 두산의 고민은 커진다?

입력 : 2018-04-25 13:00:00 수정 : 2018-04-25 1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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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포수 양의지(31)의 존재감은 두산에서 절대적이다.

지난 24일 인천 SK전은 양의지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이날 타격 성적은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그런데 3개의 안타가 모두 장타였다. 0-2로 뒤진 2회에는 추격의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6회에는 한 이닝에 2루타 2개를 날리는 진기록을 세우며 팀이 8점을 뽑는데 기폭제 노릇을 해냈다. 한 이닝 2루타 2방은 역대 KBO리그 17번째 기록이다.

올해 양의지의 방망이는 특별하다. 24일 현재 타율은 0.403으로 규정 타석을 채운 리그 포수 중 단연 1위의 기록이다. 리그 전체로 따져도 전체 2위의 기록이다. 양의지는 언제나 설렁설렁 방망이를 돌리는 것 같지만, 타구에는 힘이 잔뜩 실려 장타로 연결된다. 양의지의 올 시즌 장타율은 0.636이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 힘을 발휘한다. 올해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양의지의 타율은 0.400(35타수 14안타)다. 현재까지 올린 14개의 타점 중 12개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득점권 찬스에서도 무시무시한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율 0.381(21타수 8안타) 1홈런 10타점을 쓸어 담았다.

양의지의 진짜 가치는 수비다. 수치로 드러나지 않은 투수 리드 같은 인사이드 워크는 리그 최고 수준이다. 노련한 볼 배합과 리드로 젊은 투수들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수치로 확인되는 수비능력인 도루저지율도 0.333으로, 올해 20경기 이상을 뛴 리그 포수 가운데 톱이다.

그런데 양의지가 잘할수록 두산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양의지는 올 시즌 후 첫 번째 FA 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겨울 내부 FA와 협상에서 ‘합리적 금액’을 강조했다. 결국 민병헌(80억원)은 두산을 떠나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국내복귀를 타진하던 김현수(115억원)도 한 지붕 라이벌인 LG로 이적했다. 당시 모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게 지갑을 열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로 분석됐다. 올겨울 이적 시장에서도 ‘합리적인 금액’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겸장’ 포수 양의지의 몸값은 최소 100억 이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 심각한 포수난을 겪고 있는 몇몇 지방구단이 양의지의 몸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경쟁이 붙는다면 몸값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지난겨울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강민호는 4년 총액 80억원을 받고 삼성으로 이적했다.

두산으로선 만만치 않은 금액을 투자해야 하는데, 최근 수년간 두산 선발 마운드를 이끈 좌완 장원준도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재취득한다는 것도 큰 부담이다.

두산은 올해 마운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끌어내고 있는 양의지는 두산에 ‘필수불가결’이다. 합리적인 금액을 고수하면 뺏길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너무 높여 부르자니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두산은 ‘FA 로이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양의지의 활약이 마냥 반갑지는 않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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