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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호잉의 전력질주, 한용덕 감독은 왜 미안했을까

입력 : 2018-04-23 06:00:00 수정 : 2018-04-23 09: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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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대전 이지은 기자] “마음이 짠하죠.”

한화는 지난 22일 대전 홈에서 넥센에 3-4로 패했다. 5연승을 거둔 뒤 연패에 빠지는 롤러코스터 행보. 여느 팀보다도 1승이 간절했지만, 결국 1점 차를 뒤집지 못하고 결국 4연패에 빠졌다.

그 와중에 눈에 띄는 플레이가 있었다. 바로 8회 제라드 호잉(29·한화)이 만들어낸 2루타였다. 8회초 불펜 송은범이 상대 외인 타자 초이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던 터. 8회말 선두타자 하주석이 내야안타로 재역전 기회를 만드는듯 했지만, 송광민이 병살타를 치면서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후속 타자로 나선 호잉은 평범한 좌전 안타를 때려내고도 전력 질주를 했다. 보통 선수들이라면 1루를 밟는데 그칠 타구로 호잉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까지 파고들었다. 세이프를 확인한 호잉에게서는 기쁨의 세리머니가 나왔다.

이튿날 이 장면을 돌이키던 한용덕 한화 감독은 “마음이 짠했다”라고 했다. “짧은 단타를 2루타로 만들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니 혼자서라도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보이더라. 그렇게 열심히 해주니 그저 고마웠다”라는 이유에서였다.

22경기 타율 0.390 8홈런 23타점 19득점(21일 현재). 그러나 호잉의 진정한 가치는 성적표에 있지 않다. 모든 힘을 쏟아붓는 열정이 그대로 그라운드에서 드러나기 때문. 특히 빠른 발을 이용한 센스있는 주루나 극적인 호수비는 단번에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곤 한다. 그린라이트가 주어진 호잉이 불필요한 상황에서 도루로 다칠까봐 벤치에서 오히려 ‘자제령’을 내린 상황이다.

대부분의 구들은 외인 선수의 ‘워크 에씩’으로 한 번쯤은 골머리를 앓곤 한다. 그러나 올해 한화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소년 가장까지 자처하는 ‘효자 외인’ 호잉의 고군분투에 오히려 미안함이 앞설뿐. 이제는 동료들이 여기에 응답할 때다. 한 감독은 “호잉이 어떤 마음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는 지는 나에게 그랬듯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달됐으리라 믿는다”라고 기대를 덧붙였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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