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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임수정 “주변에 다 엄마…역할 어색하지 않아요”

입력 : 2018-04-19 11:23:27 수정 : 2018-04-19 18: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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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남편의 숨겨둔 16살 아들과 동거
주변에 가정 있고 아이 있는 집 많아
효진의 성장도 다뤄 낯설지 않았죠
상업 영화에 없는 역… 카타르시스 느껴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임수정이 특별한 엄마가 됐다. 데뷔 17년차 임수정에게도 엄마 역은 처음. 임수정이 표현한 모성애는 어떨까.

영화 ‘당신의 부탁’은 사고로 남편을 잃고 살아가는 32살 효진 앞에 남편의 아들 16살 종욱(윤찬영)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두 사람의 좌충우돌 동거를 그린 이야기이다. 모든 캐릭터들과 호흡을 맞추는 배우 임수정의 원톱 영화이기도 하다.

임수정은 갑작스런 사고로 남편을 잃고 작은 학원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효진 역을 맡았다. 남편이 부재한 상황에서 30대 초반에 피가 섞이지 않은 다 큰 아이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하는 것은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일. 그럼에도 영화는 깊이 있는 스토리와 섬세한 연출력을 통해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에 설득력을 더했다.

무엇보다 임수정은 쉽지 않은 관계들로 빼곡한 상황과 감정을 능숙하고 안정적으로 연기해 극을 이끈다. 특히 남편이 남기고 간 다 큰 아들 종욱과의 불편한 동거를 선택하는 효진의 복잡다단한 속내를 설득력 있는 연기로 입체화, 작품의 결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냈다.

-예산이 큰 영화는 아니다. 출연 계기가 있다면.

“시나리오가 마치 책 한 권을 읽은 것처럼 훅 빠져들게 만들더라. 글을 읽고 이동은 감독에 대한 호기심 같은 것이 생겼다. 실제로 만나보니 대화도 잘 통하고 정서적으로도 잘 맞았다. 효진의 일상을 따라가다가 대사를 툭툭 던지는데, 그 일상성에 차근차근 스며들면서 공감이 되더라. 또 제작사가 명필름이다 보니까 더욱 신뢰가 갔다. 심도 있는 좋은 영화를 해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

-흔한 상황이 아니다. 관객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일 것 같은데.

“연기하면서 어려운 게 있을 때면 무조건 감독님과 이야기했다. 뭐든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조언도 구했다. 아무래도 우리 영화는 효진이 죽은 남편의 아들 종욱을 데려오겠다는 결심이 설득력을 가져야 하는 게 가장 큰 핵심이지 않나. 때문에 그 이전의 공허하고 우울한, 무료한 효진의 일상을 잘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재밌지도 않고 생명력을 잃어버린, 엄마가 되기로 나선뒤 조금씩 바뀌는 그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다.”

-민낯으로 연기를 했다.

“효진의 무료한 일상을 강조하다 보니 옷은 물론이고 얼굴도 그런 분위기가 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감독님의 설정대로면 정말 피곤에 찌든 비주얼을 담아야 했는데 고맙게도 당시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를 막 끝내고 너무나 피곤한 상태에서 바로 촬영에 들어가게 된거다. 따로 준비할 게 없었다(웃음).”

-그래서 효진의 감정 변화가 더 눈으로 와닿는다.

“미팅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드라마를 찍고 내 비주얼이 많이 변한거다. 힘들어 보이는 모습에 감독이 만족스러워했다. 부으면 부은 대로, 뾰루지가 나면 나는 대로, 다크 서클이 있으면 있는 대로 정말 리얼하게 막 찍었다. 그런 효진이 종욱과 함께 하면서 조금씩 생기가 예뻐지더라. 삶의 생기가 도는 게 보여서 너무나 좋았다. 생각했던 모습, 이야기가 그대로 잘 완성된 것 같아 뿌듯했다.”

-생애 첫 엄마 연기다.

“지금 제 주변을 둘러봐도 다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다. 그래서 엄마 역을 맡는 게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러운 선택이기도 하고. 또 효진의 성장 얘기도 포함돼 있어서 그 역을 낯설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더 테이블’에 이어 작지만 강한, 저예산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효진은 상업영화에선 만들어지기 어려운 여성 캐릭터다. 내용도 그렇고. 그래서 더 연기해보고 싶었다. 몇 년 전부터 크고 작은 영화제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며 국내 독립 영화를 볼 기회가 많았는데, 정말 다양하고 훌륭한 작품들이 많더라. 이게 바로 국내영화의 힘인데, 상업 영화 시장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잖나. 상업영화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눈을 돌려 이런 인재들과 협업한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을텐데 아쉬웠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작품이 있다면 편하게 참여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 같다. 제가 출연해서 한번이라도 찾아보는 사람이 더 늘어난다면 좋겠단 마음이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저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지금 꼭 해야겠다’ 혹은 ‘혼자 살아야겠다’란 생각을 딱히 하진 않는다. ‘이 사람하고 결혼해야겠다’는 순간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아직은 그런 사람을 만나길 기다리고 있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명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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