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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무비]‘머니백’ 풍자와 웃음 빠진 안타까운 블랙코미디

입력 : 2018-04-11 13:39:16 수정 : 2018-04-11 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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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블랙코미디에 풍자와 웃음이 빠지니 뻔함만 남았다.

영화 ‘머니백’은 이긴 놈이 다 갖는 세상, 하나의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일곱 명이 뺏고 달리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돈 한 푼 없는 취준생 민재(김무열)는 어머니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살던 집 보증금까지 빼 돈을 마련하지만 사채 빚으로 양아치(김민교)에게 그 돈을 모두 빼앗긴다. 이 돈은 사채업자 백사장(임원희)에게 전달되고, 이는 또 다시 문의원(전광렬)의 선거자금으로 쓰이게 된다. 그러나 백사장이 계속해서 돈을 요구하는 문의원을 제거하기 위해 고용한 킬러(이경영)에게 전달돼야할 최형사(박희순)의 총을 택배기사(오정세)가 민재에게 전달하면서, 문의원에게 전달되려던 돈 역시 민재의 손에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이 ‘머니백(money bag)’을 둘러싼 7명의 운명은 꼬여만 간다.

7명의 연기파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 국내에는 흔치 않은 블랙코미디 장르라는 점 등에서 ‘머니백’이 신선한 웃음을 안겨줄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캐릭터들의 설정부터 스토리 전개까지 신선함보다는 익숙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돈도 직장도 없는데 아픈 어머니가 병원에 누워계시는 취준생,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일하지만 진상고객들에게 수난을 당하는 택배기사, 겉과 속이 다른 타락한 국회의원,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사채업자와 결정적인 상황에서 실수를 하는 똘마니 양아치 등 틀에 박힌 설정들로 색다른 재미를 주지 못한다.

더불어 이런 일곱 캐릭터의 이야기를 모두 들려주려고 하다 보니 전개가 늘어진다. ‘우연’으로 꼬여가는 방향 역시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전개로 스토리 진행 속도가 더욱 길게 느껴진다.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우연히 얽히고설키는 지점에 있어서는 전개가 꽤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타이트한 전개로 쫓고 쫓기는 느낌을 살렸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김무열과 이경영 등이 기존에 무겁고 날카로웠던 이미지를 벗고 전혀 다른 반전 매력을 보여준다는 점은 흥미롭다.

때문에 캐릭터나 속도감에 있어 점수를 얻지 못했다고 해도 유머코드라도 확실히 잡았다면 볼만한 코미디 영화가 됐을 수 있겠다. 그러나 블랙코미디로서 풍자에 집중한 모양새도 아니다. 직접적이지 않은 표현을 통해 비판적인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풍자라면, ‘머니백’은 소시민으로 대표되는 취준생과 택배기사의 고된 현실과 다양한 포지션 속 갑과 을의 적나라한 관계 등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씁쓸한 웃음조차 나지 않는 심란한 기분만이 들게 한다.

블랙을 떼고 코미디만 두고 보자면 몇몇 짧은 장면들이 의외의 웃음을 터지게 한다. 이는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전무후무한 귀여운 캐릭터라고 킬러 역을 두고 변신을 예고한 이경영의 공이 크다. 별다른 계획 없이 가볍게 극장 나들이를 하길 원한다면 추천할만 하다. 12일 개봉.

kwh073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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