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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주역’ 박정아, FA이적 뒷얘기… 도로공사행 결심 이유

입력 : 2018-03-29 05:50:00 수정 : 2018-03-29 16: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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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즐겁게 배구를 하고 싶었어요.”

여자 프로배구 도로공사가 새 역사를 썼다. V리그 출범 원년인 2005시즌부터 참여한 도로공사는 13시즌을 치르는 동안 유독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와는 인연이 없었다. 여자부 6개 구단 중 유일하게 챔프전 우승 경험이 없는 팀이 바로 도로공사였다.

14년의 한을 풀기 위해 2014년 센터 정대영, 2015년 세터 이효희와 리베로 임명옥, 2016년 센터 배유나를 차례로 영입하며 전력보강에 나섰다. 그리고 2017년 화룡점정을 찍을 자유계약(FA) 최대어이자 레프트 박정아를 품었다.

이들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팀을 진두지휘하며 고속 질주를 펼쳤다. 특히 IBK기업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의 극적인 역전승은 V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로 꼽힌다. 드라마를 써 내려간 도로공사는 결국 지난 27일 챔프전 3차전에서 완승을 하고 창단 첫 통합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이번 우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선수는 바로 챔프전 MVP(최우수선수) 박정아이다. 박정아는 1~2차전 말 그대로 ‘미친’ 활약을 선보이며 팀을 이끌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박정아에게 200점을 주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박정아 영입은 도로공사 우승에 ‘신의 한 수’가 됐다. 그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그날 밤, 박정아의 FA 이적 뒷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박정아는 지난 시즌 종료 후 FA자격을 얻으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기준을 세웠다. 바로 ‘즐겁게 배구를 하자’였다. 즐겁게 경기를 뛸 수 있는 분위기에서 코트를 누비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복수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던 박정아는 고민에 빠졌고, 분위기 파악에 나섰다.

지난 2016년 IBK기업은행에서 도로공사로 이적한 최은지는 “당시 정아에게 문자가 왔다. ‘김종민 감독님 어떠셔?라고 물었다”면서 “그때 정아에게 ‘배구판에 김종민 감독님 같은 지도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딱 한 마디만 했다”고 전했다.

실제 김 감독은 도로공사 선수단 사이에서 신임이 두텁다. 주장 정대영은 “카리스마가 분명히 있으신 분인데, 화를 안 내신다. 경기에 패한 뒤 ‘왜 너희들이 인상 쓰고 있어. 패배는 감독 책임이야. 인상 펴. 괜찮아’라고 말씀하신다”면서 “그러고 다음 날 만나면 감독님께서 인상을 쓰고 계신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에서 신뢰가 쌓였다. 모두가 믿고 따른다”고 전했다.

박정아 역시 김 감독의 이러한 지도 스타일에 이적을 결심했다. 박정아는 “배구는 혼자 잘한다고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믿고 의지하니 부담감도 덜하다”며 “감독님께서는 이기면 다 같이 잘 한 것이고, 지면 다 같이 부진했다고 하신다. 이런 분위기가 팀을 하나로 만든다. 배구가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지도자로서 역량을 꽃피운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 그리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마음껏 뛰고 싶었던 박정아. 서로의 코드가 맞았던 짜릿한 만남이 도로공사의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나섰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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