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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더그아웃스토리] '유부남'으로는 첫 캠프, kt 이상화 "돈 많이 벌어다줄게!"

입력 : 2018-02-28 06:00:00 수정 : 2018-02-28 09: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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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샌버나디노(미국) 이지은 기자] “아직도 여자친구라고 하게 되네요. 하하.”

이상화(30·kt)는 10년 만에 피어난 꽃이다. 2007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프로데뷔하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미완의 대기’라는 수식어를 떼지 못한 채 2015시즌이 끝난 후 결국 고향 팀을 떠났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건너온 kt에서도 꽃망울을 틔우는 데까지는 2년이 더 걸렸다. 2017시즌 성적표 70경기 66이닝 4승3패 6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95는 1군 7시즌을 통틀어 커리어 하이였다. 그동안은 마음속에 선발을 향한 꿈을 품고 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보직이었던 마무리로 나서며 깜짝 활약했다.

선수 본인도 수없이 흔들려온 시간이었지만, 그 옆을 변함없이 지켜온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아내 고유정(31) 씨였다. 멋모르던 스무살 시절 소개팅으로 만난 둘의 인연은 연인으로 발전했고, 10년간의 연애 끝에 지난해 12월 결혼식을 올렸다. 이번 미국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 혼인 신고까지 마치면서 남이었던 두 사람은 진짜 가족이 됐다.

겨울만 되면 생기는 남편의 빈자리는 이미 익숙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결혼도 했으니 더 몸조심하고 다치지 말라”는 당부가 붙었다고 했다. 이상화는 “연애할 때부터 항상 자기 자신보다는 나를 더 우선순위에 놓고 챙겨준 사람이다. 어렸을 때는 잘 몰라서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그렇게 해주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이런 점 때문에 ‘이 여자와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혼했으니 이제 제가 더 잘해야 한다”라고 진심을 털어놨다.

사실 야구로만 한정해봐도 2018시즌에 접어드는 이상화의 마음은 절대 가볍지 않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지난해가 반짝 활약으로 남지 않으려면 올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활약을 이어가야 한다. “부담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라던 이상화는 “더 잘하려고 다른 걸 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내 것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하던 대로만 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아내는 이런 이상화를 잡아주는 가장 좋은 멘털 코치다.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았다고 느슨해지지 말고 쓰리아웃이 될 때까지 집중해라’, ‘공 하나하나에 집중력을 가지고 던져라’ 등 경기 상황에 맞는 족집게 조언을 해주기 때문이다. “솔직히 아버지가 얘기했을 때는 잔소리 같이 들리기도 했는데, 와이프가 말해주니 진짜 집중해서 듣게 되더라”라며 웃던 이상화는 경상도 사나이다운 고백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내가 돈 많이 벌어다 줄게!”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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