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는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김태리)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남자친구는 합격한 임용고시 시험에 혜원은 탈락한다. 남자친구를 순수하게 축하해줄 용기도, 다시 힘을 낼 의욕도 없이 지쳐버린 혜원은 가방 하나만을 메고 고향집으로 훌쩍 돌아온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지만 작은 마을 속 소꿉친구인 은숙(진기주)과 재하(류준열)가 찾아와 그에게 따뜻한 위로를 안긴다. 혜원에게 위로를 안기는 또 하나, 바로 직접 재배한 작물들로 정성껏 만들어 먹는 한 끼. 서울의 인스턴트 일상에 지친 혜원에게 엄마(문소리)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알찬 한 끼는 그의 마음을 채워간다.
‘리틀 포레스트’는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 동명의 일본 만화가 원작으로, 일본에서도 이미 영화화 돼 국내에서 개봉했던 작품이다.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가 ‘힐링 무비’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만큼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 역시 잔잔하게 흘러가는 전개 속 4번의 크랭크인과 4번의 크랭크업으로 담은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사계절 풍광과 계절 별 농작물로 탄생한 다양한 요리들을 선보이며 마음 따뜻한 한 상을 선사한다.
연출을 맡은 임순례 감독이 “우리가 도시에서 사는 방식들이 다들 너무 비슷하다. 다르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새롭게 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한 것처럼 ‘리틀 포레스트’는 모든 짐을 벗어던지고 평온한 휴식을 만끽하고 싶은 대중들의 대리만족을 완벽하게 충족시켜 준다.
일본 영화의 담백한 매력을 선호하지 않거나 ‘힐링’이라는 단어를 지루하게 느끼는 관객이라도 걱정할 것 없다. 2편으로 제작된 일본판과 달리 한국판은 한 편만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속도감을 높였다. 더불어 재하와 은숙, 큰 고모와 엄마 등 등장하는 캐릭터 수는 적지만 극 곳곳을 알차게 채워넣으며 전혀 싱거운 느낌이 나지 않도록 했다.
이렇듯 작지만 정성스런 요소들이 모여 아직은 추운 날씨 속 마음의 봄을 끌어당겨올 ‘리틀 포레스트’. 시원한 액션이 담긴 블록버스터를 볼 때보다 더 시원한 마음을 느끼고 싶다면 꼭 봐야할 영화다. 28일 개봉.
kwh073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