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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김보름 울린 '함성의 의미'… 반복한 "죄송합니다"

입력 : 2018-02-24 23:38:15 수정 : 2018-02-25 16: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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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강릉 권영준 기자] 김보름(25·강원도청)은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웃지 못했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사죄의 마음을 담아 관중에 큰절을 올렸고, 소감은 그저 “죄송합니다”가 전부였다.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보름은 24일 강원도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에서 메달권에 진입하는 역사를 남겼다.

값진 발걸음에도 김보름은 좀처럼 웃을 수 없었다. 최근 일어난 논란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김보름은 지난 19일 노선영(콜핑팀) 박지우(한체대)와 함께 여자 팀 추월에 나섰으나 조직력에서 큰 허점을 남겼다. 마지막 1바퀴를 남겨두고 노선영을 맨 뒤에 둔 채 김보름, 박지우만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진짜 문제는 김보름의 인터뷰였다. 김보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노선영을 저격하는 멘트와 함께 활짝 웃어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에 국민은 김보름에게 등을 돌렸다. 지난 21일 치른 팀추월 7~8위전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김보름의 이름을 외쳤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 현재도 김보름을 향한 비판 여론은 꺼질 줄 모르는 활화산처럼 폭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김보름이 국민에 용서받을 수 있는 방법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후에 진심을 담아 사죄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빙판 위를 뛰었다.

힘겨운 시간을 보낸 김보름은 이날 사력을 다해 빙판 위를 달렸다. 준결선에서 체력을 비축하는 전략으로 결선에 올랐고, 결선에 오른 뒤에는 마지막 구간(13~16바퀴)에 스퍼트하는 전략을 세웠다. 줄곧 하위권을 맴돌던 그는 마지막 구간에서 스피드를 냈고,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지만 이를 악물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후 김보름은 태극기를 들고 트랙을 돌며 큰절을 올렸다. 고개를 숙였고, 웃지 않았다. 시상대에 올랐을 때도, 김보름은 손을 가지런히 모은 상태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김보름은 “지금 떠오르는 말이 죄송하다는 말밖에 없다. 다른 말은 못 할 것 같다”며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죄송한 마음이 커서 국민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큰절을 했다. 그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김보름은 “마지막으로 달리는데, 응원소리가 들리더라”며 “그 응원소리가 큰 힘이 됐다. 다시 한번 국민께 죄송하다”고 울음을 참으며 고개를 숙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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