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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다운사이징'으로 위기 돌파 나섰다

입력 : 2018-02-19 18:41:36 수정 : 2018-02-19 18: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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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뇌물 혐의 법정 구속… 월드타워점 좌초 위기
인천공항서 매장 철수…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는 제외
“수익 위해 시내 경쟁력 강화·해외사업에 총력 기울일 것”
[전경우 기자] 최고 수장의 부재로 위기에 빠진 롯데면세점이 ‘다운사이징’을 통해 전화위복을 노린다.

롯데면세점은 신동빈 그룹 회장이 면세점 특허를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본궤도에 올라선 월드타워점(2017년 매출 5721억원)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초유의 위기가 찾아왔지만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1터미널 매장 철수라는 강수를 꺼내 들고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매출의 80%를 시내면세점에서 벌어들이고 있지만 상징적 의미를 갖는 공항면세점의 적자 폭이 워낙 커 어려움을 겪어왔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설 연휴 직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중 일부 반납을 결정하고 인천공항공사에 철수 요청 공문을 보냈다. 롯데면세점은 보유한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하고 탑승동 등 나머지 3개 사업권(DF1, DF5, DF8)을 반납하기로 했다. 이후 오는 3월 중에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해지 승인을 받으면 120일 간 연장영업 후 철수하게 된다. 철수가 결정된 매장에 근무하던 100여명의 직영사원들은 본인 희망 근무지를 고려해 제2터미널과 서울 시내점 등으로 모두 전환 배치된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매장 철수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2015년 3월 진행된 3기 사업 입찰 당시 롯데면세점은 매년 50% 이상 신장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 성장세 등에 맞춰 임대료를 산정했지만 현 정부의 안보 정책에 호응했다 된서리를 맞은 사드 사태로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었다. 또한 3기 사업 시작 이후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 정책에 따라 서울 시내면세점 4곳이 늘었고, 올 연말에는 3곳의 시내면세점 추가 개소가 예정돼 있어 시내 면세점의 패권마저 안심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2월에는 특허 수수료가 큰 폭으로 증가해 비용 부담도 키웠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은 2016년부터 2년간 약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계약 기간인 2020년까지 영업을 지속할 경우 사업 기간 동안 약 1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에 인천공항공사와 갈등을 빚어 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철수를 통해 개선된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시내면세점 경쟁력을 강화하고 온라인 면세점 마케팅을 확대할 것”이라며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의 해외 시장 공략은 투자 단계를 넘어 수확기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5월 오픈한 베트남 다낭공항점이 영업 첫해부터 흑자가 점쳐지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중에는 베트남 2호점인 나트랑공항점이 문을 연다. 동시에 베트남 주요 도시인 하노이, 호치민, 다낭 등에 대대적 투자를 진행하고 시내면세점을 추가 열어 베트남 면세점 시장을 선점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한편, 롯데면세점이 빠져나간 자리를 어떤 회사가 채울지도 관심사다.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과 3위 신세계DF의 입성이 관측되나 쉬운 문제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금액을 낮춰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신라와 신세계 역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신라와 신세계는 최근 높은 임대료 등의 이유로 인천공항 2터미널 DF3 구역 입찰을 포기했던 전례가 있다. 3개 사업권을 모두 인수할 사업자는 중국 시장이 여전히 안개속인 현재 상황에서 나오기 어렵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DF 측은 1터미널 3개 사업권 입찰에 대한 문의에 대해 “공고가 나오는 것을 보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규 업체 선정은 인천공항공사가 1차로 심사하고 이어 관세청의 2차 심사로 마무리된다. 아직 일정과 세부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가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앞서 1기 사업 기간(2001년 2월~2008년 1월) 입찰에 참여했던 DFS(미국)나 글로벌 1위 업체인 듀프리(스위스) 등 외국계 사업자가 인천공항에 입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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