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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류승룡 "12kg 증량, 날아다니는 모습도 석헌스러워"

입력 : 2018-02-19 00:49:49 수정 : 2018-02-19 00: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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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염력’은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아빠 석헌(류승룡)과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빠진 딸 루미(심은경)가 세상에 맞서 상상초월 능력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예매율 40%를 기록하며 2018년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던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상 밖의 저조한 성적. 메가폰을 잡은 연상호 감독은 차기작을 만들 때에는 여러가지 의미의 고민을 거듭해야겠단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남긴 것은 있다. 마이너한 감성의 상업영화가 극장가에 걸릴 수 있다는 가능성,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다. 우리는 모두 ‘염력’의 출연 배우들이 얼마나 열심히 촬영에 임했는지 알고 있다. 

류승룡은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력한 캐릭터를 입고 나타났다. 석헌은 한국형 히어로다. 처음엔 종이컵이 구겨지고 그의 주변으로 방 안의 수많은 물체가 떠오르는 정도였다면 후반부엔 쇠문 자동차 등 온갖 철제를 자유자재로 끌어당긴다.

류승룡의 연기도 인상깊다. 염력을 쓰는 그의 모습은 어딘지 우스꽝스럽지만 중독성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손끝과 무릎 눈 코 입까지 동원해 염력을 끌어 모으는 석헌의 독특한 모션은 류승룡의 표정 연기가 더해져 완성됐다.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봤던 초능력에 대한 이미지를 스크린에 생생하게 표현한 류승룡. 그는 왜 이 작품에 끌렸을까.

-왜 ‘염력’이었나.

“재작년 4월 연상호 감독님이 칸영화제에 가기 전에 ‘염력’ 시놉시스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어떻겠냐고 물으셔서 바로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시나리오는 그 이후 몇 개월 뒤에 받았지만, 이전부터 감독님의 기발함을 좋아했기 때문에 바로 결정할 수 있었다.”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나보다.

“더빙으로 참여한 ‘서울역’도 그랬지만 ‘돼지의 왕’ ‘사이비’ 등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들이 생각지도 못한 신선한 소재와 장치들로 엮여 있지 않나. 감독님의 디렉션도 독특하지만 정확하다. ‘부산행’ 역시 너무 잘 나왔기 때문에 믿음이 두터웠다.”

-초능력자로 충무로에 돌아올 줄은 몰랐다.

“나도 내가 날아다닐 거라곤 상상을 못했다(웃음). 갈수록 한국 영화의 장르와 소재가 파격적이고 다양해지다 보니 예측 불가의 충무로가 돼버렸다. ‘내가 따라갈 수 있을까’하며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

-영화는 어떻게 봤나.

“연상호 감독님은 정말 자신의 색깔과 강점이 뚜렷한 분이다. ‘염력’의 경우는 정말이지 감독님의 그런 면들이 잘 집대성 된 것 같다. 철거민 문제라는 우리 사회의 미해결된 문제와 염력이라는 판타지적 소재, 그것을 부성애와 가족애로 끌어안으며 의외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는 점이 새삼 놀라웠다. 시나리오에서 내가 느낀 그것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존경스럽더라.”

-석헌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영웅의 모습과 결을 달리한다.

“몸무게를 12kg 정도 증량했다. 한국 아저씨가 익숙한 빌딩숲을 날아다닐 때 통쾌함이 있더라. 날아다니는 모습도 석헌스럽고. 석헌은 모든 일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초능력자지만 영웅이라기보다 딸에게 영웅이 되고자 한 것 같다. 도망칠 수도 있지만 딸을 위해 도망치지 않았고, 딸과 서툴게 소통하는 모습이 내겐 인상적이었다.”
-심은경과의 호흡은 어땠나.

“은경이와는 삼촌과 조카 사이 같다. 영화 ‘불신지옥’ 때부터 봐서 은경이 어머니랑도 잘 안다. 은경이를 처음 봤을 때 워낙 수줍음을 많이 타는 데다 말도 작게 하고 해서 연기할 수 있나 궁금했는데, 신들린 연기를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지금도 여전히 실제로는 조용조용하고 나긋나긋하다. 하지만 연기할 땐 확 달라진다. 그러니 천상배우다. 일상을 농축해서 연기로 풀어내는구나 싶다. 항상 더 나을 게 없을지 고민하고, 탐구한다. 나보다 나이는 어릴지 몰라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배울 점이 많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다.”

-지금 배우 류승룡의 목표는 무엇인가.

“한 때는 저 역시 흥행을 꿈꾸고, 촬영에 들어가면서부터 결과를 예측하고, 전전긍긍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점차 이 협업의 과정이 어떤 결과보다 훨씬 중요하고 의미가 깊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까지 어떤 뚜렷한 목표를 정하고 달려온 건 아니지만 매순간 ‘잘 완주하자’라는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 사실 진정한 의미의 ‘완주’라는 게 뭔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제가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의 의미와 아주 긴밀하게 상통해 있는 것 같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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